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주항공산업(KAI)이 미국 보잉사와 함께 스텔스 전투기인 ‘F-15SE’의 개발에 참여한다.
보잉사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우주항공산업과 F-15 사일런트 이글(Silent Eagle)의 내부 무기고(Conformal Weapons Bay)의 설계·개발·생산 협력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잉 F-15 프로그램의 로저 베산세네즈 부사장은 이날 “KAI는 한국 선두의 항공우주기업으로 세계적 수준의 핵심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보잉의 강점을 더욱 보완해 줄 것“이라며 ”KAI는 보잉이 제작하는 전투기의 주요 기술에 대한 개발과 생산에서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F-15SE 전투기는 미래의 전장에서 필수적인 레이더 스텔스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 전투기를 개조한 것이다.
이 전투기는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체의 이음새와 수직꼬리날개 각도를 손보는 등 여러 개량이 가해졌다.
무엇보다 모든 무장을 내부 무기고에 탑재하는 것이 기존 F-15E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내부 무기고는 F-15SE 전투기의 동체 양쪽에 하나씩 모두 두 곳에 위치하며, 각종 공대공, 공대지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되는 내부 무기고는 기존 F-15E전투기의 동체장착 연료탱크(CFT)와 크기와 형태가 유사할 뿐만 아니라 모듈식으로 설계돼 필요에 따라 교체가 가능하다.
적의 방공망 제압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될 때는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내부 무기고를 설치했다가 위험도가 떨어지는 폭격임무에선 연료탱크로 교체해 비행거리를 늘리는 식이다.
보잉은 이 과정에 몇 시간이 소요될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에 MOA를 체결한 KAI는 이미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 슬램이글’(Slam Eagle)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날개와 전방 동체를 제작하고 있다.
또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의 생산과 A-10 선더볼트II 공격기의 날개 교체 프로그램 등 보잉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잉코리아의 팻 게인스 사장은 “KAI는 보잉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협력업체“라며, ”이번 MOA 체결 덕분에 보잉과 KAI는 상호 유익한 파트너십을 더욱 깊고 견고히 하게 될 것이다” 라 밝혔다.
사진 = 보잉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