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덩신처럼 살고싶다

鶴山 徐 仁 2010. 7. 16. 13:16
 





덩신처럼 살고싶다

7월 16일 
 

 

                   늙어지면 몸도 마음도 약해지는가 보다. 
                   젊은 시절이었다면 불같은 성정으로 
                   참지 못했을 이런저런 일들을 접하면서도 
                   그냥 못본 채 지나치고 마는 게 많으니, 
                   어쩌면 이제는 늙었다는 핑게꺼리로 
                   비겁해져 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덩신처럼 사는게 
                   요즘은 자신이 일상으로 바라는 것이니  
                   이젠 정녕 그냥 덩신처럼 살고싶다. 
                   누구나 한 세월을 지나다 보면  
                   겉과 속이 다른 우리네 삶 속에서 
                   잘 살고, 못 산다는 것마져도 
                   도토리 키 재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스스로 상대적인 갈등에 빠지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그리 힘들지도  
                   그렇다고 늘 행복하지만도 않다는 것을 
                   누구나 자신의 체험으로 느낄 것이다. 
                   따라서, 세상사는 모두가 공평하지도 
                   항상 불공평하지도 않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고, 깨닫게 될 것이다. 
                   세상사 모두가 자신의 뜻대로 될 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아내의 곁에서 간병을 하다가 보니   
                   누구든지 건강을 잃어버리게 되면
 
                   자신의 모든 걸 잃는 것과 같다는 말을  
                   직접 체험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새 나이가 좀 들고 보니   
                   점점 자주 듣게 되는 얘기들 중에서 
                   지인들의 아픈 소식이 참 많은 것 같다. 
                   현재의 과정이 생노병사의 인생여정에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지고, 병드는 시기를 
                   거쳐가고 있는 때라 그런가 보다. 
                   그러나 인생은 한 번으로 지나친다지만
                   각자의 정신, 마음가짐에 따라서 
                   삶의 형태도 천태만상인 것이니 
                   이왕지사 다같이 한 생을 살 것이면 
                   어쨌던 잘 살다 가야 할 터인데 
                   나름대로 살아오다 뒤돌아 보노라면  
                   자신이 제대로 살아온 것인지 
                   아니면 잘 못 산 것인지도 혼돈스럽고  
                   분별의 기준마져 알 수가 없으니 
                   자신의 어리석음을 깊이 통감 할 뿐이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줏어 모운 
                   잡동사니 지식들에 힘입어 
                   요행히 지금 껏 살아오기는 했지만 
                   인생의 정도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니 
                   어리석고, 우둔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덩신처럼 살았으면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