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장수(長壽) | 鶴山의 넋두리(재)

鶴山 徐 仁 2021. 11. 27. 18:50

오늘도 5년여 전에 올렸던 鶴山의 넋두리 글을 다시 한번 옮겨놓았습니다.


장수(長壽) 鶴山의 넋두리

鶴山 徐 仁 2016. 6. 27. 13:10

 

수정|삭제|공개

 

http://blog.daum.net/westy/16174399

 

장수(長壽)

옛날 옛적부터 거의 대다수 사람들은 장수를 큰 축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게 사실일 것이다. 나 역시 지나친 긴 세월 동안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온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근간에는 솔직히

blog.daum.net

 

 

 

옛날 옛적부터 거의 대다수 사람들은 장수를 큰 축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게 사실일 것이다.

나 역시 지나친 긴 세월 동안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온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근간에는 솔직히 자신의 관점이 많이 바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마냥 장수가축복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물론, 나 자신만이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테고, 인생 여정에서 노인세대에 접어든 상당수의 분들은 공감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건강함을 잘 유지하는 가운데 행복하게 장수하기를 바라는 건 모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한 세상을 사노라면 운명이라는 게 개개 인간의 의지와는 동떨어진 채 진행되는 것이어서 결국, 인간은 모두가 신의 손에 의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고희에 접어들고 보니 죽음이라는 게 예전처럼 크게 두렵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보다 의미 있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일념뿐이다.

의미 있게 산다는 것, 성실하게 산다는 것도 개인에 따라서, 저마다 다르게 정의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자신의 경우에는 예정했던 계획에 비슷하게 생애주기에 맞춰서 고희 후 여생을 제주도에서 보내게 되어 제대로 은퇴생활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하며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 이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후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는 편이어서 햇수로 3년 째를 맞았지만 단 한 번도 육지 나들이를 해 본 적이 없는 가운데 지내고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지고 있던 모든 짐을 거의 모두 다 내려놓은 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을 비울 수가 있게 되는 것 같고, 물론, 장수함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장수를 기대하거나 염원하는 마음도 거의 가지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냥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상에 임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사라져 버리는 것만 같고, 건강한 가운데 하루하루를 맞을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현업의 일선에서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일을 해야만 할 때처럼,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해야 하는 바쁜 일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잡다란 욕망과 욕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지만 은퇴생활에서는 이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내려놓을 수 있어서 매우 안성맞춤인 것도 인생 여정에서 주어진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신이 자신에게 주었다고 생각되는 잠재력을 기초로 하여,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일을 하는 게 가장 행복과 가까이할 수 있었다고 여기면서 살아왔던 것이 참 좋았었고, 생애주기에 적응하여 잘 살 수 있었음에 감사하면서, 나름대로 장수에 연연하지 않은 채 의미 있게 여생을 살아가고 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