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鶴山 徐 仁 2010. 5. 23. 11:31

 
   
   
  서정후 님께 드립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두레교회 자매 한 분이 “목사님 요즘 왜 이리 외로움을 탈까요? 외로워서 미칠 것만 같아요.” 하기에 일러 주었다.
 
“미치면 안 되지요. 외로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사람은 본래 외로운 겁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지요. 강아지나 토끼나 참새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살잖아요. 사람이니까 외로운 것입니다. 그리고 외로움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길이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길입니다. 사랑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렇게 일러 주면서도 속으로는 생각했다. “나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인데...”
땅 위에 사는 사람들 중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호승 시인이 외로움을 주제로 쓴 시가 생각난다. <수선화에게>란 제목의 시이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