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대통령, 日아베총리 야스쿠니 참배 않겠다는 확약 요구 중" WSJ 보도
입력 : 2014.01.26 16:34 | 수정 : 2014.01.26 17:49
- 오바마 美 대통령. /조선일보DB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더이상 참배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아베 총리가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이미 여러 차례 회담 자리에서 이러한 뜻을 은밀하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이후 조성된 동북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일본이 과거에 했던 공식 사과를 재확인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미국은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지역 차원의 현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일본이 두 나라 간 관계 개선에 나서기를 원한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강제 동원한 성노예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결을 위한 조처도 일본 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이 같은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동북아 갈등이 미국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색될 경우 한·미·일로 이어지는 중국 견제 카드가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6일 아베 총리가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자 “실망스럽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 23일 아사히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동북아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강행 결정에 실망했다”고 또다시 일본에 압박을 가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아베 총리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자리에서 야스쿠니 참배 논란과 관련해 “중국과 한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 그저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동이었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이런 아베의 태도에 대해 실라 스미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베 총리와 오바마 행정부 사이에 과거사 문제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미국을 방문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초대 사무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빌 번즈 국무부 부장관의 일본 방문도 한·일 양국 갈등 완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일 갈등 상황을 감안해 오는 4월 아시아 순방 때 중국을 제외하는 ‘중국 우회 순방’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이 동북아의 과거사 및 영유권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긴장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지난해 11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처음 공개했으나, 순방국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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