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절의 <대적>과 마지막 16절의 <배반>은 히브리어 <마라>로 <대항하다>, <반역하다>는 뜻의 같은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자신을 구원하시고 인도하시고 도와주신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반역했다는 고발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의 죄악은 언제나 소극적인 무관심이나 배반 정도로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반동과 대항으로 나타납니다. 교만과 무지와 고집으로 인해 배은망덕하며, 우상을 숭배하며, 노골적으로 하나님을 대적합니다. 현재 그가 가진 모든 것, 누리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축복임에도 그 사실을 부정하고 불신하며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욕되게 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여기에서도 <속량>과 <구속>을 잊지 않으십니다. 뉘우치고 회개하고 돌아오면 아무리 하나님을 반역하고 대항했을지라도 그를 다시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이십니다. <내가 그들을 스올의 권세에서 속량하며 사망에서 구속하리니 사망아 네 재앙이 어디 있느냐 스올아 네 멸망이 어디 있느냐>(14절). 이 구절은 바울이 부활에 대한 확신으로 인용하기까지 한 말씀입니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 15:55).
<속량>(파다)과 <구속>(가알)은 <사망>과 <스올>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끝내 뉘우침과 회개를 외면합니다. 따라서 여호와의 진노가 임하리니 <... 곧 광야에서 일어나는 여호와의 바람이라 그의 근원이 마르며 그의 샘이 마르고 그 쌓아 둔 바 모든 보배의 그릇이 약탈되리로다>(15절). <... 하나님을 배반하였으므로 형벌을 당하여 칼에 엎드러질 것이요 그 어린아이는 부서뜨려지며 아이 밴 여인은 배가 갈라지리라>(16절).
새해에도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으로만이 살 수 있으며 하나님의 허락하심과 은혜로만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를 깊이 깨닫고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할지언정 무심하거나 불평하거나 배은망덕하거나 반역하지 맙시다. 속량하시고 구속해 주신 주님의 은총에 힘껏 감사하므로 더욱 복된 새해를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