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쾌거는 그동안 누구보다 마음 졸인 평창군민, 강원도민은 물론 팍팍한 경제와 사분오열된 정치에 짜증나고 지친 국민에게 모처럼만에 큰 위안이 됐다. 온 국민은 평창의 세번째 도전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산적한 국정을 뒤로하고 현지에서 막판 표몰이에 올인한 이명박 대통령,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평창올림픽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등의 공도 컸다.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선수 등 재계·체육계 인사 250여명의 헌신적인 현지 유치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국운 융성·국격 상승의 에너지로 활용하자
2003년과 2007년 거푸 2차투표에서 역전패의 쓴잔을 든 평창은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유치 전망이 밝았다. 경기장 시설과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평가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거 쇼트트랙 일변도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분야까지 세계 정상의 기량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를 대표하는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도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두 번의 실패의 교훈을 철저히 살려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을 것이다. 이런 불굴의 정신이면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연구원에 분석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20조5000억원의 국내총생산을 유발하게 된다. 일자리 난이 심각한 이 때 23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경제효과에 더해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개최를 통해 얻은 것처럼 국가 브랜드 파워 향상에 따른 무형의 소득은 돈으로 따지기조차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번 쾌거는 국민을 신명나게 해 국운을 융성시킬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드시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어 경제·정치적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실제 대한민국은 평창의 쾌거를 이룸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 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제전을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스포츠 제전 그랜드 슬램 달성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6번째다. 동아시아의 변방 대한민국의 힘이 그만큼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세계가 대한민국의 힘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문화 한류에 이어 스포츠 한류를 전세계에 확산시킬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성공 개최 위한 액션 프로그램 즉각 가동해야
평창은 지난 두 번의 도전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끝내 쓴잔을 들었다. IOC 위원들은 자국이나 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표심을 바꾸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도전했다. 이번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는 한국민의 의지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평창은 슬로건으로 내세운 대로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어야 한다. 아시아와 세계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이번 평창 유치전에서 대한민국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 역량을 세계로부터 평가받았다. 이제 우리가 지구촌 이웃들로부터 받은 기대를 돌려주어야 할 차례다. 대한민국이 세계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만으로 그쳐선 안 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대회를 성공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세계 유일의 분단지대 한반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회 성공을 위해 정교한 액션 프로그램을 이제부터 가동해야 한다. 10년간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 여전히 많다. 긴장의 끈을 한시도 늦추면 안 된다. 평창의 경기장 시설은 평가위원들을 크게 감동시킬 정도로 훌륭하다는 평을 들었다. 대회에 참석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어디 선수들만으로 치러지는가. 임원과 보도진,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이 관계자들이 대한민국의 문화와 경제의 힘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고속전철 등 설비를 정해진 시한 내에 꼭 완공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의 니드(need)를 정확히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역량을 모으는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