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대사회에서는 나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들이 순진한 사람이라든 가, 순수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사는 사람들의 경우, 전부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경우, 그 표현의 이면에는 오히려 어리석은 사람, 한심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더 많이 함축하고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우리 사람들의 본성을 일컬어 학자들 사이에서도 사람을 본성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악한 성품이 많은 쪽으로 보는 성악설을 주장하는 학자가 있는 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선천적으로는 선하다는 데에 비중을 두고 있는 성선설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고, 태어난 이후의 환경적 요인을 중요시 하는 백지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지만, 저마다의 주장에는 나름대로 저마다 일리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실 사회 속에서도 사람들은 각자가 경험을 통해서 체험적인 사고가 확립되어 있을 것이며, 나 역시도 오랜 기간 인생여정에서 삶의 체험을 통해서 독자적으로 터득한 지론은 있을 수밖에 없다.
먼저, 결론적으로 요약해서 언급을 한다면, 요즘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한 마디로,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이라는 게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비단, 대한민국만이 우리사회만이,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이라는 오명으로 점철되는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선진화가 된 국가들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정직함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사회라는 것은 공감하고,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받아드려야 할 것이며, 정직한 사람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며, 잘 살 수 있는 사회로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세월이 필요 할 것이라고 본다.
항간에는 속이는 사람 못지않게 속는 사람에게도 문제는 있다는 말을 종종 하는 데, 나 자신도 그에는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십인수지 부득찰일적(十人守之不得察一賊 )이라고, "열 사람이 지켜도 도둑놈 한 놈을 못 잡는다"란 말이 있듯이, 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사회는 녹수이직 종시일색(綠雖異織終是一色)이라고, 초록은 동색이라(가재는 게 편이라), 꾼들에 의해 속아넘어 가기가 십상팔구(十常八九)인 실정이다.
하긴,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어린시절부터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에서 배웠던 것처럼, 정직하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산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 가 싶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이상사회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테니,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는 가능한 각자가 스스로 속어넘어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길 밖에는 별도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본인 자신도 이미 상당히 오래전의 얘기지만, 장기간 직업군인으로서, 병과마져도 항공병과에서 근무를 한 후에 전역을 하고, 지인의 권유로 본래 꿈꿔오던 군에서 전역 후 대학교수의 꿈을 접은 채 잠시 기업의 임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 데, 그 시절에 겪엇던 경험의 일화를 소개해 보고 자 한다.
당시 지방기업으로서는 국내에 꽤 알려져 있던 기업군으로서, 8 개 정도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으나 입사를 위한 회장단과의 면접 시에만 해도 자칭 앨리트라고 자부하던 군의 간부로서 자긍심이 강했었고, 자신은 이미 국방부에서도 일반 서기관급 이상의 직위에서 근무를 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는 이 정도의 지방 유명 기업의 임원쯤이야 하고 조금은 우습게 생각한 점도 없지 않은 가운데 입사를 했었다.
하지만, 일반사회에서의 초년병인 처지에 그룹에서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로 새로 시작하는 회사의 초임 임원으로 출발하는 게 만만치 않았으며, 그룹의 모기업이 건설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급신장한 기업인 터라서 그런지 자신의 예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즉, 회사의 돈은 속된 말로 먼저 보고,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격이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심지어 한 사원이 출장을 가면, 혼자서 식사를 한 번에 세끼를 먹어 치우는 꼴임을 발견하고, 이를 시정하고 자 했다가 오히려 다수의 임직원들로부터 역공을 당한 적도 있었다. 내역은 당시 회사 직원은 직원식당을 따로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근지역 식당에서 통용이 되는 식권을 한달치 단위로 미리 제공을 하였는 데, 출장자는 출장비에 식대를 계상해 주었고, 이에 더하여 공용 카드를 지참해 감으로써, 결과적으로 식권에다 출장비, 카드로 관계자 접대를 한다는 명목으로 식사비 계산을 하게 되니 1 인 1 회 3 식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어떤 명목이나 이유만 있으면, 사원들의 복지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는 데는 어이가 없었다.
이러한 풍토에서 자신이 이 기업에 오래 몸을 담고, 버티기는 쉽지 않다는 점과 이렇게 회사가 운영된다면 회사 자체도 생명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전망을 했었는 데, 물론,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내가 그후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 회사는 부도로 이어졌고, 그 후유증으로 자신도 검찰청에 불려가는 처지에 놓였었는 데, 참으로 어이가 없는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그 일을 통해, 새삼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을 직접 당하게 되었다.
요행스럽게도 검사와 수사관들의 노력으로, 무혐의 처리가 되어 며칠만에 대학으로 돌아오기는 하였으나 내 인생에 있어서 지금까지도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후로 나는 내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하여, 더 많은 감사와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기간의 군간부생활에서 한 번도 불려가지 않았던 검찰기관에 짧은 기간의 회사임원생활 때문에 검찰에 불려가 피의자 신분의 맛을 보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시에 검사와 수사관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있는 지를 실감한 터여서 그후로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누가 사시(司試)를 합격 하더라도 절대 검사는 하지말라고 당부하곤 한다.
모든 피의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당면했던 사람들만 보더라도 증거를 코앞에 내밀기 전에는 무조건 모른다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들 이렇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내가 재직했던 회사에서도 말단사원으로부터 중간간부에 이르는 사람들을 불러다가 이미 조서를 다 받아놓은 상태에서 내가 갔었는 데, 심지어 관공서 간부들에게 그들이 공무로 해외출장 시에나 명절 때이면, 속칭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지금도 한심하게 생각하는 일정의 봉투가 전해지는 게 당시의 관례여서 처음에는 아랫 사람과 충돌도 있었지만, 이런 관례를 따르지 않으면, 관계공무원들과의 업무수행 시에 어떤 관련 법적 조항을 가져다 부쳐서라도 될 수 있는 일도 안되게 하지만, 반대로 관례를 잘 지키게 되면, 안될 일도 되게 만드는 게 공무원들의 행태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는 데는 나도 어쩔 수 없어서 케이스가 생기게 되면 재무담당부장이 건의하는 액수를 무시하고, 최저의 금액으로 건당 50 만원 선에서 가져다 주도록 했는 데, 내가 조사를 받으러 갔드니 앞서 조사를 받았던 회사관계자들이 이미 매 건당 500 만원으로 뻥튀기하여 진술을 하고 간 모양이었다.
내가 50 만원 이상으로 주었던 기억이 없다고 하자 수사관이 하는 말이 이미 500 만원을 줬다는 조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로는 웬 떡값이 그렇게 비쌌는 지는 모르지만, 500 만원까지의 떡값일 경우에는 조사대상이 아니니 그냥 500 만원으로 진술하시지요 하고 종용하면서 수사를 빨리 종결하고 싶어 했지만, 나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고집을 굽히지 않았는 데, 마침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중에 대검에서 파견되었던 컴퓨터전문요원들이 노력하여 사원들이 지워버렸던 회사의 컴퓨터DB를 복구하는 데 성공하여 나의 진술 부분을 확인 하였드니, 500이 아닌 50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후로는 검사와 수사관들이 나에게 집중적으로 수사협조를 요청하여 나보다 윗선에 있던 회장단과의 대면요구를 하였고, 나는 쾌히 응하게 되었는 데, 잘 나가던 부회장이라는 사람들이 신입사원보다도 못한 꼴로 사사건건마다 모른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우리사회에서의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유럽의 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최대 물류항인 로테르담 시의 전직 시장으로서 10 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에 우리 돈으로 300 만원이라는 공금이 시장 재임 후 감사기관에서 감사 중 불분명하게 집행된 것 같다는 감사보고서 때문에 우리 직제로 보면, 행정안전부 장관직으로 부임 후 불과 몇 개월만에 바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보고, 우리 기자가 불과 300 만원이라는 돈 때문에 장관을 그만 둬야 하느냐고 질문을 하였드니, 글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담당관 왈, 돈의 액수가 무슨 문제가 될 수 있느냐? 중요한 것은 공금인 시장판공비를 불분명하게 집행 하였다는 자체인 것이라고 답변 하였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서는 시장 16년 간 재임기간에서 나타난 300 만원 때문에 장관직을 내려와야 하는 가 하면, 한 나라에서는 500 만원도 떡값이라니.....
이러니 어느 지방의 말단 공무원이 80 억원을 꿀꺽하는 사태에까지 이른 게 오늘의 우리사회 실정이 아닌 가 싶다.
어느 때보다도 영국의 토마스 그레샴(Thomas Gresham)이 주장한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는 '그레샴의 법칙'이 생각난다. 결코 우리사회가 그렇게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 여겨지긴 하지만 노파심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와 같은 세태가 장기간 이어지다가 보니, 정치꾼들도 빈번하게 흑색선전선동을 하고도,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나면, 아니면 그만이고 식으로 나오는 뻔뻔한 모습을 국민들도 무덤덤하게 보고 있는 실정이고 보니, 정말 이렇게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이 오래 지속되어진다면, 결코, 우리사회는 선진국의 대열에서는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이 되도록 방관하거나 속아서 그들의 의도대로 동조하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까지도 싸잡아서 밉게 보이는 것 같다. 입만 벌렸다 하면, 사기를 치고, 감언이설로 선전선동을 일삼는 자들에게 자꾸만 속아주고 있기 때문에 속아넘어 가서 박수를 보내기 때문에 점차 근절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재미를 더 보고 자 하는 무리나 집단이 늘어가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 까 싶다.
아무쪼록, 당장 시정은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현명한 국민이라면, 결코, '거짓이 활개치는 세상'을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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