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란 무엇인가
아래 글은 Bertrand Russell 의 ‘What Is the Soul ?(1928)’ 을 번역하여 정리한 글입니다.
현대 과학이 만든 가장 고통스러운 광경 중 하나는 우리로 하여금 옛날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우리는 모두 사람은 몸과 영혼으로 이루어져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몸은 시간과 공간으로 그러나 영혼은 시간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과연 사후에도 영혼이 살아남느냐 하는 것이 하나의 논쟁거리 였습니다.
그렇지만 영혼이 있다는 사실은 의심하지 않았었습니다.
몸에 관해서는 일반 사람들과 과학자들이 그 존재가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이런 간단한 생각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물리학자들은 물질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
심리학자들은 정신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구두수리공이 부츠와 같은 신발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거나
양복사가 모든 사람들은 홀라당 벗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까?
우선 심리학자들을 봅시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정신적 활동으로 보이는 것들 모두를 몸의 활동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을 참고하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몸’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야말로 정교한 과학적 구조물이지만 어떤 객관적 ‘실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입니다.
현대의 유물론자들은 따라서 흥미로운 입장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들은 어느 정도 정신의 활동을 몸의 활동으로 간주하는데 성공했습니다만
그는 몸 그 자체가 단순히 정신에 의해 발명된 편리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논의는 돌고 돌게 되었습니다.
' 정신은 몸에서 왔고, 몸은 정신의 발명품이다.'
확실히 이런 주장은 정확히 옳은 건 아닙니다.
한편 우리는 정신도 몸도 아니면서
그로부터 정신과 몸이 나오는 것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우선 몸부터 살펴봅시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질이 확실히 존재한다.
왜냐하면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치는 어떤 것은 실제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당신은 실제 전혀 아무것과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심지어 당신이 주먹으로 벽을 칠 때에도 당신은 정말로 그것을 접촉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뭔가 만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지점에는 어떤 전자나 양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자 양자는 당신의 몸을 구성하며 당신이 부딪히고 있다고 느끼는 것의
전자, 양자와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접촉은 아닙니다.
당신 몸의 전자와 양자는 다른 전자와 양자와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동요하며
결국 방해 받고 이러한 방해는 뇌신경을 통해 두뇌로 전달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당신이 감각을 느끼는데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말 감쪽같이 속일수 있는 가짜 접촉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자와 양자 자체도 졸렬한 근사치에 불과합니다.
많은 파장의 묶음이거나 수많은 사건들은 하나의 통계적 적정치일 뿐입니다.
따라서 모든 물질 역시 정신보다 실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유령과 같습니다.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움직이는 물체조차 물리학의 요구에
거의 들어맞지 않는 개념으로 판명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대 과학은 영혼이나 정신이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영혼을 믿지 않는 논리와 물질의 존재를 믿지 않는 논리는 비슷합니다.
정신과 물질의 관계는 마치 서로 제왕 자리를 위해 열심히 다투지만 어느 하나도 왕관을 차지하지 못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전투의 결과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양쪽 모두가 단지 ‘문법적 발명’ 일 뿐입니다.
세계는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고 장기간 존재하는 물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속성이 있습니다.
사건들은 그들의 우연한 관계에 의해 집단으로 구성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만약 우연한 관계들이 한 종류라면, 사건의 결과 집단은 객관적 실체라고
불릴 것입니다. 그리고 우연한 관계가 다른 종류라면 정신으로 불릴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사건도 이 두 가지 중 하나에 속할 것입니다. 즉 한 종류의 집단에 속한다고 판단 됨으로써 , 이것은 그의 두뇌의 구성요소가
되며 다른 종류의 집단에 속한다고 판단되면 그의 정신의 구성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정신과 물질은 모두는 사건을 조직화 하는 편리한 방법일 뿐입니다.
그리고 물질이나 정신의 어떤 부분이 영원하다는 주장은 그 근거가 없습니다.
태양 역시 일분 동안에 수 백만 톤의 물질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정신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기억력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은 뒤에도 그 기억력이 살아남는다는 가정을 믿을 근거는
없습니다. 기억력은 뇌 구조와 관련되어 있으며 이러한 뇌 구조가 썩어 버린다면
기억력 또한 중지된다고 생각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유물론에 대한 반대는 두 가지 욕구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정신이 불멸한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며
두 번째는 우주의 궁극적인 힘은 물리적인 것 보다는
정신적인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두가지 측면에 대해서 저는 오히려 유물론자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욕구가 이 지구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 인간이 땅에서 음식과 부를 끌어내지 않았다면 지구 지표면의 상당부분은
지금과 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향력이라는 것도 극히 제한적입니다.
현재 우리는 태양과 달 심지어 지구 내부에서 조차 영향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무엇이
우리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근거가 적은 것도 아닙니다.
이는 지구 표면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우리가 원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지구에 가진 영향력도 전적으로 태양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태양이 식어버린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과학이 미래에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해 확실한 이론을 만드는 것은 성급합니다.
우리는 현재보다 인류의 생존을 조금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의 ‘열역학 제 2법칙’ 에 의하면 우리 인류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희망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우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비극은 최소한 수 백 만년 뒤에 일어날 일이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들의 커다란 관심사는 못됩니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의 우주적인 희망을 감소시키지만
우리의 현실적 풍족함을 크게 증가시키는 데 이용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이것이 신학자들이 인간에게 심어주었던 공포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과학이 존재해왔던 이유입니다.
/ BERTRAND RUSSEL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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