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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연평도 포격때 민주당 의원들은 왜 북한 향해 쏘지 마라 얘기 못했나"의 속풀이/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4. 1. 2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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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연평도 포격때 민주당 의원들은 왜 북한 향해 쏘지 마라 얘기 못했나"의 속풀이

 

  • 정녹용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E-mail : jny@chosun.com
    1999년 기자생활을 시작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에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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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1.21 10:04

     

    안철수 양보 발언 비판, "정치는 장사가 아니다"

    “잘못하면 배 침몰한다”

    민병두(56) 민주당 의원은 골수 운동권 출신이다. 경기고 졸업 후 성균관대에 입학한 뒤 1981~82년과 1987년 두 차례 감옥에 갔다. 3년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감옥행의 계기가 된 학림(學林)사건과 제헌의회(CA)사건 모두 국가보안법 3조(반국가단체 구성)의 적용을 받았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프리미엄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민주당의 진로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진한 기자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프리미엄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민주당의 진로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진한 기자
    학림사건은 전민학련(전국민주학생연맹)과 전민노련(전국민주노동자연맹)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들 조직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투쟁한 혐의로 1981년 당국에 적발됐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은 학림사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했다. “전민학련과 전민노련은 민주화운동을 위한 단체일 뿐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결성된 반국가단체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신군부가 민주화세력 탄압을 위해 반국가단체로 처벌했다는 취지다.

    1986년 10월 당국에 적발된 제헌의회(CA) 사건은 레닌의 폭력혁명노선에 입각한 직업혁명가 전위조직이라는 혐의를 받았으며, 민 의원은 당시 이 사건으로 구속됐다. 말하자면 청년 민병두는 사회주의 혁명을 꿈꾼, 골수 운동권이었다.

    그랬던 그가 최근 민주당을 향해 “과감하게 전선을 오른쪽 중간에 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연 확대를 위해 중도는 물론 중도보수로까지 가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인권실상에 대해 민주당이 지적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민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의 요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잘못하면 배가 침몰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아직 김대중, 노무현을 갖고 정치를 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안주하는 것”이라며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고, 대안을 보여줘야 하며,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원들이 연평도에 가서 3박 4일 워크숍을 하고, 그 워크숍에서 햇볕정책을 수정·보완한 ‘신햇볕정책’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 의원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운동권 경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옛날 얘기 해서 뭐하나. 그 얘긴 하지말자”고 손을 내저었다. “기자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도 했다.

    감옥을 들락날락하던 민 의원은 1990년에야 대학 졸업장을 받은 뒤 이듬해 문화일보에 입사해 기자가 된다. 정치부장을 한 그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당시 열린우리당 총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다. 정치 신인이 맡기엔 파격이었다. 이후 민병두는 쭉 야당 내 ‘전략기획통’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지난 15일까지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당 전략을 총괄했다.

    “민주당은 지난 6년간 반대만 일삼는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이 전선을 오른쪽 중간에 쳐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1980년대를 거치면서 현재 야당의 정치적 환경은 좋았다. 2030세대의 젊은층이 많았고,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른바 ‘민주파’가 다수였다. 지금 환경은 그렇지 않다. 2030세대는 현저히 줄고 50대 이상이 늘어났다. 그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된다. 인구로 볼 때 호남의 정치적 비중도 줄어든다. 지금은 민주파가 소수파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지지자 중심의 정당으로 안된다. 지지자 중심 정치를 해선 안된다.”

    ―지지층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뜻인가.
    “마침 박근혜 대통령은 지지자 중심의 정치를 하고 있다. 대선 때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강조했다. 국민통합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선이 딱 끝나니 연지곤지 찍은 것 떼고 지지자 중심의 정치를 하고 있다. 이런 때가 민주당에겐 오히려 좋다. 또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선거의 해다. 이럴 때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만 내 것을 지키면서 이동하자는 것이다. 전선을 넓게 치자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가 뭔가.
    “세 가지다. 첫째 종북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 하는 문제다. 실제 종북 정당이 아닌데도 종북 공격을 받는 걸 벗어나야 한다. 두번째로 대안이 있어야 한다. 실력 있는 정당으로 보여야 한다. 민주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 내세웠을 때 지지율이 높았다. 대안을 제시했을 때 지지율이 올랐다. 민주당판 정책이 있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지난 6년간 반대만 일삼는 것으로 보였다.

    세번째는 언어와 문화다. 사실 막말은 새누리당이 더 심하게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문제가 생기면 빨리 정리를 했다. 제명을 한다든지. 그런데 민주당은 온정주의, 연고주의 이런 것 때문에 정리를 못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도 한다. 리버럴 정당의 특색이다. 중간층 유권자는 이념적 유권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대개 그 정당이 ‘싸가지’ 있는지 여부, 태도와 문화를 본다.”
    민병두 의원은
    민병두 의원은 "민주당이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언어 등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 원인이 거기에 있다고 보나.
    “대선 때 득표율 기준으로 보고 민주당 지지율이 굉장히 떨어졌다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대선이 끝나고 난 뒤 20% 정도면 굉장히 튼실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변화가 필요하다. 중간층을 잡기 위해서는 종북 프레임 벗어나기, 실력, 태도 이 세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햇볕정책 수정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이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 해야 한다고 했는데.
    “연평도 포격 했을 때 우리동네 한 모임 회원들이 한번 모인적이 있었다. 그때 그런 얘기 하더라. ‘연평도 포격할 때 민주당 의원들은 바로 배를 타고 연평도에 갔어야 했다. 인간 사슬을 하고 (북한을 향해) 쏘지 마라고 얘기했어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는 세력 아니냐. 그것만큼 강력한 메시지가 어디 있나. 그러면 민주당에 종북 프레임 덧씌워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얘기 하더라. 그래서 생각한 거다. 작년에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에도 연평도를 가고 그 이후 자꾸 연평도를 가게 된다. 어떤 때는 연평도에 가서 아예 3박 4일 워크숍을 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한다. 거기서 ‘연평도 평화선언’이라든지 햇볕정책을 업그레이드한 ‘신햇볕정책’ 같은 걸 만들어 발표하면 어떻겠느냐 생각도 해본다.

    놀라운 게 과거 미국이 소련, 중국 등과 정상회담 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인권문제 얘기했다. 북한의 인권 문제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 체재 변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다.”

    ―햇볕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수정 보완이다. 햇볕정책의 요지는 첫째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고, 둘째 흡수통일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가 교류협력을 강화해서 외투를 벗긴다는 것이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다. 이것이 꽃을 피운 것이 김대중 정부 때다. 완성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성이 안됐다. 북한이 핵을 가진 상황이 됐다. 누가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가 되든 다시 햇볕정책을 하겠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아니냐. ‘신햇볕정책을 하겠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국민 불안감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민주당이 상당히 유연성을 갖고 있구나. 민주당이 당근뿐 아니라 때로는 채찍도 사용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

    ―건강한 대기업과 연대해야 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했다. 이후 서민과 중산층이라며 서민을 앞세웠다. 그러면서 분배와 정의만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민주당은 복지만을 얘기하고 분배만을 얘기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러면 성장론자들은 ‘성장 없이 복지가 가능하냐’고 한다. 이에 대해 ‘복지가 성장’이라고 답한다. 국민들이 이에 동의하겠나.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대기업이라도 동반성장에 동의한다면 그런 대기업을 위한 정당이 돼야 하지 않겠나. 국민들이 볼 때 ‘성장도 함께 고민하는 정당이구나’ 이렇게 돼야 한다. 그러면 나오는 법안도 달라진다.”

    ―당내에 민 의원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 않나.
    “잘 모르겠다.”

    “집토끼 강화? 그걸로 되나? 말이 안된다”

    ―집토끼 단속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집토끼가 20%다. 집토끼들도 이 정당이 안되는 것 같으면 사분오열된다. 되는 것 같으면 사람들이 모인다. 지금 안철수 신당이 중간지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집토끼 잘 지키자고 있으면 되나. 안된다. 계산이 딱 나온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 이념·연령·지역적으로 여권에게 유리한 운동장이다. 이를 바꿔야 한다. 집토끼를 강화해서 바꿀수가 없다. 논리적으로 집토끼 강화는 말이 안된다. 영토를 늘려야 한다. 민주당이 집을 크게 리모델링 해야 안철수 신당 세력도 끌어들일 수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바꾸기가 쉽겠나.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정치판을 바꿀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의 부족이다. 사실은 과거에의 안주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용기가 있는 정치인이었다. 지금 민주당에 인물이 없어 보이는 것은 용기의 부족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죽는다. 김대중·노무현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미 한계가 보인다. 잘못하면 배가 침몰한다. 살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꿔야 한다. 신햇볕정책도 만들 줄 아는 그런 용기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잘못하면 열성적 지지자들로부터 돌팔매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민병두 의원은
    민병두 의원은 "햇볕정책 수정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했다./이진한기자
    안철수 ‘양보’ 발언, “정치가 장사인가?”

    ―6·4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단계에서 후보 단일화나 연합 얘기는 국민들이 보기에 동의가 안된다. 때문에 민주당이 우선 경쟁을 통해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 다음에 통합이든 단일화든 얘기를 할 수 있다. 민주당이 신년에 화두를 던지고 잰걸음을 하는 것도 그런 측면이 있다. 앞으로 두 달 정도의 양측 간 기싸움이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안철수 신당의) 팔을 꺽어야 주도적으로 통합을 말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이 ‘두번 양보했으니 이제 민주당이 양보할 차례’라고 했는데.
    “거, 뭐, 정치가 장사는 아니잖아. 두번 양보했으니 한번 양보하라는 게 뭐 상호주의인가. 그런 거 아니다. 정치는 예술이다. 지금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큰 감동 주는 것도 아니고, 안철수 의원이 통큰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걸 넘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더 큰 예술이 필요하다.”

    ―안 의원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민주당이 빚이 있는 건 사실이다. 안철수 의원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런 요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요구해서 민주당이 양보한들 감동이 있겠나. 안 의원 입장에서는 빚을 청산해서 돌려 받는 그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셈법이 맞고 장사가 완결될 수는 있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정치는 감동이고 예술이다. 그것을 넘어서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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