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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畵壇

[스크랩] 박수근 40주기 기념전

鶴山 徐 仁 2005. 8. 19. 13:43



서민화가 박수근화백(1914-1965)이 근대 화단에 공식 등단한 것은 18세였다. 

1932년 열린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선전-후에 국전)에 출품한 수채그림 한 점이 입선하면서부터다. 입선작 제목은 ‘봄이 오다’였다. 겨울 동토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낸 나무가 봄을 맞아 싹을 틔우듯, 박수근이 일제 강점기시대에서 ‘봄’을 기다리며 봄을 그린 작품이었다.
 

 

 올해는 박수근화백 40주기.이를 기념하여 최초 입선작품 ‘봄이 오다’를 오늘에 다시 새겨보자는 의미의  ‘다시 봄이 오다’라는 주제의 기념전이 14일부터 강원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미공개작- 수하(좌) 절구질하는 여인 (우)


이번 전시에는 미공개작 2점도 일반에 공개된다.1960년대 작품 ‘수하(樹下)’(33.2×24.4㎝)와 1956년작 ‘절구질하는 여인’(32.7×21㎝)이다.

국내 개인소장가가 40주년 기념전을 위해 빌려 준 작품으로,‘절구질하는 여인’은 박 화백이 ‘일하는 여인’, ‘농가의 여인’등 제목을 달리하면서 여러 점을 그린 것 중의 하나로 아내가 모델이 된 작품이다.‘수하’는 60년대 목판에 유화물감으로 그린 작품. 고목 아래 쉬고 있는 여인들을 그린 것으로 화면 중앙의 고목을 중심으로 좌우대칭 구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공개작을 포함한 유화 11점,수채화,판화 등 모두 70여점을 전시하는 기념전은 박수근특유의 마티에르와 그 시대의 시선을 담은 체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전시다.
 

박수근을 일러 ‘선한 이웃을 그리고 간 한국의 밀레’(김병종이 쓴 화첩기행2)라고 한다. 박수근이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감흥을 받은 뒤 오직 독학으로 그림을 익혀 근대미술의 양대산맥으로 우뚝 솟았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다.

 가난했던 총각 박수근이 아내 김복순의 처녀시절에 보낸 연애편지를 보면,그의 진실성과 선함을 읽을 수 있다.

 “ (전략)…일전에 당신이 우리 어머니와 빨래하러 같이 갔을 때 어머니 점심을 가져간다는 핑계로 빨래터에 가서 당신을 자세히 보고 아내로 맞아들이려고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나는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론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후략)”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한 아내는 박화백의 유일한 모델이었고 사랑이었으며 생애의 전부였다.그래서 박화백의 작품에는 아내의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박수근은 단순한 형태와 선묘를 이용하여 대상의 본질을 부각시키고, 서양화 기법을 통해 우리 민족적 정서를 거친 화강암과 같은 재질감으로 표현해 냄으로써 한국적인 미의 전형을 이루어 냈다.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던 그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서민화가이자 20세기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박화백의 독특한 마티에르는 유난히 돌이 많았던 강원도 지역적 특색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 그는 화강암의 질감과 색조를 의도적으로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박화백 유족 성남씨(호주거주. 화가)는  “선친의 40주기를 맞아 생가 터에서 작품전을 연다는 것은 의미 있는 행사”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우리시대 소외된 이웃을 다시 돌아보며 아픔을 치유하고, 공동체 정신으로 서로 아우르고 위로해 주는 따스한 마음들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수근미술관은 지난 2002년 10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2만3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박수근작품은 모두 100여점. 유화 3점,수채화 1점,판화 26점, 판화 원판 3점, 드로잉 70여점, 박 화백과 부인이 직접 자녀들을 위해 공동 제작한  동화책 1점 등이다.


 전시 개막일인 14일에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을 출발해 소양댐을 거쳐 미술관을 둘러보는 답사프로그램과 정재열트리오의 기념공연(오후 2시)도 마련돼 있다.
 전시도록과 점심식사를 포함해 참가비는 3만원.

 한편 양구군은 박수근미술관 중심으로 인근지역을 ‘박수근마을’로 조성하기위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7월10일까지.(033)480-2655.

 

생가 터 200여평의 부지에 건립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가져온 곳: [..]  글쓴이: 너와집나그네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