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고등훈련기인 T-50을 미국에 최대 500대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미군은 2012년까지 기존 훈련기인 T-38을 개량해서 쓸지 아니면 새로운 훈련기를 도입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새 훈련기를 도입하게 되면 300~500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군은 후보기종으로 T-50, M346(이탈리아), 호크128(영국) 등을 기존의 T-38과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2~3개월 전에는 평가팀이 광주 T-50 훈련장을 방문해 운용상황을 보고 갔다”고 전했다.
정부는 T-50을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수출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성능은 우수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은 F-16도 도태시킬 정도로 최신 전투기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 고등훈련기인 T-50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T-50은 경쟁기종에 비해 가격이 10~20% 정도 비싸지만 최고속도 마하 1.5로 초음속 운항이 가능한 유일한 훈련기다.
게다가 T-50은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어서 1대를 팔 때마다 이 회사가 150만 달러를 로열티로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입장에선 외국 제품을 구매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방산분야 한미 연례회의에서도 T-50 수출 문제가 논의됐다. 이 회의에는 미국의 방산협회인 NDIA(National Defense Industrial Association)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대표를 비롯해 양국의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T-50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2012년까지 새 훈련기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입찰공고를 하게 될 것”이라며 “최신예 전투기를 운용하는 미군은 초음속 훈련기를 필요로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국방예산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T-50의 가격이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T-50 500대를 구입하려면 1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폴란드에도 T-50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선 최종 후보 2곳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