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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파국으로 치닫는 美中…경제 관계 단절 움직임에 글로벌 경제 타격 우려

鶴山 徐 仁 2020. 9. 8. 15:33

우려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0-09-08 11:42수정 2020-09-08 11:54


최근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양국의 관계를 아예 단절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무역과 금융 등의 부문에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중이 ‘경제 독립’을 추진하고 나서면 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노동절 휴일을 맞아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중국만큼 우리(미국)을 뜯어먹은 나라는 없었다”면서 “그들과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수십 억 달러를 잃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미국을 세계의 제조업 슈퍼파워로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디커플링이든, 우리가 계속 해온 막대한 관세든 간에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영원히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중국은 미국이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쓰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디커플링’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하면서 중국 기업을 미국에서 몰아내는 정책을 계속 쏟아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회계기준을 지키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미 증시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방안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SMIC(중신궈지)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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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시 미국의 ‘경제 관계 단절’ 압박에 비슷한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중국의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주말 “중국이 현재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 국채는 1조 달러(약 1200조원) 이상인데, 이를 8000억 달러까지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모든 보유국채를 내다팔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6일에도 “중국은 자국에 적대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리고 현재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따라 유럽 및 아프리카 아시아 나라들과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간 디커플링에 나선 만큼 중국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밖에도 최근 미국이 중국 정보통신 기업들을 겨냥해 추진 중인 ‘청정 네트워크’ 전략에 맞서, 데이터 안보에 관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자체적으로 발표하고 각국의 지지를 구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 대선 일정 등을 감안했을 때 엄포용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현실이 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제조 공장이 중국에서 철수할 경우,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중국도 많은 공장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이미 전 세계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본 마당에 이 상태가 두 나라의 본격적인 금융 전쟁으로 확대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미중은 상대국에 타격을 주려다 오히려 자국 경제에 손실을 끼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의 관계가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경제 분야에서 완전한 결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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