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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인구 90만 소국에 고개를 숙였다. 왜?

鶴山 徐 仁 2017. 12. 12. 11:50

시진핑이 인구 90만 소국에 고개를 숙였다. 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진짜 본심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서. 중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경제적 프로젝트라는 일반적 분석에서 세계 제패를 위한 군사 전략이라는 특수 분석(?)까지 다양하다. 그뿐인가. 문화, 혹은 인문, 혹은 스포츠, 혹은 의료 확산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 모두가 틀리지도 맞지도 않다.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만 보면 일대일로 속에 얽히고설킨 게 너무 많아서다.  
 
시진핑 주석(좌)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시진핑 주석(좌)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한데 최근 중국의 아프리카 행보는 그냥 지나치기엔 뭔가 찜찜하다.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일대일로와 대양해군 전략의 상관성이 표면 위로 드러나서다. 일대일로의 민낯이라 할 수 있겠다. 두 사건으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건은 11월 23일 같은 날 일어났다.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프리카 지부티의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외교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양국 외교 관계 격상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졌는데 이날 시 주석은 “개발도상국 내에서 연대와 상호 지원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으로 중국이 지부티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시사다.  
 
겔레 대통령의 화답도 의미심장하다. “나는 중국의 절친한 친구다. 지부티의 전략 지정학적 위치, 즉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의 십자로로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쉽게 말해 지부티는 군사 전략적 거점을 제공할 테니 중국은 돈을 내놓으라는 거다.  
 
중국은 왜 이렇게 지부티에 공을 들이나. 그것도 인구 90만, 중국 인구의 1500분의 1밖에 안 되는 소국에. 중국은 지난 8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지부티 군사 기지가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 중국 해군의 해적 소탕과 평화 유지, 인도적 지원 임무 등에 활용된다고 그동안 누차 설명해왔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외교적 수사 혹은 제스처일 뿐 실제는 미국에 대응하는 세계 해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부티 항구 [사진: 바이두 백과]

지부티 항구 [사진: 바이두 백과]



일로(해상 실크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흐르는 바닷길은 인도양 북서쪽 지부티에 다다른다. 중국은 미국이 지배하는 태평양을 공략하기 전 인도양에 먼저 거점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이른바 중국이 추진하는 인도양 포위 전략, 즉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 전략의 완결을 위해서도 포기가 어려운 항구가 지부티다. '진주 목걸이' 전략은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부터 에너지를 수송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스리랑카 등 거점이 되는 인도양 국가들에 대해 각종 지원을 제공해 우호국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양 해군 전략이다. 사실 지부티의 이런 전략적 가치 때문에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일본 등이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7번째로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 [자료: 차이나 데일리]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 [자료: 차이나 데일리]



#같은 날 지부티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 인민 해방군은 현지에서 탱크와 대전차 포, 보병 전투차량들이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했다. 지부티 주둔군 사령관 량양(梁陽)은 “보병들이 중무장한 전투차량을 이용해 공격 훈련을 했는데 이는 보병과 화기들의 전투능력을 점검하고 현지 환경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겔레 지부티 대통령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지부티 현장에서는 인민 해방군이 중 무기가 화력을 뿜어대는, 누가 봐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부티 군사 기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무력 시위나 다름없다.  


지부티 기지에서 화력 훈련을 하는 인민해방군 [사진: 신화망 군사]

지부티 기지에서 화력 훈련을 하는 인민해방군 [사진: 신화망 군사]



실제로 중국은 지난 7월부터 지부티에 건설한 군사기지를 지하 요새화하고 있다. 이 기지는 예상보다 훨씬 크고 경비도 삼엄하며 2만 3000㎡ 규모의 지하벙커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대만 언론의 최근 보도다. 이 지하시설에서는 중국이 외부에 숨기고 싶은 군사활동을 벌이며 중요 운송장비와 설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지부티 기지에 3중 보안 방어벽이 있고 항모 전용 보급함 전용 시설까지 건설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지부티가 장차 인도양에서 작전하는 자국 항모 보급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지부티에 주둔하는 중국군 [사진: 신랑망]

지부티에 주둔하는 중국군 [사진: 신랑망]



중국 기지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미국의 르모니에 기지와는 불과 13㎞. 미군 기지는 2007년 확장돼 200만㎡에 이르고 있고 병력 4500명이 주둔 중이다.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부티의 중국군은 오늘도 밤을 새우고 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항모가 인도양에서 제해권 경쟁을 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대일로 속에 숨긴 중국의 대양해군의 꿈은 생각보다 집요하고 구체적이며 현실이 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분명 명나라 정화의 해상 원정을 인도양 제패의 원조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베이징=차이나랩 최형규


[출처: 중앙일보] 시진핑이 인구 90만 소국에 고개를 숙였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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