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7% 810만명 규모 부동산학원
직장인 북적 "고령자 직업개발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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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老)신사까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와이셔츠 차림의 40대 중년 남성들이 압도적이었다. 건설시공 대행업체에 다니는 강성훈(42)씨는 “요즘 같은 사오정 시대에 뭔가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올 3월부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구 회사에서 학원까지 지하철로 40분이 걸리기 때문에 남들보다 30분 정도 일찍 퇴근한다고 그는 말했다. 100여명 정원의 공인중개사 대비 야간반 2개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이 학원 관계자는 “중개사 야간반 수강생의 90% 정도가 직장인들”이라며 “3, 4년 전만 해도 50, 60대 이상 퇴직자가 많았지만 요즘은 40, 50대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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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IMF 외환위기 이후 상시화된 구조조정은 직장인들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해운회사에 다니는 이현성(49) 이사는 “대기업에서
13년간 일하다 부장 승진한 해에 IMF를 맞아 회사를 옮겼다”며 “전 직장 동기 중 임원이 되지 못한 90% 정도는 사표를 쓰거나 끝까지
버티다 회사가 운영하는 의류브랜드 대리점을 맡아 다들 직장을 떠났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후면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인구 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40, 50대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베이비붐(Baby Boom)세대’ 위기론이다.
베이비붐 세대란 통상 42세(1963년생)에서 50세(1955년생)까지를 이른다. 모두 810만명으로 전체인구 4800만명의 16.8%다.
민간연구소들은 이들의 퇴직대란이 1955년생을 기준으로 당장 3년 뒤인 2008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사규(社規) 등에 정해놓은 평균 정년연령은 57세지만 실제 평균 퇴직연령이 53세(통계청)라는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대학을 다니던 70, 80년대 치열한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고 사회적으로 기반을 잡은 30대 후반~40대 초반에 IMF사태라는 직격탄을 맞은
베이비붐 세대가 곧 ‘노후 생존’이라는 또 다른 시련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이들 세대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서울 명동의 무역회사에서 19년째 일하는 강호선(44) 부장은
“대기업과 달리 급여가 적어 국민연금 이외에 다른 노후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며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는 65세까지 10~15년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고 했다.
강씨가 고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두 자녀에게 쓰는 돈은 월 100만원 정도. 그는 “정년퇴직 후 아파트 평수를 줄이고
아이들에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만 마련해 줄 생각”이라며 “아내가 불안해할까봐 집에선 노후대책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 퇴직은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부담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이다. 올해 현재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7.9명이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할 무렵의 생산가능인구는 5명, 2030년엔 2.7명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돈버는 사람은 없고 돈쓸 사람만 많아진다는 뜻이다. ‘국민연금 2047년 고갈’ 예측은 여기서 출발한다.
최근 ‘일본 베이비붐 세대 퇴직의 영향과 정책 대응’ 보고서를 펴낸 한국은행 조사국 정후식 부국장은 “2007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시작되는 일본에선 기업이 자발적으로 65세 정년제를 실시하고 취업알선 등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퇴직충격에 대비해 고령자에게 맞는 직업개발,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정년 보장 등 다양한 대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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