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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SBS 특집 다큐 `최후의 툰드라` DSLR 영상미 - `모성애` 전달, 고현정씨가 적격

鶴山 徐 仁 2010. 11. 28. 09:13

     
“툰트라 '모성애' 전달, 고현정씨가 적격”
SBS 특집 다큐 '최후의 툰드라' DSLR 영상미…“수천년 삶 개발로 없애는 건 폭력”
2010년 11월 21일 (일) 16:18:54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시베리아 툰드라 7000Km의 대장정. 300여 일에 달하는 현지취재. 인간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북극 아래 첫 땅.” SBS 취재진이 시베리아 툰드라와 유목민의 영상을 담아 지난 14일 창사20주년 특집다큐 4부작 <최후의 툰드라> 첫 방송을 선보였다.

첫 방송이 나간 뒤, 우선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영상미가 돋보인 이번 방송에 모든 촬영 과정에 DSLR 카메라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라마 등 세트가 갖춰진 제작 환경에서 DSLR이 사용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다큐 전체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었다. 유목민 촬영의 기동성․ 환경 특수성을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촬영 감독들의 말 못할 ‘수난’이 많았다.

반면, 시청자들의 눈은 즐겁게 됐다. 설원을 가로지르는 7000여 마리 순록의 대이동, 한밤 중 러시아 야말 반도 지평선에 떠 장관을 이룬 오로라, 7살 때부터 순록 썰매를 모는 네네츠족 아이들의 해맑은 눈동자 등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툰드라의 사계와 유목민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 장경수 SBS PD.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럼에도, 장경수 SBS PD는 “<최후의 툰드라>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을 접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라고 촌평했다. 그가 천연가스 매장량이 1위인 툰드라의 개발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수천년 간 유목의 전통을 지켜온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툰드라의 영상미를 보여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뉴타운 개발로 원주민이 쫓겨나고 4대강 사업으로 수천년 간 이어져 내려온 문화와 환경이 훼손되는 우리 현실을 얘기하자, 장 PD는 “수천 년 간 이어져 온 삶을 한순간 개발로 없애는 것은 폭력”이라며 “이런 툰드라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최후의 툰드라>가 북극 근처,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목동 SBS 본사에서 2부작 편집에 촌각을 다투고 있던 장 PD를 만났다. 장 PD는 그동안 제작․ 방송에서 못 담은 이야기를 2시간 동안 풀어냈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고현정씨가 내레이션을 맡은 첫 방송의 시청률이 10%를 넘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유목민의 맑은 눈빛이 와 닿았다’, ‘유목 생활이 자연스러웠다’, ‘문명의 이기 속에 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현정씨 내레이션도 대형 다큐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어떨지 고민됐는데 잘 된 것 같다. 툰드라 땅의 이미지가 주는 카리스마와 함께 툰드라 사람들의 행복감․ 따뜻함․ 모성애가 중요했는데, 고현정씨가 적격이었다. 다만, 제작진 입장에선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데 방송 시간이 모자라 아쉬움이 있다. 1부는 프롤로그 성격으로 전체를 소개하다 보니 세심히 보여주지 못한 게 있는데 2부부터는 좀 더 감흥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 방송이 되기까지 지난 13개월간 어떤 준비를 했나.

“작년 10월부터 기획이 됐고, 올 1월에 사전 답사를 갔다 왔다. 나는 툰드라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보존된 곳인 야말 지역만 6번 갔다 와 1~2부에 담았고, 김종일 PD는 한티, 캄차카, 타이미르를 다녀 와 3~4부에 담았다. 그런데 취재가 너무 어려웠다. 야말로네네츠 자치주에 들어가려면 구 KGB 보안국에서 러시아 취재 비자를 발급 받아야 했다. 1개월씩만 출입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다시 입국해 재발급 받는데 3개월을 기다려야했다. 비행기 예매를 해 놓고 못 들어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취재 비자를 빨리 받을 수 있게 노력해 1년에 6번 들락날락할 수 있었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쉽지 않은 취재를 예상했음에도 툰드라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툰드라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러시아에서 1위인 곳이다. 그런데 툰드라는 이곳에서 수천 년 간 살아온 유목인들도 있다. 이들은 매탄가스가 올라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 되는 곳에서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이런 역설적인 부분이 이 땅에서 지구 환경의 현실을 돌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이번에 툰드라라는 생소한 곳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이 많다.

“야말 자체가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곳이었고, 이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소비에트 해체 후 조금씩 알려지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학자들이 이곳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방송사 중 동양에선 우리가 이번에 처음으로 가 동고동락하며 사계절을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영상보다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스토리를 짰고 이 내용을 보여주고 싶었다. 봄에는 어린 순록을 키우는 장면을, 여름에는 순록과 함께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가을에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 겨울에는 이들이 문명을 접하면서 고향을 떠나고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SBS 최후의 툰드라  

 

- 야말로 네네츠 사람들의 일상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많았을 것 같다.

“거기는 TV를 볼 수도 없고,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다. 전기가 없다. 이들은 12시간 자고 12시간 일을 한다. 큰 천막집인 ‘츔’을 짓고 같이 다니다보니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사생활이 없는 듯했다. ‘츔’ 안에서도 가운데 가림막을 쳐 놓고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특별한 지휘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수천 km를 조직적으로 움직일지 궁금했다. 취재를 해보니 사람이 어떻게 동물을 이용하면서 서로 협력하며 사는지 갈등 치유의 원형을 볼 수 있었다. 남의 집 개인적인 사생활에 일절 관여를 안 했다. 아이들 일에도 굉장히 독립적이었다. 가족 구성원들 내에서는 아빠, 엄마, 아이의 일이 구분됐다. 아빠의 일은 순록을 키우는 일이고, 엄마의 일은 밥 짓기 등 ‘츔’을 관리하는 것이다. 조직의 리더는 연장자가 맡았는데, 그 리더가 외형적인 지시를 하지는 않는데도, 그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 그들만의 교육법도 엿보였는지 궁금하다.

“툰드라의 법칙은 ‘첫째로 누구든지 조난 당하면 도와준다, 둘째는 누구든지 나의 집에 오면 이유를 묻지 말고 사흘간 먹여주고 재워준다, 셋째는 필요한 만큼만 사냥을 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법칙은 아이에게 절대 지시를 하지 않고 큰소리로 야단을 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이번에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DSLR인 5D MARK2를 사용해 다큐를 찍어 화제가 되고 있다.

“‘츔’을 촬영하고, 연출이 안 되는 유목민의 이동 모습을 촬영하기에 ENG 카메라가 힘든 환경이었다. ENG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으면서 화질이 좋은 것을 찾다가 캐논 EOS 5D MARK2 사용을 고민했다. 이 기종에 대해 3개월간 해외 블로그도 찾아보면서 자료 조사를 하고 주위 조언도 들었다. 실제 툰드라에서 촬영해보니 테이프가 아니라 파일 형식이라서 추위에 강했다. 촬영 결과를 봐도 이 카메라에 내장 마이크를 달았는데, 녹화 음질이 괜찮고 문제가 없었다. 현장에서 러시아 제작진이 우리가 찍은 영상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안정적으로 찍었나’며 놀라기도 했다. 편집 과정에서도 지난 10월 에디우스 6.2버전에서 5D Mark 2용의 툴이 나와 코덱 변환 및 편집이 쉬웠고, 편집 시간이 엄청 단축됐다.”

 

   
  ▲ 안재민 촬영감독이 5D Mark II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SBS 제공  

 

- 향후 언론 업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나

“5D MARK2는 다큐 촬영 과정에선 힘든 면이 있지만,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다큐에는 훨씬 효과적인 영상미를 보여준다. 사진 기자들에게도 영향이 클 것이다. 앞으로 스틸과 동영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합쳐질 것으로 본다. 또 프리랜서들의 운신의 폭도 넓어질 수도 있다. 이제는 작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반대로 괜찮은 카메라에 의존했던 제작진들의 실력은 탄로 나게 생겼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SBS 최후의 툰드라  

 

- 그럼에도 촬영 감독들의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1부에선 모기떼에 뜯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용택 안재민 촬영감독에게 고맙다. 발로 뛰어다니며 촬영을 한 것이고, 체력․ 전투력 없이는 건져내지 못하는 영상을 담았다. 특히, 유목민들이 이사를 할 때는 촬영쪽이 알아서 영상을 찍어야 하는 환경이었다. 정말 카메라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이동 중에 앞․ 옆․ 뒤를 종횡무진하며 발로 찍은 영상을 보면 감탄이 된다. 그야말로 카메라듀서(camera 감독+producer)였다. 또 카메라 감독들은 모기떼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힘들었다. 얼굴에 쓰는 방충망을 준비해 갔는데, 모기떼가 많아 하루 만에 플라스틱 안경 부분이 흠집이 많이 생겼다.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카메라 감독들은 방충망, 장갑도 없이 촬영을 했다. 정말 미안했다.”

 

   
  ▲ ⓒSBS 최후의 툰드라  

 

- 다른 제작진들도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다.

“징글징글했다. 한 달 가까이 세수, 양치질을 못했고 한 달 정도 내의도 못 갈아 입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내의가 딱딱해지더라. 여름에는 모기 때문에 힘들었다. 모기떼가 많아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게 두려울 정도였다. 또 보트 타고 수일 간 강을 타고 올라 갈 때는 다들 보트가 뒤집어지질 않길 기도했다. 사방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바다 같은 강인데 바람이 불면 보트가 쉽게 뒤집혀질 수 있었다. 겨울에는 ‘츔’에서 멀리 떨어진데 화장실이 있었는데 화장실 갔다가 길을 잃은 적도 있다. 겨울에는 사방이 모두 똑같기 때문에 자칫하면 길을 잃게 됐다. 스노모빌의 기름이 없어 추위에 떨기도 하고, 차량이 눈에 빠져 날밤을 샌 적도 수차례였다. 사실 헬기를 빌리면 제일 좋은데 정부 허락을 받아야 했고, 왕복 6시간에 5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 너무 비쌌다. 차량이나 보트로 대부분을 다니다보니 위험했지만, 헝그리 정신으로 한 것 같다.”

 

- 툰드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뉴타운 개발로 떠나는 원주민 모습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 문제 등이 생각나기도 한다. 자연과 개발이라는 화두로서 툰드라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까.

“천연가스가 몇 년을 갈 수 있을까요. 길어봐야 100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목민들의 지속 가능한 삶이 없어지면 복구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류가 단기간에 어떤 결과물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수천 년 간 이어져 온 삶을 한순간 개발로 없애는 것은 폭력이다. 굉장히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툰드라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 툰드라의 가스 개발 모습과 순록의 모습. ⓒSBS 최후의 툰드라  

 

 

- 툰드라의 정신이라는 게 있다는 것인가.

“자연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면서 사랑하는 것이 그들 삶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인간, 이웃을 대하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일례로, 중학교까지 졸업한 한 아저씨에게 굉장히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다. 한 달 정도 같이 살면서 음식 등 여러 면에서 불편을 많이 끼쳤는 아무런 내색이 없으셨다. 그래서 떠나기 직전 왜 우리를 받아줬는지 묻자, 그는 ‘난 당신들이 외국인이 아니라 같은 인간이라서 받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나한테 한국의 월급, GDP가 아니라 ‘한국에는 호수가 몇 개 있는지’, ‘나무와 어떤 물고기가 있는지’ 등 자연에 대해 물었다. 툰드라의 생각이 있는 살아있는 철학자 같았다.”

- 이번 작품이 MBC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등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기존 다큐와 차별성이 있다는 것인가.

“환경이라는 소재가 제작 계기가 됐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을 접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뭐가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는 순간 환경에 대한 것들도 재정립되지 않을까.”

 

   
  ▲ ⓒSBS 최후의 툰드라  

 

-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앞으로 다큐 프로그램 지원에 대해 바라는 점은?

“이번에 우리는 9억 원의 제작비 중 3억 원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고 나머지는 SBS에서 지원했다. 이처럼 다큐가 PPL(간접광고)를 할 수 없고, 기업의 다큐 협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자금 조달 부분에서도 후순위로 밀린다. 하지만, 다큐에 대한 시청자들의 욕구는 상당하다. 오히려 시청자의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무턱대고 투자를 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 마련돼야 한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다큐멘터리에 투자하는 것이 영화, 드라마에 투자하는 것만큼 한류를 형성할 정도의 컨텐츠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과 다른 우리만의 색깔 있는 다큐는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적 다큐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 http://www.mediatoday.co.kr 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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