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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해양청 근무자원 ‘외시수석’ 장혜정씨 “첫 여성외교장관 어때요”

鶴山 徐 仁 2005. 9. 10. 17:37
독도해양청 근무자원 ‘외시수석’ 장혜정씨 “첫 여성외교장관 어때요”


[쿠키인터뷰] ○… 대학재학 중 외무고시 수석합격에,독도를 지키겠다고 정부가 개설한 사이버 독도해양청 근무 자원까지….

장혜정씨(24·서울대 영어교육과 3년)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무척이나 긴장했다. 얼마나 총명하길래 남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합격이 안돼 애를 먹는 외무고시를 재학중에,그것도 수석으로 통과했을까. 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평범한 여학생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당차고 야무진 목소리가 아니고,갸날프고 여려보이는 목소리였다.

장씨에게 지난 7월이후의 삶은 엄청난 변화의 연속이었다. 제39회 외무고시 합격자가 발표되는 날,장씨는 당당히 수석합격자 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해 치러진 행정,사법,외무 고시에서 모두 여성이 수석을 차지하며 여풍이 거세게 분데 이어 올해 외시에서 여풍의 강세를 장씨가 이어간 것이다.

첫 질문으로 외교관이 되고 싶었던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자부심이 느껴지잖아요. 그리고 어릴 적부터 하고 싶기도 했고요”라고 답했다. 그럼 외교학과에 가지 왜 영어교육과에 들어갔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피식 웃으며 “사실 수능점수가 좀 모자랐어요. 대구외고를 졸업했는데 외무고시라는 게 사람을 너무 적게 뽑잖아요. 혹시 (고시에) 떨어지면 어떻게 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죠”라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2차 시험당시 국제정치학 문제가 너무 어려워 수석이 되리라고는 꿈조차 꾸지 못했다고 한다. “시험문제를 보는 순간 심장이 멈춰버렸어요. 10분동안은 부르르 떨면서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으니까요. 체념하고 내년을 기약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수석이라는 것도 기자들이 먼저 알려줬어요. 저한테 전화를 해 수석이라고 해서 전화 잘못 거신거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거든요.”

영어공부 비결을 질문했더니 장씨는 “자연스럽게 접하려 했죠. 좋아하는 TV외화 시트콤 ‘프렌즈’를 열심히 봤어요.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들과도 많이 사귀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다녀오지 않았다. 2003년 1월 외교부에서 주최한 한·일대학생 교류단 프로그램에 응모해 일본에 다녀온 것이 해외경험의 전부다.

이번달 3학년 2학기에 복학한 그는 외교부 입부를 1년 늦췄다. 예정대로라면 내후년 2월이 돼서야 외교부 입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늦을 것 같아 조기졸업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그는 평점 4.3만점에 4.0의 성적으로 이 상태만 유지한다면 내년 가을에 졸업이 가능하다.

친구들 얘기를 물어봤다.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냐고. 이에 장씨는 “도서관에서 고시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고시는 독하게 마음먹고 최단기간내 끝내겠다고 생각해야 해요. 친구들이 부럽다면서 밥사라고 하는데 미안하기만 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연구하는 자세를 지닌 외교관이 되고 싶단다. 특히 한국과 일본,중국이 포함된 동북아 정세와 동북아 지역협력에 관심이 많다. 벌써부터 희망하는 근무부서로 동북아 1과를 찍었으니 선배들이 당찬 후배의 모습을 어떻게 볼 지도 관심거리다.

“동북아는 지역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거든요. 도대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동북아 지역협력을 위한 매커니즘을 구상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는 최근 독도 지킴이로 학창생할을 보내고 있다. 고시공부동안 독도가 국제분쟁지역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창피하기도 했고,충격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내땅,우리땅으로 알고 있었던 독도에 대해 일본사람들 말고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한국땅으로 보지 않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래서 그는 최근 해양수산부가 개설한 사이버 독도청(http://dokdo.momaf.go.kr) 근무를 자원했다.

법률팀에서 일하는 장씨는 “독도문제는 감정만 갖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국제법적 논리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외교관 후보생 답게 애매하면서도 원칙적인 대답이 나온다. “북핵문제는 6자회담의 틀안에서 해결해야 해요. 한·미공조와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구요.”

마지막으로 포부를 밝혀달라고 했다. 한참을 망설이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올해 합격한 외교부 19명중 11명이 여성이거든요. 처음으로 여성출신 외교부 장관이 되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도 말해놓고 쑥쓰러웠던 모양인지 이 말은 인터뷰 내용에서 빼달라고 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부모밑에서 자란 장씨는 레지던트 2년차인 언니,중학교 3학년인 남동생이 있으며 아직 남자친구는 없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