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깊은 협곡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鶴山 徐 仁 2010. 10. 15. 14:50



북한 땅인 평강군의 장암산(1052m)에서 발원해 철원~갈말~연천을 적시고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한탄강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현무암 평원을 굽이도는 거대한 협곡이다. 철원 평야 지대에서 20~30m 아래로 깊게 패어 들어간 협곡 양쪽으론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웅장하게 둘러섰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탄강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르기도 한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철원평야를 깊이 파고든 한탄강(漢灘江)은 1100여년 전 삼한 통일을 노리던 궁예의 꿈을 싣고 흐르는 물줄기다. 또한 50여년 전엔 남북으로 갈린 겨레가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바람에 피로 흥건하게 물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여름철이 되면 생동감이 넘친다. 전설의 고석정을 찾는 사람들, 안보 관광지를 답사하는 사람들, 또 한탄강에서 래프팅을 체험하려는 인파가 서로 뒤얽혀 녹색으로 물든 철원평야도 살짝 들뜨게 된다.

◆고석정은 한탄강의 최고 명소

신철원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김화 방면으로 달리다 463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한탄강을 건너다보면 튼튼한 철제 다리 하나와 낡은 콘크리트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한탄대교와 승일교다. 요즘엔 모든 차량이 2002년 건립된 한탄대교를 건너지만, 그 이전만 해도 승일교를 건너다녔다.

승일교는 남북 합작(?)으로 이루어진 다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북이 사이좋게 힘을 합쳐 건설한 게 아니다. 원래 다리가 있는 이 지점은 한탄강의 남부와 북부를 연결하는 중요한 나루터였다. 여기에 현대식 다리를 착공한 것은 남북이 38선으로 갈려 있던 1948년 8월. 북한 땅이었던 그 당시 철원 주민들은 5일 교대제로 운영됐던 노력공작대라는 이름으로 동원돼 이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6ㆍ25 전쟁 초까지 다리 기초 공사와 2개의 교각을 세워 북쪽 부분은 거의 완성되고 남쪽 부분만 남게 되었다. 그러다 전쟁이 끝난 뒤 휴전선이 생기면서 철원이 남한에 속하게 되자 이번엔 국군에 의해 나무로 임시 다리가 놓였다가 1958년 12월에 완공됐다.

다리의 원래 이름은 한탄교였으나 완공 뒤엔 승일교로 바뀌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승일교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김일성 시절에 만들기 시작해 이승만 시절에 완공됐다 하여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해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한탄강 최고 명소인 고석정은 승일교에서 1km 정도 떨어진 하류에 있다. 강 가운데 홀로 우뚝 서있는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인 고석암(孤石岩)의 풍치가 아름다운데, 역사적으론 신라 진평왕이 이 암봉 주변의 풍치를 즐기기 위해 정자를 짓고 고석정(孤石亭)이라 부른 후부터 이곳 지명으로 굳었다. 조선 명종 때는 의적으로 이름 날린 임꺽정이 고석정을 은신처로 삼아 활동하기도 했다는 전설도 전한다.

고석정에서 5~6km쯤 상류에 있는 직탕폭포도 한탄강의 대표적인 명소. 이 폭포의 높이는 2~3m쯤 되고, 폭은 강 너비와 같은 80m에 이른다. 주민들은 여름이 되면 폭포수 아래에서 낚싯대 드리우고 팔팔 살아 숨 쉬는 물고기를 낚고, 폭포수 위쪽에선 다슬기를 잡는다. 여기저기 물놀이하며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한탄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래프팅

한탄강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거대한 현무암 협곡이다. 지표로부터 20~30m 아래로 패어 들어간 협곡에선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엿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관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래프팅을 타는 게 최고.

한탄강은 평소에는 물 흐름이 적당해 초보자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게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워낙 협곡이라 수량이 조금만 불어나도 중급을 훌쩍 넘는 위력을 보이기도 한다. 한탄강은 우리나라 래프팅의 산실로서 1980년대 초부터 래프팅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백성들을 돕던 의적 임꺽정의 은거지였다는 전설로 유명한 고석정을 고무보트를 타고 가면서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순담계곡도 기묘한 바위와 깎아 세운 듯한 벼랑이 협곡을 이루면서 물줄기를 에워싸고 있어 제법 아름답다. 특히 고석정부터 순담계곡까지는 그야말로 직벽의 협곡이라 땅 속으로 푹 꺼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리치면 곧 메아리가 울리고, 현무암 협곡답게 까만 벼랑에서 곧바로 쏟아지는 수많은 폭포들이 빚은 풍광은 이국적이다.

한탄강 래프팅 코스는 직탕폭포에서 군탄교에 이르는 17km의 구간 곳곳에 급류가 잘 배합되어 있다. A코스(직탕폭포~승일교 6km) 3시간 소요, B코스(승일교~순담계곡 5.5km) 2시간30분 소요, C코스(순담계곡~군탄교 5.5km) 2시간30분 소요, AB코스(직탕폭포~순담계곡 11km)는 4시간 소요, BC코스(승일교~군탄교 약 11Km) 4시간 소요, 한탄강 상류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ABC코스(직탕폭포~군탄교 17Km) 약 6시간 소요. 체험비는 AㆍBㆍC코스 각 2만5000원, ABㆍBC코스 각 4만원, ABC코스 5만원. 한탄강래프팅캠프(033-455-0454), 한탄강래프팅클럽(033-455-5441).

여행정보

●교통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정부 나들목→의정부→43번 국도→포천→영중→영북→신철원 < 수도권 기준 2시간 소요 >

●별미

한탄강엔 피라미ㆍ꺽지ㆍ마자ㆍ메기ㆍ빠가사리 등 30여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한다. 시원한 직탕폭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강가엔 폭포가든(033-455-3546) 등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잡고기매운탕 소(2~3인분) 3만원, 중(3~4인분) 4만원, 대(4~5인분) 5만원. 빠가매운탕 소 3만원, 중 4만원, 대 5만원.

●숙박

고석정 조망이 좋은 철원온천호텔(033-455-1234)은 국내 유일의 화산온천으로서 8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고석정이 보이는 노천탕이 인기가 있다. 래프팅 출발지인 순담계곡 근처에 한탄강민박(033-452-2006), 1캠프(033-452-7578), 2캠프(033-452-1711), 순담민박(033-452-535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