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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환경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큰 뇌’를 갖게 됐다

鶴山 徐 仁 2018. 6. 8. 20:59

혹독한 환경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큰 뇌’를 갖게 됐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 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8-06-08 03:00수정 2018-06-08 03:00




게놈해독 기술로 ‘비밀의 문’ 열어보니


왼쪽부터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의 두개골과 뇌를 사진과 그래픽으로 비교했다. 현생인류는 약 300만 년 전부터 뇌가 커지기 시작해 다른 유인원보다 세 배 큰 뇌를 갖게 됐다. 최근 그 원인이 게놈 연구 결과 밝혀지고 있다. 셀 제공

인간의 아기는 생후 백일이 지나도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몸집에 비해 머리가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도 뇌가 큰 건 마찬가지다. 커다란 음료수 통에 버금가는 1300cm³까지 자란다. 다른 동물과 비교해 몸집 대비 가장 크다. 뇌는 인체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20%를 혼자 소비할 정도로 ‘고비용’ 조직이다. 이 때문에 인류가 이렇게 큰 두뇌를 갖게 된 이유는 그동안 진화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최근 유전학과 고인류학, 진화학 연구 결과가 연달아 나오며 비밀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먼저 뇌를 키운 유전자가 밝혀지고 있다. 한마디로 뇌의 크기를 제한하는 ‘고삐’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서 뇌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제브 크로넨버그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원 팀은 새로운 3세대 게놈 해독 기술을 이용해 현생인류 두 명과 고릴라, 수마트라 오랑우탄의 게놈 전체를 해독한 뒤 인류의 뇌를 키우는 데 관여한 유전자를 밝혀내 ‘사이언스’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인원의 뇌세포를 배양해 미니 뇌(오가노이드)를 만든 뒤, 어떤 유전자가 활동하는지를 인류와 비교했다. 그 결과 대뇌피질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속 작은 세포인 ‘방사신경교세포’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활성이 침팬지에 비해 인류가 41%나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뇌의 크기를 제한하기 위한 ‘고삐’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특정 기능을 잃어버린 것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뇌를 직접 키우는 유전자도 5월 발견됐다. 이언 피데스 미국 샌타크루즈 게놈학연구소 연구원 팀은 인간의 1번 염색체 위에 존재하는 NOTCH2NL이라는 유전자들이 방사신경교세포에서 특히 높은 활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해 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염색체에 이 유전자가 없으면 뇌가 작아지거나 조현병 증세를 보일 확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여러 개 있으면 뇌가 커지거나 자폐스펙트럼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즉, 특정 질병 위험이라는 대가를 지불하는 대신 두뇌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는 유전자인 것이다. 피데스 연구원은 “인간은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과 갈라진 뒤인 약 300만∼400만 년 전 이후 홀로 이 유전자를 얻었다”며 “그 결과 방사신경교세포 양이 증가하며 대뇌피질의 뇌세포 수가 늘었고, 결국 뇌가 커질 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일단 커지기 시작한 이후에는 기복 없이 꾸준히 커졌다. 앤드루 두 미국 시카고대 의대 연구원 팀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에렉투스까지 약 320만∼50만 년 전에 살았던 94종의 고인류 화석 연구 결과에서 두개골 연구 데이터를 가려 모아 재분석했다. 그 결과, 침팬지와 비슷한 크기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속에 이르기까지 두뇌 크기가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인류 조상의 두뇌가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속이 등장할 무렵인 약 200만 년 전에 한 차례, 그리고 네안데르탈인이 등장할 즈음인 약 50만 년 전에 다시 한 차례 급격히 커졌다는 ‘계단식 진화’ 이론을 뒤집는 결과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 2월 28일자에 실렸다. 

뇌를 키운 진화적 배경도 밝혀졌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고육지책으로 뇌가 커졌다는 것이다. 마우리시오 곤살레스포레로 영국 세인트앤드루대 연구원 팀은 뇌가 커진 배경을 설명하는 두 가설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음식 찾기 등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기 위해 뇌가 커졌다는 ‘생태지능’ 가설과 사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뇌를 쓸 일이 많아져서 커졌다는 ‘사회적 뇌’ 가설 중 생태지능 가설이 맞다는 사실을 밝혀 네이처 5월 23일자에 발표했다.

특이한 것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협력 또는 경쟁하는 게 외려 뇌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협력과 집단 간 경쟁은 다른 사람의 기술에 의존하게 만들어 ‘비싼’ 뇌에 투자할 필요를 없애준다”며 “이는 벌거숭이두더지쥐와 고래, 새 등 동물에서 밝혀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의문. 문명의 발달로 환경에 적응할 필요는 줄고 사회는 커졌다. 경쟁도 심하다. 미래의 인류는 뇌가 다시 작아질까. 지금은 알 수 없다. 약 4800개의 남녀 두개골을 연구한 결과, 구석기 말인 2만∼3만 년 전 이후 인류의 뇌 크기가 남자는 10%, 여자는 17%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1988년에 나왔다. 하지만 후속 연구가 없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어려운 환경을 이기는 데에는 (먹을거리 습득 교육 등) 문명의 도움도 컸다”고 지적했다. 문명이 뇌를 작게만 만드는 게 아닌 만큼 뇌 크기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윤신영 ashilla@donga.com·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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