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수에로 왕의 에스더에 대한 호의와 배려는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왕의 허락도 없이 들어 선 왕궁 안뜰이었음에도 언짢아하기는커녕 <매우 사랑스러워>하며 손에 잡은 규를 내밀어 에스더를 반겼습니다.
그리고 <소원이 무엇이냐, 요구가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며 목숨까지 걸고 모험한 에스더의 바람을 묻고 모든 것을 다 들어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에스더는 일단 왕을 하만과 함께 자신이 준비한 잔치 자리에 초대합니다.
왕이 술을 마시며 에스더에게 다시 묻습니다.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뇨 곧 허락하겠노라 그대의 요구가 무엇이뇨 나라의 절반이라 할지라도
시행하겠노라>(6절).
그러나 에스더는 그 자리에서 당장 얘기하지 않고 다시 내일로 미룹니다. <왕이 내 소청을 허락하시며 내 요구를 시행하시기를 좋게 여기시면 내가
왕과 하만을 위하여 베푸는 잔치에 또 오소서 내일은 왕의 말씀대로 하리이다>(8절).
오늘이 아닌 내일 잔치 자리에서 자신의 소원을 얘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칫 왕을 불쾌하게 하고 짜증나게 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기회를 주며 뭐든 다 들어주겠다,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한 왕에게 다시 내일이라니 이건 대체 무슨 의도였을까요?
이는 에스더의 고도의 지혜였다고 봐야 옳을 것입니다. 에스더에 대한 왕의 관심과 에스더의 소원에 대한 왕의 궁금증을 더욱 고조시켜 결국은
하만과 대적들의 운명에 대한 더 극적인 반전을 노린 전략이었다는 것입니다. 에스더는 밀 때와 당길 때를 안 여인이었습니다.
당장 모든 것을 다 말하고도 싶었을 테지만 꾹 참고 기다리며 자신의 탄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늘이 아닌 내일을 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에스더는 때와 시를 분별할 줄 알았던 대단히 신중하고도 지혜로운 여인이었습니다.
인간의 시간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처신하고 행동했던 누구보다도 영성이 예민한 여인이었습니다.
때를 잘 분별하십시오. 하나님의 시간을 사십시오. 성급하게 내 욕심에 따라 서두 르지 마시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십시오.
그게 성공의 비결, 위기 극복의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