북경은 어제 늦은 저녁부터 새벽 무렵까지 내리치는 요란한 천둥번개 소리로 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쳤다고 하네요. 최근 한 낮에는 후덥지근한 무더위로 가만히 있어도 땀줄기가 비 오듯 흐르지만, 저녁에 한바탕 요란하게 소낙비가 내리고 나면 그런대로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최근 북경은 연일 계속되는 고온 다습한 무더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는 물론이고,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오른 전기 값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게 된답니다.
그러고 보니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유학생 기숙사에서 거주했던 시절이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상당수의 중국학생 기숙사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에도 선풍기 바람 하나에 의지하여 “마이토우칸슈(埋頭看書 - 머리를 책에 파묻고, 열심히 공부하다)”하는 중국 학생들의 인내심에 탄복할 정도입니다.
아무튼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잊어버리고, 점점 편한 생활에 길들여져 가는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 블로그 부부가 유학하고 있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생원(硏究生院 - 대학원)의 학생 기숙사를 한 번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에서는 학생 기숙사를 "쉐셩쑤셔(學生宿舍)" 라고 합니다. 지금은 여름 방학 중이라 많은 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개인적인 이유(취업준비, 논문집필 등)로 학교에 남아 있는 몇 몇 학생들이 한산한 기숙사를 지키고 있답니다.
얼마 전 블로그 안주인은 중국 친구의 기숙사에 놀러 갔다가, 살짝 친구들의 터전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짙은 신록의 담쟁이 넝쿨이 학생 기숙사 건물 전체를 온통 다 덮고 있네요.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녹색 잎사귀 옷을 입은 건물이 보기에는 굉장히 시원해 보입니다. 하지만 건물을 많이 상하게 한다네요...
아무튼 영화에서 보았던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오래된 유럽풍의 성곽이 생각납니다. 왼쪽을 자세히 보니, 각 층마다 형형색색의 옷들이 빨래 줄에 널려 있네요...
어? 저 빨간 팬티 누구 거지?
중국 학생 기숙사 내부의 매끈한 타일 바닥으로 되어있는 복도.
한 층에 화장실과 세면실을 포함한 방의 수가 대략 30 여 개 정도가 있답니다. 그리고 왼 쪽에 살짝 보이는 것처럼, 여름에는 방문을 열어 두고 얇은 천을 이용하여 안이 쉽게 들여다보이지 않으며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문발을 쳐 놓습니다.
중국 학생 기숙사의 2 인용 숙소 내부 전경.
일반적으로 중국의 학생 기숙사는 대학(학부)생들에게는 6인 ~ 8인용 숙소를, 대학원(석사)생들에게는 4인용 숙소를, 대학원(박사)생들에게는 2인용 숙소를 제공한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교 예산의 확충과 학생 복지의 향상으로, 각종 설비와 신축된 건물이 늘어나면서 점차 한 숙소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답니다.
이 방의 주인들은 역시 이 연구생원의 박사 연구생들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각종 서적들이 책상과 책꽂이 가득 꽂혀 있네요.
잠자리도 중요한데, 이 침대의 주인은 잠자리 보다 책상을 더 중요시하나 봅니다.
더운 여름 침대에 누워 기진맥진 늘어져 있는 것보다, 대야에 담은 시원한 수돗물에 발을 담그고, 책상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지요...
각종 가재도구(보온 물통, 휴지, 퐁퐁, 컵, 주전자, 밥통 등)와 책들이 함께 나란히 책꽂이를 장식하고 있네요.
역시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는 것 같습니다...공부도 좋지만, 먹고 입고 학문(항문?)에 열중하는 삶도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더운데 샤워나 하러 가야지...
중국의 학생 기숙사에는 다른 건물 혹은 같은 건물 내에 공용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어, 학생들이 개인용 목욕 도구와 세숫대야를 들고 목욕하러 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가 있답니다.
역시 빨래는 햇볕에 말려야 금방 마르지요.
그런데 자전거를 보관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총각들이 처녀의 속옷을 슬쩍하여 현대판 “선녀와 나무꾼” 커플이 탄생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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