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혼자 잘난 척 할 수는 없다 [ 1 ]

august 의 軍史世界

 

두목 혼자 잘난 척 할 수는 없다 [ 1 ]

 

 

 

의외로 약한 놈

 

무협 또는 느와르 영화나 소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격투를 벌일 때 주인공 혼자 여러 명의 적들을 손쉽게(?) 무찌르는 내용입니다.  소설 삼국지를 보면 이런 뻥은 거의 신격화되는데, 적장만 죽으면 십만 대군도 순식간에 오합지졸로 변모하여 추풍낙엽처럼 도망가기 바쁜 존재로 변모합니다.  물론 당연히 말도 안 돼는 거짓말인데 무기에도 주인공처럼 상대를 일거에 압도할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 놈이 있습니다.  바로 항공모함입니다.

 

[ 이런 모습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합니다 ]

 

바다의 왕자라면 당연히 항공모함인데, 이 놈은 보유여부만으로도 적대국에게 상당한 위협을 안겨주는 전략적 병기입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포스와 달리 항공모함만큼 의외로 약 하디 약한 놈도 드믑니다.  비록 항공모함은 그 거대한 크기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고 탑재 된 함재기에 의한 무서운 공격력도 무섭지만, 자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 강력해 보이지만 항공모함 자체는 강한 무기가 아닙니다 ]

 

최강의 니미츠급 항모라 하더라도 각종 호위함정의 보호도 없이 보유한 함재기를 모두 날려 보내고 망망대해에서 혼자 항해하고 있다면 그것은 하이에나에 노출된 늙은 사자정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러한 경우는 없겠지만 만일 함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고속정 무리에게 위와 같이 무방비로 항모가 노출된다면 그것은 공룡의 최후와 같다고 보아야 합니다.

 

[ 호위세력에서 분리 된 항모는 하이에나에게 노출 된 늙은 사자일 뿐입니다 ]

 

때문에 항공모함은 자체 방어를 위한 강력한 방공용 함재기뿐만 아니라 수척의 호위함과 잠수함들에 의해서 2중, 3중으로 보호를 받는데, 미국의 1개 항모전단의 호위함 전력만 해도 어지간한 국가의 전체 해군력을 능가 할 만큼 대단합니다. ( 관련글 참조 ) 이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항공모함이 약하다는 의미로도 해석 됩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과 달리 마치 적들의 기습을 우려해 항상 부하들의 엄중한 호위를 받는 조직의 두목처럼 말입니다.

 

[ 사실 항모는 부하들의 보호 속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두목입니다 ]

 

이와 같이 항공모함은 누구나 보유하기를 원하지만 충분한 호위세력의 구축 없이 항공모함만 딸랑 거느릴 수는 없기 때문에 아무나 보유하여 운용 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아닙니다.  항모와 탑재기만도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지만 거기에 더해 항모전단을 구성하고 운용하기 위한 비용도 어마어마한데, 그것은 마치 조폭 두목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첫째 요건으로 주먹보다 자금력이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조직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돈인데 그것은 무기 체계도 마찬가지입니다 ]

 

현재 항공모함을 보유하여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브라질, 태국의 9개국인데 전통적인 군사강국들을 제외하면 이탈리아, 스페인은 NATO라는 우산아래서 인근 해역에 대한 보조전력적인 제해임무를 담당하기 위해서 항모를 보유하고 있고 인도, 브라질, 태국은 넓은 수역을 접한 자국의 지리적 환경 때문에 항모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 브라질의 항공모함인 사웅파울로 ]

 

이들 국가뿐만 아니라 과거에 항모를 보유하였던 국가라면 일본, 캐나다, 아르헨티나, 호주, 네덜란드가 있었는데 일본의 경우는 한때 세계 최강의 항모세력을 보유하였지만 패전국인 관계로 현재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에도 항모의 재 보유는 눈치를 보고 있고 여타 국가는 엄청난 유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항모보유를 포기한 경우 입니다.  그 외 잠재적인 항모보유 예상국으로 대외팽창을 노골화하는 중국이 있습니다.

 

[ 항모보유 야심을 숨기지 않는 중국 ]

 

이와 같이 과거 또는 현재 항모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은 꽤 있지만 충분한 호위함의 보호 하에 항모를 적국에 대한 필살의 무기로 운영하였던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러시아 정도를 제외하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단지 항모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 항모답게 운용하기가 그 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앞으로 한 가지 실전 사례를 들어 항모의 보유와 운용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

[출처] 두목 혼자 잘난 척 할 수는 없다 [ 1 ]|작성자 aug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