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애의 중요한 요인 곧 ‘의지’ 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감정은 생겼다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내 행위 속에 판단과 결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에리히 프롬 저(著) 황문수 역(譯) 「사랑의 기술」 (문예출판사, 8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랑의 기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은 즐거운 감정” 이라는 상식을 파괴합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마치, 자전거 타는 법과 피아노 치는 법을 배우듯이 말입니다.
그러면서 사랑에로의 배움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배움이라고 합니다.
꽃을 아낀다고 하면서도 정작 꽃에 물을 주지 않는다면 그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은 숨 막히는 감정의 시작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사랑이라는 꽃을 아름답게 키워가는, 물을 주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과정’이 ‘사랑의 기술’입니다.
그러면서 사랑은 감정을 너머서 “의지” 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랑은 약속이고 의지의 결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감정과 설레임은 서서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설레임’ 다음에는 ‘깊이’를 추구해야 합니다.
배려와 예의와 희생이 바로 사랑의 깊이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깊이는 감정의 차원이 아니라 의지의 차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