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주어진 시간과 미완의 자신

鶴山 徐 仁 2005. 7. 25. 01:26

  1. 나날이 주어지는 시간이 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자신

  자신의 기억으로는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 온 지금에 와서야 삶과 죽음 또한 그 공간을 이어주는 시간의 흐름에 대하여 지금처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지난 날을 곰곰히 되집어 생각하고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별로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젊은 날에도 삶과 죽음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며 생활 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생은 일생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일찍이 스스로 받아드리고 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하겠다는 생각과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자신은 적성에 맞는 것으로 검사도구를 통해 나타난 1, 2위 순위의 일을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일이란 것들이 사업을 통해 재산을 크게 증식한다던가 정계에 진출하여 권력을 획득하는 등, 금권만능이라고 일컬을 정도의 현 시대와는 다소 동떨어진 종류의 것이지만 이 때문에 자신의 일을 가지고 별로 후회하며 살아 온 것 같지도 않습니다. 지난 날의 군생활도 그러했고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맡은 일에도 늘 나름대로 동기가 유발되고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 입니다.

  이렇게 전통적이고 비교적 보편적인 평범한 두 직업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어느 정도는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원천은 남들 보다 특별히 해당 분야에서의 잠재력이 두드러진다거나 해당 분야에서 최상의 두 각을 나타내거나 최상의 성공을 거둔 편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더더구나 수행하는 분야에서 실패한 자는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을 되돌아 보니 1차 군에서 전역하고 후에 대학에서 수 년 간 강단을 지켜오는 동안 자신이 긍정하던 부정하던 상관 없이 흘려 보낸 많은 세월 동안 쌓여진 연륜의 실체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0년의 세월 동안 거의 빠트리지 않고 해마다 학술세미나와 교원대 특강을 위해 귀국하는 지금은 캐나다 국적으로 캐나다 T대 동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 어제 오후에 대구역에서 픽업한 후 오랜 만에 시간도 어느 정도 있고 바다를 보고 회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포항 죽도시장까지 드라이브 하면서 수 년 만에 고향 땅을 방문한 친구와 쉴새 없이 만나지 못한 그 동안의 회포를 풀었고,  그 곳에서 회를 먹으며 정담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근년에는 점차 화두의 중심에서 둘 다 공감하는 것은 이 나이에 우리들 대부분이 함께 느끼는 것이지만 흘러 간 지난 세월이 별로 길게 느껴지지도 않고 먼 과거도 아닌 것 같은 데 실상은 벌써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다는 것과 두 사람이 공히 요즘 느끼는 시간대는 젊은 시절에 비해 너무나 빠른 속도로 지나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친구와 헤어지기 전에는 우리 두 사람이 살아 생전에 이제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겠느냐는 얘기까지도 서로 간에 아무 스스럼 없이 주고 받았답니다. 지금은 얼마 전 해외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자진 귀국하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D그룹의 전회장이 쓴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는 글귀가 문득 떠 올랐습니다. 제겐 "시간은 없고 하고 픈 일은 많다"는 거 였는지도 모르죠. 아마도 인간의 본성에 잠재하고 있는 끝 없는 욕구의 충동인 것 같습니다.

  2. 나날이 더 속물이 되는 가? 아니면 이제야 철이 더는 걸까?

  대부분의 남자들은 일상의 모든 것 가운데서 자신의 일에 무게의 비중을 많이 둔다고 하는 데 저 역시 거기에서 예외는 아니었고, 돈과 권력를 보는 개념이 현재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 와서 때 늦은 후회인지 아님 반성인지, 자기 합리화인지, 혹은 부적합한 변명인지는 모르겠으나, 돈과 이성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생각하는 관점이 전 근대적이고 자가당착에 빠져 있었던 것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새로 쓰고 자 하는 자신의 에세이집 소타이틀에 들어 있기도 한 자신의 이중성 때문이거나 자신의 직업이 가진 특성이나 주어진 환경에서 연유하는 지는 모르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에서 일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많은 돈을 벌어 폼나고 멋 있게 써고 싶다던 가, 주어진 기회는 놓지고서도 아직도 예전에 꿈처럼 상대는 모른 채 잠시 스쳐 간 미국에서의 한 여인이나 우리 나라 경남 서부 도시 J시 출신의 한 여인을 오랫 동안 맘 속에서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곤 합니다.

  주위의 많은 지인이나 친지들이 저를 두고 돈을 잘 모른다고 하지만 실상 그럴런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 생각해 보면, 돈을 잘 벌 수 있는 자가 아니었기에 아껴써는 자가 많이 벌어 과소모 하는 사람보다는 현명하다느니 돈은 없어도 문제지만 많아도 문제라고 하는 모순을 합리화 하고 자 하기도 하고 궤변을 늘어 놓기도 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저처럼 돈을 써고 싶은 데가 많으면 돈이 겁이나서 잘 찾아 오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날을 되씹어 보고 생각해도 제 기억으로는 제대로 공짜 돈이란 게 정말 생긴 기억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간에는 군출신 대통령들이 부정축재로 거금의 돈을 모은 것은 군 시절에 하급자들로부터 상납 받던 버릇이 있고, 대부분이 가난한 환경 속에서 성장 했기에 물욕이 많다고들 하였지만 저는 자랑할 거리도 못되고 어쩌면 바보스러웠는 지도 모르지만 너무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청렴한 자세에 스스로 큰 자부심을 가질려고 했었고 그 것을 통해 지휘권을 강화하려고 무진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독야청청 하기 보다는 맡은 부대의 지휘도 잘 하면서 공짜도 잘 챙기는 사람이 진짜 유능한 사람이 아니겠느 냐는 생각도 해 보곤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어쩌면 겁쟁이고 소위 말하는 쫌팽이가 아닌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문제에 있어서도 총각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무척 관심이 많고 진짜 현실성이 있을 까 싶을 정도의 꿈 같은 사랑을 그리면서 끝 없이 갈망하고 있기에 현실에서는 성사가 되지 않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돈에 대한 것이나 이성에 대한 사랑의 미련을 잠재우거나 불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 보면서 자신이 점 점 더 속물로 변해 가는 가? 아님 지금에 와서야, 제대로 돈의 가치나 위력을 현실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드리며, 혼자 고고 한 채 도도 한 채 하던 허세를 버리고 제대로 사랑 같은 사랑을 해 보고 싶은 욕망을 불 태우고 있는 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인생의 여정에서 통합의 단계에 들어서 있을 뿐만 아니라 수정할 기회도 없는 데, 모든 일에 더 많이 고뇌의 시간을 가지고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스스로 분명한 결론을 가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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