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갑자기 나에게 안아 달라고 했다. 왜? 하고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나를 충전시켜 줬으면 좋겠어요? 하고 그녀가 말했다. 충전? 몸에 전기가 부족해요. 누군가에게 충전을 받지 않으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이제 더이상 살아갈 수 없어요, 정말이에요. 그렇지만 말이오. 당신은 다음 주에 결혼 하잖소. 그 사람에게 얼마든지 안아 달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매일 밤 안길 수 있잖소. 결혼이라는 것은 그 때문에 있는 것이지. 앞으로 전기가 부족한 일은 없을 거요. 그녀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입술을 꼭 다물고, 그냥 자기 발끝만 가만히 보고 있을 뿐이었다. *태엽감는새 중에서..."무라카미 하루끼"* [1] 하루끼와 대화하기 왜 사는지는 모르지만... 단지 인간의 어리석은 머리로 그것을 깨달을 수 없는 것이지...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반드시 있다는 것을. 하루키의 허무는...죽을 수 밖에 없다는 사고에서 나오는 허무가 아니라... "왜 태어나서 살아가고 죽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데서 오는 허무" 라고 나(坡欣)는 생각한다. [2] 불륜과 사랑 오늘도 그녀가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그녀의 아파트를 지났다. ' 몇 층이었더라...' 그게 중요한것이 아니었는데...어쩌면 우리는 감성을 죽이고 사는지도.. 그러면서, 사랑...그 얼어죽을 사랑..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나는 얼마나 많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가 그러면서도 그녀를 안고 돌아가던 날... 미친놈이라고 자해하고 스스로 핸들에 박치기를 했으며 "병신새끼"라고 욕했으며 고속도로 중앙선 철책을 얼마나 원망했던가 내가 껴안은건 그녀이지 사랑은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내가 사랑을 한것이 아니라 불륜을 한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불륜도 사랑이다. 사랑도 불륜스러울 수도 있다. 사랑은 불륜이다. 육체적과 정신적으로 분류해서 판별할 수 없는것이 감정선이고 몸과 혼을 따로 분류해서 벌하는것은 법률적이 되는것이다. 근데 왜 사랑했는데 이별할 수 있는가? 사랑이란 유한한 것이라서 영원한 사랑이란 절대로 없다. "파흔(坡欣)" [3] 상실..박상민 (노래가사) 이제 다시는 네 맑은 두눈에 담겨진 내 모습 볼 수 없겠지 더 이상 네 목소리로 깨는 아침 이젠 없을거야. 너를 스쳐 온 바람 귓가에 머물고 먼곳에 네 소식 들려주겠지 언젠가 또 다른 사랑으로 만날 그 날만 기다린다고 그러지마 널 다시 만난 다해도.. 모자란 내 사랑으로 넌 또 울텐데 넌 행복해야해...하지만 난 아냐 슬픔 밖에 없던 나를...잊어... 나의 웃는 소리에 나 조차 놀라서 서둘러 널 다시 찾아낼꺼야 조금씩 희미해지는 너의 기억 나를 더 힘들게 만 해 그러지마 널 모두 잊는다해도 내게 없던 사랑이 되지는 않잖아. 나 살 수 있는건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는 너야. 사랑했어..이 세상 누구보다 더..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만큼.. 내 부서진 영혼 조금만 추스려... 너를....보러 갈께..너무..보고..싶어... [4] 다시 하루끼로 그가 보여주는 그 순수함과 감수성은 상당히 강한 물결로서 내 마음에 진동하고 있다. 바람의 공기가 진동하듯... 거세지도 무겁지도 않지만 잔잔히 지속적으로 마음의 동요를 가져다 준다. 상실의 시대라기 보다는 상실을 넘어선 또 다른 세계라는게 더욱 어울리는 것 같다.. 하루끼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몸의 힘이 쭉쭉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지만 그것은 상실이라든가 허무라든가 하는 감정이 아니다. 그건 여유이고 편안함이다. 난 분명 그렇다고 생각한다. 상실의 시대는 없는 세상을 말하는것이 아니다. 잘못되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잊혀져가는 현실에 대한 갑갑합을 말하는 것이다. .. 우리는 모두 중요한것을 놓치면 삽니다. 그 중요한것이란 모든 사람에게 다 다르겠지만 커다란 핵심은 망각하고 커다란 숲을 보지도 못하고 정작 눈앞에 있는 나무를 탓하고 욕하고 함부로 구는 것이며 한심스러운 그 무엇인가로부터 내 자신을 떼어놓고 악착같이 돈벌레 처럼 구는 일입니다. 상실의 시대는 지금 현재입니다. 글:파흔(坡欣) 그림:Steve 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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