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槿惠 이미지
●「朴正熙의 딸」이 아니라 「反盧武鉉」 이미지의 綜合版. 여성 CEO ● 維新 공주, 「토지」의 서희, 몰락한
황손 ●「골목대장」처럼 저돌적이고, 「잡초 같은 영업팀장」 곁에 둬야
鄭東泳 이미지 ●「노회한 政客」과 대별되는「정치
신인」, 테크노크라트 ● 아나운서 · 탤런트 현빈 ● 시류를 따르는 느낌 주지 않고,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이미지
필요
「선택 2007년」을 시작하며
盧武鉉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출범 초기 40%를 넘던 대통령의 지지도는 현재 20%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지지도
하락은 전임 대통령들이 겪은 「3년차 증후」의 하나다. 경기불황, 아파트값 폭등, 北核 문제 등으로 지지율 반등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盧대통령이 위기 돌파를 위해 「권력의 절반을 내놓겠다」며 제시한 聯政 발언과 개헌론 언급은 오히려 政局불안을 가져오고 있다.
「2002년 대한민국 국민의 선택은 옳았는가?」, 「우리 국민들은 大選 후보로 나선 이들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았는가?」
이런 의문들이 제기됨과 동시에 국민들의 시선은 다음 大選, 다음 정부를 이끌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月刊朝鮮은 다음 大選 때까지 주요 大選
후보들에 대한 가공되지 않은 정보, 국민들의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하려 한다. 「선택 2007년」은 그 노력의
시작이다.
[왜 이미지인가?]
이미지가 실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俗談(속담)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알기 쉽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학문이다. 우리 연구팀은 차기 大選(대선) 주자로 꼽히는 8명의 정치인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로 그려져 있는지 조사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차기 정권을 이끌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의
궤적과 가치관을 추적해야지, 이미지를 좇는 게 무슨 허망한 일인가?』
과연 그럴까? 유권자 가운데 盧武鉉·李會昌을 직접 만나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확인한 뒤 한 표를 행사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재벌의 아들과 「서민의
아들」이 여론조사를 벌여, 더 인기가 높은 사람을 단일후보로 선택하는 상황에서 정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치에서 이미지는
실체다. 더구나 각당의 大選 공약이 엇비슷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의 이미지가 大選의 향배를 좌우하는 단 하나의 강력한 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인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지도」가 투표행위를 결정한다. 쉽게 말해 정치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그 후보가 「어떤 사람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 정치지도자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가 된다. 이것이 정치지도자의 이미지가 갖는
힘이다. 그렇다고 이미지가 그 사람이 갖는 實體(실체)와 유리되는 것은 아니다. 朴正熙에 대한 이미지는 朴正熙의 특성을 동시에
반영한다.
선거전략의 鬼才(귀재) 딕 모리스는 『선거 시점까지 축적해 온 후보의 구체적인 정책 代案, 삶의 역정 없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미지는 역시 실체다. 「이 후보는 말뿐이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면, 그걸 해소하는 데는 그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걸린
만큼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실체는 없지만, 이미지만 좋다』
『사람은 참 괜찮은데 이미지가
나쁘다』
대중정치 현장에서 이런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투표행위에서 작동되는 대중의 심리가 정치인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이미지는 실체가 된다.
연세大 인간발달 소비자 광고심리 연구실에서는 8명의 정치지도자에 대한 「마음의 지도」를
그렸다.
우리의 분석과 접근이 정치와 정치인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황당해 보일지 모른다. 『내가 만나본 그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흥분하지 말았으면 한다.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혹은 인터넷을 통해 바라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大選 후보 8명의 이미지를 각각 찾아냈다.
정치 현장에 대해 비교적 무관심한 심리학자가 실시한 大選주자
이미지 분석은 바로 정치를 모르는 일반 대중의 마음을 대부분 반영한 것이다.
[朴槿惠와 鄭東泳]
희한하네!
朴槿惠 의원이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했다는데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선거 때만 되면 朴槿惠 대표는 어떻게 그런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여당대표가 나타나도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는데, 朴槿惠 의원이 나타나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니, 왜 그런가?
살벌한
정치판에서 얼마 가지 못하고 그냥 사그라질 것 같은 朴槿惠는 어떻게 그토록 한나라당 대표의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을까? 朴正熙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가?
鄭東泳 장관은 북한의 金正日을 만나고 중요한 협상을 했는데 왜 그렇게 인기가 안 오를까?
『金正日의 대변인이냐』는 반격에 鄭東泳은 왜 그렇게 전전긍긍하는 걸까? 鄭東泳은 기자를 했는데 왜 아나운서라는 느낌이 들까? 전국 최다득표로
국회의원이 되었던 사람인데, 어떻게 말실수 몇 번으로 정치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을까? 분명히, 여당 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안보·통일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그에게서 왜 그런 위치에 어울리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이것이 보통사람들이 정치인 朴槿惠
의원과 鄭東泳 장관에 대해 갖는 이미지의 전형이다.
그런데 누가 여당이고 누가 야당 정치인인가? 둘 다 마치 여당 정치인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朴槿惠 의원이 야당 대표라면 뭔가 어울리지가 않는 것 같다. 『공무원들이 한나라당 말만 듣는다』고 투정했던
盧武鉉 대통령의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朴槿惠 의원은 여당 대표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가 뭘까? 朴槿惠·鄭東泳 장관 두 사람 모두 반듯하고
멋있는 사람들인데, 왜 강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 정치인 朴槿惠의 이미지
「朴正熙 이미지」와 겹치지 않는 독자적 이미지 소유
朴槿惠 1952년 대구 출생. 성심女高·서강大 전자공학과 졸업. 걸스카우트 명예총재. 육영재단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 한나라당 입당. 선대위 고문. 한나라당 부총재. 한국미래연합 대표운영위원, 15·16·17代 국회의원. 現 한나라당
대표.
이번 조사에서 朴槿惠 의원과 鄭東泳 장관은 이미지의 측면에서 가장 뚜렷하게 부각되는 인물이다. 따라서, 8명의 후보
중에서 「마음의 지도」가 가장 강하게 그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왜냐하면, 이 둘은 항상 이미지로 먹고사는 정치인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두 사람에 대한 마음의 지도는 좋아하는 집단 과 싫어하는 집단으로 확연히 구분되었다.
온화한 리더
朴槿惠를 좋아하는 집단은 한나라당에 대한 높은 지지성향을 갖고 있고, 保守(보수) 성향이 높다. 이번 조사 참여자들이 「이게
朴槿惠」라고 제시한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자신보다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리더라는 느낌보다는 팀장처럼 느껴진다. 비교적 잘 정돈되고 절제된 조신한 양갓집 규수처럼 보인다. 일찌감치 돈을 많이
번 벤처 여성 CEO의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만 비전이나 목표가 불확실하게 느껴진다.
朴槿惠의
이미지는 온화한 리더, 「서번트 매니저」로 요약된다. 「좋은 팀장」의 이미지를 주지만, 새로운 변화나 창의적인 일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이것이
朴槿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朴槿惠의 이미지이다. 우리가 개발한 85개 항목 가운데 朴槿惠의 이미지는 다음의 항목으로
표현되었다.
58.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다. 70.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한다. 24. 현실적인 관점에서 갈등에 대해 타협을 한다. 40. 자신의 생활·건강·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11. 공정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 마음의 지도에 그려진 朴槿惠 의원의 이미지는 「盧武鉉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은 모든 이미지」의 종합판이었다. 아니, 朴槿惠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朴의원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는 이미지는 바로
盧武鉉 대통령의 이미지였다. 이것은 현재 朴槿惠 의원이 왜 강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朴槿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건 절대 朴槿惠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는 「잡초 같은 영업팀장」이다. 아래 네 가지 항목을 보면 누구의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25.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하여 친근감을 표현한다. 17.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5. 주위 보좌관의 조언을 잘 따르지 않는다. 51.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대한다.
옛날 골수 야당 정치인이 보여준 기가 세고 순발력이 있으며, 변화를 추구하는 이미지다. 약간의 허장성세를
부리면서 절박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盧武鉉 대통령의 모습에서 이런 이미지를 경험할지도 모른다.
盧武鉉은 「反엘리트」
이미지
국민들이 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反엘리트주의」이다. 「정치지도자는 엘리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盧武鉉을 견딜 수가 없다. 우리 연구실이 개발한 정치인의 이미지 특성에 관한 85항목 가운데 사람들이 「이게 바로
盧武鉉」이라고 지적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7.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25.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하여 친근감을 표현한다. 29. 정치를 쇼와 같이 국민들이 즐기는 행위로 바꾸려고
한다. 1. 분명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대세에 따른다. 53.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이다. 50.
결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본다.
위에 나타난 盧武鉉 대통령의 이미지는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대중 정치인」의 이미지와 부합한다. 그래서 대중 정치인 盧대통령에 대한 愛憎(애증)은 극명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조사된 朴槿惠의 이미지 모둠은 盧武鉉 대통령과는 대척점에 서 있었다. 다르게 표현하면, 정치인 朴槿惠는 盧武鉉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은 모든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증오가 커질수록 朴槿惠에 대한 호감은 커 간다. 두 사람은 적대적 의존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무런 정치 경험이 없는 朴槿惠가 왜 정치판에서 이렇게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그 답은 朴槿惠가 朴正熙 대통령의
딸이어서가 아니라 「盧武鉉의 정반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朴正熙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 朴槿惠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중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치인 이미지 판정 85개 항목 중 「이게 朴正熙」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31. 분명하고 강한 결단력을 보인다. 16. 가치 있는 일이라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다. 32.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소신과 고집이 있다. 3.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뚜렷이 표현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72. 자신의 현재 위치와 역할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안다. 6. 믿음직하고 신뢰감을
준다.
이런 朴正熙의 이미지는 현재 朴槿惠 의원이 가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朴槿惠만의 이미지, 아니 盧武鉉
대통령에 의해 부각되는 朴槿惠의 이미지가 朴의원의 원동력이다. 「朴正熙의 딸이라서」라는 분석은 별로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陸英修(육영수) 여사의 이미지가 있다고 하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朴槿惠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朴槿惠가 밟으면 밟을수록
기가 세어질 것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朴槿惠가 싸움꾼으로 돌아서는 순간 朴의원이 가진 「성공한 IT 기업 여성
CEO」 이미지는 깨지게 된다. 朴槿惠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朴槿惠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는 이제 그의 힘이자 굴레가 된다.
朴槿惠
의원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朴槿惠에게 갖는 이미지는 아버지 朴正熙에게서 나온다. 朴槿惠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토지」에 나오는 서희와 같은
모습을 朴의원에게서 찾는다. 각 집단이 朴의원을 지각하는 이미지는 바로 朴의원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들의 마음속에 그려진
朴槿惠의 이미지는 「재기를 노리는 재벌가 자손」, 「몰락한 황손」이다. 朴槿惠에게서는 「강하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 잃어버린 과거를 찾겠다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어 기분이 나쁘다. 자신도 모르는
무엇을 지키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朴槿惠의 그런 카리스마나 노력은 포장된 것일 뿐이며, 정당성이나 열정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
집단의 사람들에게 朴槿惠는 스스로에게 쏟아지는 도전에 저항하기 위해 포장된 카리스마와 고집 또는 정치세력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한편으로 세상
모두를 敵으로 삼아야 하는 사람처럼 보이기에 연민의 감정이 생겨난다. 마치, 「토지」에 나오는 서희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이미지이다.
「盧武鉉 같은 무엇」이
없다
朴槿惠를 「朴正熙의 딸」로 보는 사람에게 朴槿惠의 실체란 없다. 왜냐하면, 「비전을 위해 몸바쳐 뛰는
사람」이 전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서는 대중정치인의 모습, 「서민의 대변자」라는 이미지도 없다.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동네 통장님처럼 보통 사람을 위해 일하는 이미지는 아니다. 그래서, 朴槿惠를 좋게 볼 수 없다. 386 정치인들이 초기에
보여 준 진지함, 훌륭한 내용을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盧武鉉 같은 무엇」이 없다고 본다.
朴槿惠 의원이 앞으로
어떤 이미지를 지향하고, 어떤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가의 문제는 「이건 朴槿惠가 절대 아니다」는 이미지 중에서 찾게 된다. 하지만, 「잡초 같은
영업팀장」의 이미지는 청와대에 있는 盧武鉉 대통령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朴槿惠 대표는 「維新(유신) 공주」와 같은 우아한 모습,
아니면 「토지」의 서희와 같은 비장한 사연을 간직한 몰락한 귀족으로 남아 있기를 원할까? 현재까지는 그런 것 같다. 골목대장처럼 저돌적인,
그리고 시라소니 같은 밑바닥 출신의 이미지를 채택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굽어 살피는 「朴槿惠 공주」의 모습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어쩌면 盧武鉉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다.
「러닝 메이트」가 필요한
까닭
盧대통령이 「잡초 같은 영업팀장」 이미지를 강화하면 朴槿惠의 이미지는 더욱
부각된다.
盧대통령의 이미지와 영향력이 정치판에서 사그라지면 朴槿惠의 「우아한 IT 기업 CEO」 이미지는 위력을 가질 수 없다.
만에 하나 朴槿惠만큼 우아하고 사려깊은 또 다른 후보가 등장한다면 朴槿惠의 이미지는 쉽게 빛을 잃게 될 것이다. 高建 前 총리는 그런 점에서
朴의원에게 위협적이다.
▣ 정치인 鄭東泳의 이미지
「저돌적 풍운아」 이미지 보충이 승리의 관건
鄭東泳 1953년 전북 순창 출생. 전주高·서울大 국사학과 졸업. 영국웨일즈大 대학원 석사.
MBC보도국 기자, MBC뉴스데스크 앵커. 국민회의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열린당 당의장. 15·16代 국회의원.
現 통일부 장관.
鄭東泳 장관이 얼마 전에 金正日을 만나고 왔다.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鄭장관이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왜, 그럴까? 장관이니까. 심지어, 金正日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다. 왜, 그럴까?
이번 조사에서 사람들이 鄭東泳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테크노크라트(전문직업공무원)」와 「정치 신인」이었다.
鄭東泳 장관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이미지는 간혹 논란이 되는 「기자」
출신이냐, 「아나운서」 출신이냐다. 鄭장관이 기자 출신이라고 하면 누구나 의아하게 생각하거나 놀라기까지 한다. 왜냐하면, 뉴스 앵커라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니까. MBC 9시뉴스 주말 앵커를 잠깐 했는데, 왜 사람들은 이 분에 대해 뉴스 앵커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심지어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고, 여당의 대표위원급의 중진 의원인데 왜 계속 사람들은 참신한 정치 신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조사를 하는 동안 우리가 鄭장관의 정치 경력에 대해 물었을 때, 『5년 정도 된 것 같다』는 응답이 主流를 이루었다.
鄭東泳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진 鄭장관의 이미지는 테크노크라트이다. 85개의 문항 중에서 이들이 鄭東泳 장관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다음과 같다.
鄭東泳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鄭장관의
이미지 79. 자신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잘 전달한다. 22. 일을 추진하더라도 계속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한다. 24. 현실적인 관점에서 갈등에 대해 타협을 한다. 62.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이 주된 과업이라는 목표를
제시한다. 66. 토론이나 강연을 통해 국정 운영의 기본 생각을 국민들에게 알린다.
전문가的 이미지가 부담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가이자 상식이 있는 사람, 그리고 지식인의 이미지이다. 좌충우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원칙적 입장의 여당
지도자이다. 대중에게도 어필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호의적인 사람들이라도 「좋다, 싫다」라는 분명한 감정 개입이 잘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이다. 분명히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왜 열심히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어쩌면, 이
집단의 사람들은 鄭장관이 가지는 전문가적인 이미지 때문에 정작 鄭장관 본인이 대변하는 집단의 성격이나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인지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 열심히 일하는 그의 모습이 진심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마치 아나운서가 대본을 읽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鄭東泳 장관을 전문적인 행정관료로 본다는 사실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이 집단의 사람들이 鄭東泳
장관에게서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하는 모습을 통해서이다. 이 집단은 鄭東泳 장관은 결코 동네 아저씨 같은 정치꾼의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목소리 크고 정치 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난닝구」와 「빽바지」라는 생경한 이미지가 난무하는 정당에 몸담고 있지만,
鄭장관에게서는 그런 이미지는 없다. 舊시대 정치인의 사기꾼과 노회한 모습을 사람들이 연상하지는 않는다. 정치인이면서 시정잡배 같지 않다는
이미지를 가졌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안타깝게도 이런 긍정적인 측면이 정치인 鄭장관에게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鄭東泳 장관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진 鄭장관의 이미지 70.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한다. 58.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다. 61. 보통 사람이 잘 사는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유지한다. 56. 자신과 여당의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66. 토론이나 강연을 통해 국정 운영의 기본 생각을 국민들에게
알린다. 9. 필요하다면 자신의 입장을 바꾼다.
진심과 열정 제대로 전달 안
돼
鄭東泳 장관은 가장 전문적이고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현실정치인으로서는 이미지의
희생자가 되고 만다. 鄭장관의 이미지에는 신뢰로울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한다는 것이 뚜렷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강한 감성을 느끼지 못한다.
전문가적인 모습을 나타내지만, 그것이 그 사람의 감정이 포함된 어떤 진심과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鄭장관의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할 것 같다. 이런 현상은 鄭東泳 장관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또 다른 집단이 가지는 이미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마니아층이 부족
鄭장관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집단이 이런 이미지를 가진 상황이라면 정치인 鄭東泳은 이미지에서 손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전문 직업공무원의 이미지이기에
일을 잘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盧武鉉 대통령이
말실수하면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鄭東泳이 말실수하면 큰일난다. 마치, 아나운서가 말실수한 것과 같은 대형 방송사고가 된다. 아무리 본인이
기자였다고 하지만, 아나운서라는 착각은 이런 이미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렇다 보니, 鄭장관 자신이 「서민의 대변자」라고
나서더라도 사람들은 그에게서 정치공학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정치인으로 陳大濟(진대제) 장관이나 과거 金民錫(김민석) 의원의
이미지를 사람들은 연상하였다. 연예인으로 가장 유사한 사람은 장동건과 같은 배우이다. 연기도 좋고 인물도 좋은데 정말 감성적으로 푹 빠지는
마니아 층이 없는 경우다.
鄭東泳 장관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진 그의 이미지는 「정치 신인」이다. 구태의연하지 않은 젊은
정치인이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정치 신인이다. 본인은 무엇을 해보려고 하는데, 방향을 잘 못 잡는다는 인상을 가진다.
따라서, 불안하기도 하고 신뢰가 떨어진다. 그렇다 보니 나름대로의 가치나 원칙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게 되고, 시류를 쫓아가는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한나라당의 金映宣 의원이나 金姬廷 의원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사람들이 경험하는 심리이다.
鄭東泳 장관을 정치신인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에게서 3金과 같은 「정치 9단」의 이미지를 전혀 보지 못한다. 이 「정치 9단」은 DJ 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으로 흠모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이미지이다. 강한 소신과 영웅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선생님이다. 선비·지도자·투사로 불릴 수 있으며, 한국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지도자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권위주의가 붕괴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이런 정치지도자를 흠모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이런 정치지도자는 꼴통, 또는 개방된 사회에서 더 이상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鄭東泳 장관은 더 이상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사라진 정치 9단의 이미지가 없기 때문에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모순을 안게 된다. 억울한 일이다. 이미지의 정치
시대를 열었고, 이미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정치인이 이미지의 희생자가 되는 순간이다.
鄭장관을 좋아하는 집단은 鄭장관에게
전문 행정관료의 이미지로 보면서, 시정잡배의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의적이지 않은 집단은 鄭장관을 3金과 같은
「정치 9단」의 이미지가 전혀 없는, 미숙한 정치 신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鄭東泳 장관의 이미지는 그에게 엄청난 자산이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이미지의 정치를 열었던 사람이었고, 3金 시대와 다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과거의 3金의 후광은 현재의
鄭장관에게 정치신인에 불과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大選 후보로서는 부담스러운 이미지
고착
鄭東泳은 현재의 틀에서 변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앵커맨의 전문적이고 신뢰로운 이미지, DJ에 의해
발탁된, 盧武鉉 대통령과의 선거에서 다시 발탁된 정치 신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초선의 정치지도자라면 비교적 좋다.
하지만, 大選 후보라면 이런 이미지는 치명적인 한계가 된다. 大選 후보로서 분명한 기반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이미지가
아닌 또 다른 이미지를 찾아 내거나 만들어야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실용은 가치가 아니라 일상의 생활이다. 본인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막연한 실용만 강조한다면, 그것은 정치공학자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할 뿐이다. 진심이 없고 아무런 감성이
없다.
마무리 하는 글
두 사람 모두 「저돌적 풍운아」 이미지
결여
모두 이미지는 좋은데, 왜 그럴까? 두 사람 모두 이미지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朴槿惠와 鄭東泳에 대해
왜 「좋다」, 「싫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 않는가? 이 두 사람은 카리스마를 추구했던 영웅의 정치 시대에서 이미지 정치로 전환시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 사람에게 새로운 기대를 하지 않는다. 과거의 朴正熙·金泳三·金大中과 같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애증이 있다.
하지만, 朴槿惠·鄭東泳과 같은 정치지도자에게는 우아함과 단아함, 그리고 전문성과 깔끔함이 있을 뿐이다. 과거의 연장선상으로 정치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정치인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이들은 과거의 흔적이 된다. 충성을 바칠
열성적인 마니아를 가장 필요로 하는 두 사람은 정작 자신들이 가진 이미지로 인해 그런 사람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지의 요술
이미지 변화의
가능성으로 본다면, 朴槿惠 의원은 배우 문성근을 연상해 볼 필요가 있다.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을 연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배우 문성근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鄭東泳 장관의 이미지는 洪準杓(홍준표) 의원과 비교된다. 누가 더 오래 정치를 했을까? 누가 더 정치인 같을까? 누가 더
전문가적 이미지인가? 두 사람은 정치 동기생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가지는 이미지는 洪의원이 선배의원 같다는 느낌이다. 두 사람은 검사와 기자라는
전문직 출신이다. 정치인 같은 이미지는 洪의원이 강하고, 鄭장관은 전문관료 같다. 鄭장관 입장에서 억울할지도 모를 이미지의 요술이다.
이것이 이 두 사람이 직면한 정치 현실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직면하게 될 미래 진로는 분명하다. 朴槿惠·鄭東泳 두 사람에게는
정·부통령제나 내각제로 향한 정치구도의 변화가 잘 어울릴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독자적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찾아낼 수 있는 「저돌적 풍운아」
이미지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이미지를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자신의 이미지 효과가 약해져 가는 것을 마냥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이미지 정치 시대에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두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극적으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 파트너십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이미지 정치가 계속되기에 자신의 부족한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지 않을까 싶다. 미국 대통령 후보가
러닝 메이트를 가지는 이유가 그러할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한 이미지의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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