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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60일 만의 北-美 담판, ‘核동결 쇼’에 그쳐선 안된다

鶴山 徐 仁 2019. 2. 27. 07:26

[사설]260일 만의 北-美 담판, ‘核동결 쇼’에 그쳐선 안된다

동아일보 입력 2019-02-27 00:00 수정 2019-02-27 03: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 저녁 만찬을 시작으로 1박 2일의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 반 만의 재회다. 김정은은 3박 4일 66시간의 열차 여정 끝에 어제 오전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해 승용차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밤늦게 전용기 편으로 도착했다. 

엿새 동안 이어진 북-미 간 실무협상 분위기로 볼 때 양측은 일단 비핵화 프로세스의 시작점인 초기 조치에 대해서는 대략의 합의를 이룬 것 같다. 영변 핵시설 봉인·폐기에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6·25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를 하는 일종의 ‘스몰딜’에 도달한 셈이다. 하지만 북한 핵시설은 물론 핵연료·핵무기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빅딜’이 합의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한다. 결국 두 정상 간 담판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하노이 담판의 성패는 무엇보다 합의문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이행 조치를 규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비록 두 정상의 첫 만남이었음을 감안해도 모호하기 짝이 없는 원론적 합의가 전부였다. 합의문에 명시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두고도 북-미는 8개월 넘게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각기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북한의 핵시설과 핵연료, 핵탄두, 미사일까지 완전 폐기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남북 정상 간 합의인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내세워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 공약 폐기까지 노리고 있다. 

두 정상은 이런 모호성부터 걷어내야 한다. 양측이 지향하는 목표 지점이 다른데도 적당한 문안 다듬기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모든 게 허튼짓이었음이 판명 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나아가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만 급급해 추가 핵개발 중단만을 의미하는 부분적 비핵화 약속에 대북제재 완화처럼 한번 무너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큰 보상조치를 담는다면 두고두고 후회를 남길 것이다. 합의는 북한의 비핵화 정도에 맞춘 등가(等價)적, 가역(可逆)적 상응 조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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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 기본 전제는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김정은의 의지를 거듭 명확하게 확인하고 합의문에 못 박아야 한다. 그런 명료성 없이 아무리 회담 성공을 외쳐도 한낱 ‘이벤트 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정상이 아무리 좋은 관계라지만 ‘신뢰하되 검증하라’고 했다. 벗하되 따져야 한다. 교제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