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것이 모두 우리의 잘못입니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우리에게 통일의 의지가 전혀 없건, 있다고 해도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책망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는 과연 피와 땀을 흘렸습니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목숨을 걸고 투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통일이 굴러오면 발로 차지는 않겠다는 뜨뜻미지근한 자세로 “잘 살아보세”만 외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경제도 어느 수준에 다다랐고 민주주의도 이만하면 부끄럽지 않을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천안함, 연평도’를 겪으며 살아가는 불행한 민족입니다. 1945년쯤에 우리는 일본 군국주의자들 얼굴에 패색이 짙어가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3.1운동의 희생자들의 ‘넋’이 우리와 함께 살아있다고 느꼈습니다. 독립투사들의 귀에는 해방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이 확실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새해에 접어들어 이 나라의 대통령도 ‘통일이 대박’이 될 거라고, 반드시 ‘대박’이 돼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김정은이 이 말을 듣고 불쾌한 표정을 지을지 모르겠으나 ‘통일’이 대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까. 어쩌면 한반도는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고 통일의 꿈을 이루게 될 것만 같습니다. 모두가 마음의 준비부터 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