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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시리즈의 굴욕 [ 下 ]

鶴山 徐 仁 2010. 10. 15. 19:21

august 의 軍史世界

 

센추리시리즈의 굴욕 [ 下 ]

 

 

 

명분보다 중요한 실력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지만 미국은 그들이 제작, 보유하였던 무기가 특별히 성능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B-17, B-29 등으로 대변되는 중폭격기나 대전말기 등장한 핵폭탄의 경우처럼 일부 무기는 상당히 뛰어났지만 전반적으로 미군은 무기의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 제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어마어마한 물량공세를 대변하는 사진

항구에 정박한 호위 항공모함들이 마치 나룻배 같습니다 ]

 

전차나 야포의 객관적인 성능은 독일이나 소련 것에 미치지 못하였고 전투기들도 영국제나 독일제에 비해 객관적인 성능이 열세였습니다.  전쟁말기에 등장한 P-51 같은 불후의 명작도 알고 보면 영국이 영국제 엔진을 이식하여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키면서 명품의 반열에 올랐을 정도였습니다.

 

[ P-51은 전설로 남은 명품이지만 영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습니다 ]

 

미 해군의 경우를 보면 항공모함 및 각종 전투함의 성능은 좋았지만 이것들도 양에서 적을 압도한 측면이 컸고 함재기들도 전쟁 초기에는 일본 것보다 성능이 좋지 않았습니다.  비록 후반기 F6F, F4U 같은 함재기들의 등장으로 성능상의 열세를 만회 할 수 있었지만 단지 일본함재기들과의 대결결과가 좋았을 뿐이었습니다.

 

[ 미 해군은 F6F의 등장으로 제로기를 압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함재기는 공군기에 비해 성능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F6F나 F4U도 훌륭한 전투기지만 당대 최강인 Me-109나 Fw-190 같은 진정한 보검들과 승부를 겨룬 적이 없었습니다.  미 해군에서는 발끈하겠지만 사실 항모용 전투기가 공군 전투기보다 성능이 뒤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함재기의 태생적 한계 때문인데 항공모함에 탑재하기 위해서 공군기에 비해 어쩔 수 없는 성능의 제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 관련글 참조 )

 

[ 최강의 프로펠러 항모용 전투기로 불린 F4U
하지만 당대의 진정한 보검들과 칼을 섞어 본적이 없습니다 ]

 

지금도 그렇지만 미 해군 항공대와 미 공군(육군 항공대)의 라이벌의식은 대단하였는데,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작전을 하기 때문에 비행기술이 공군에 비해 더 뛰어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해군 조종사들의 일관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 공군이 느끼는 전투기 성능에 대한 우월의식은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관련글 참조 )

 

[ 프로펠러 시대의 미 공군과 해군의 마지막 자존심들이었던 P-51과 F4U ]

 

특히 제트시대에 들어와 공군은 MiG-15의 킬러로 이름을 올린 F-86과 같은 명품을 가진데 비하여 오히려 제약 사항이 더욱 많아진 해군기는 공군기와 성능격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F-86의 등장으로 우쭐해진 공군은 앞전에 설명하였던 센추리시리즈 같은 일련의 전투기개발에 대대적으로 나섰고 그 자만감은 더욱 높아져 갔습니다.

 

[ 제트시대의 도래 후 미 공군의 우월감은 높아갔습니다 ]

 

그런데 센추리시리즈들이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 된 베트남전쟁에서 미 공군의 기대와 달리 이들은 그렇게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 작전을 펼치는데 많은 제약사항이 따르기는 하였지만 애초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여 공군 조종사들은 좀 더 좋은 전투기를 원할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

 

[ 많은 기대를 모으고 데뷔하였으나 흐지부지 전선에서 사라진 센추리시리즈 ]

 

바로 그때 미 해군이 차세대 함재기로 도입한 놈이 F4H Phantom II이었는데 한마디로 이전의 함재기는 물론이거니와 공군이 야심만만하게 개발하여 도입하였던 그 어떤 센추리시리즈들도 범접 할 수 없는 도깨비 같은 성능을 자랑한 괴물이었습니다.  비행능력, 공대공전투능력, 폭장능력 등등 한마디로 함재기에 대한 기존관념을 바꾸어 놓은 희대의 걸작이었습니다.

 

[ 충격적인 함재기가 역사에 등장하였습니다 (초도 비행 중인 F4H) ]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던 미 공군은 사상 최초로 해군의 F4H를 주력 전투기로 도입하기로 결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센추리시리즈들은 차츰 도태되는 운명에 처해지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센추리시리즈의 굴욕이었던 것입니다.  미 공군이 마지막으로 세운 자존심은 공군 스펙에 맞게 공중급유구의 위치를 바꾸고 F-110 Spectre라는 별도의 제식번호와 애칭을 부여하여 센추리시리즈의 전통을 승계한 것뿐입니다.

 

[ F-110 Spectre라는 이름으로 미 공군에 도입된 팬텀 ]

 

그런데 이러한 알량한 공군의 자존심도 1962년에 제정된 미 군용항공기 통합 제식번호 규칙에 의거 F-4C Phantom II (해군형은 F-4B)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완전히 구겨졌습니다.  완전한 미 공군의 굴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다 지난이야기이고 새 전투기를 50년대처럼 마구 만들 수 없는 요즘은 F-35처럼 처음부터 공군과 해군은 물론 외국까지 참여시켜 전투기를 개발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격세지감이라고나 할까요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