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찌해야 하나. 글 쓰는 사람으로서 천길 만길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무력감!
세상을 바꾸려면 글을 써야한다는 각오를 머릿 속에서 외치고, 또 외치며 종북세력의 국회 진입을 결단코 막아야 한다는 칼럼들을 올렸지만,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종북의 해방구’가 되고야마는 현실.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나!
진보의 탈을 쓴 ‘종북의 난(亂)! 대한민국이 종북에 먹혀 망하든, 아니면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든 2012년 현대사는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이, 망망함이여!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려한다. 매천 황현 선생을 떠올린다. 매천은 1910년 한일병탄이 되자자결한다.
“500년 동안 선비를 기른 조선에서, 단 한명의 선비라도 목숨을 끊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통탄하면서.
통합진보당 안에서 주체사상 NL(민족해방=남조선해방)계열의 종북 딱지 붙이고 금배지를 단 사람만 6명-이석기, 김재연, 이상규, 오병윤, 김미희, 김선동! 김재연은 어제 보란 듯 자주색 미니스커트 입고 국회에 등장. 소름 끼친다. 소름이!
그래? 배 째라 어쩔래 하는 막무가내, 사상의 자유니, 양심의 자유니, 뭐니 하며 먹물 먹은 소리를 해대는 데 대해서도 결국 그들의 입을 틀어막지 못하고 있는 건 대한민국이 그만큼 한심한 나라이기 때문.
대한민국을 종북 천지로 만들려고 민주주의를 한단 말인가!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민주주의를 한다는 말인가!
대통령 MB가 28일 라디오 연설에서 종북 운운하는 소리를 듣고 정말 기가 찼다. 이건 국가의 명줄을 쥐고 있는 최고통치권자라기보다 하나마나한 소리로 대충 때우는 평론가. “북한의 주장도 문제지만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내부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란다.
내부 종북세력? 그러면 대통령도 김일성·김정일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그들의 대남 공산화를 기도하는 종북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 그렇게 말 한마디하고 끝낼 일인가? 사돈 남 말 하듯이.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 문제라면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장 ‘종북이’들이 금배지 달지 못하도록 ‘비상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고, 다른 ‘종북이’들도 찾아내 박멸 퇴치해야 대통령 아닌가!
그런 일 하라고 대통령에게 5년 임기 동안 공권력을 맡겼다.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으니 ‘종북이’들이 금배지까지 버젓이 달고 다니는 세상이 된 것!
MB가 하는 둥 마는 둥 종북에 대해 입에 올리고만 말았는데도, 종북의 원조인 북한 정권은 대번 ‘현대판 마녀사냥’이니, ‘공안정국’이니 뭐니 생떼를 쓰고, 진보의 탈을 쓴 사람들도 저마다 북한이 해대는 억지를 그대로 복창! 이게 종북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 검찰총장 한상대를 향해 촉구한다. 검찰까지 종북세력 수사에 정치적 고려를 한다면 대한민국의 ‘멸망’을 막을 길이 없게 됨을 말하려한다.
‘종북이’들이 버젓이 금배지 달고 여의도에 해방구 만드는데 성공한 근본 배경도 검찰, 국가정보원, 법원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종북세력한테 눈치 보았기 때문! 그 눈치 보는 기회주의적 풍토가 MB 정권에서도 씻어지지 않은 결과가 바로 지금 종북파동!
도대체 통합진보당이 실력 저지한다 해서 압수수색 영장하나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검찰을 과연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안했는가, 진정 못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총장 한상대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싶다. MB 정권의 레임덕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종북과의 전쟁을 벌여라. 대통령이 흐물흐물한다해서 검찰총장마저 따라간다면 대한민국은 큰 일이 나고야 만다.
우선 통합진보당 당원 20만명의 명단부터 샅샅이 추적하라! 대한민국의 공권력을 포함해 지도층-검찰, 경찰, 국정원, 학계, 언론계, 종교계, 문화계 노동계 등 전 분야에 걸쳐 잠복하고 있는 ‘종북이’들을 색출해 내는 작업부터 확실하게 끝장을 봐야 한다.
이건 보통의 애국심을 갖고는 중도에 포기할 수 있다. 그래서 애국심에 깊이 호소한다. 검찰총장! 나를 키워준 국가가 종북 세상이 되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것인가?
또 기 막히는 사건-‘비전향장기수’ 출신이 사업가로 변신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레이더 장비, 탄도미사일 기술을 넘기려다 적발됐다. 도대체 어떻게 ‘비전향장기수’가 대한민국을 활보하며 간첩질 할 수 있는가! 이게 ‘종북의 난’이 아니면 뭐라는 말인가!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논설실장/이메일:cjyoon1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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