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석류꽃과 시 모음

鶴山 徐 仁 2009. 7. 16. 11:08

 

 

 

 

 

 

 

 

 

 

홍일점(紅一點)은 ‘여럿 가운데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틈에 오직 하나뿐인 여자’.

‘여러 하찮은 것 가운데 단 하나 우수한 것’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의 ‘영석류시(詠石榴詩)’에 처음 나왔다.


萬綠叢中紅一點(만록총중홍일점)  

動人春色不須多(동인춘색불수다)   

온통 초록으로 물든 중에 빨간 꽃 한 송이

사람을 들뜨게 하는 봄빛이 그리 많을 필요가 있나


비가 안와 걱정했던 산행은 무사히 끝났다. 비록 마른장마라 덥기는 해도

어승생악 정상에서 장엄한 한라산 아래로 흐르는 구름의 장관을 볼 수 있었고

오다가 노리손이 오름에서의 조망 또한 볼 만하였다. 이 시각 아직 가뭄이 해갈

될 만한 비도 안 내리고 멈추었다. 내일 가파도 답사가 걱정이나 배가 못 뜨면

대체 답사지까지 정해 놓았으니 걱정 버리고 잠들어야겠다. 



 

♧ 석류꽃 - 나태주

     

들판은 이제

젖을 대로 젖은 여자

사타구니

까르르 까르르

개구리 알을 낳고

꽈리를 불 때

바람은 보리밭에서

몰려오고

담장 아래

석류꽃 핀다

옴마, 징한 거

저 새빨간 피 좀 봐

흰 구름은 또 장광 너머

엉덩이 까 벌리고

퍼질러 앉아

뒷물하느라

눈치도 없고

코치도 없네.



 

♧ 석류꽃 - 오세영


짓밟혀도

순결만은 지킨다는 것이냐

마른하늘의 날벼락 맞아

육신은 지금 땅에 떨어졌다만

아니다.

정신까지 더럽힐 순 없는 것,

광란의 여름은 가고

오늘 나는 보았다.

마른 가지 그 꽃잎 진 자리

석류 한 알 푸른 하늘을 향해서

하얀 이 드러내

비웃고 있음을

마음에 없는 것은 또한

하늘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



 

♧ 석류꽃 - 이해인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화인火印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황홀하여라

끌 수 없는

사랑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꽃으로 타고 있네



 

♧ 석류꽃엔 눈물샘이 있다 - 박백남


 우리 집 뒤란에 홀로 서 있는 석류나무, 생전의 어머니 같다 서까래로도 쓰이지 못한 그 가냘픈 몸매, 자식 낳듯 세상에 초록 꿈 풀어 지붕을 만들던 힘은 흙에서 밤새 길어온 물이다 그 물은 석류잎사귀에 반짝이는 이슬이 아니라 석류꽃이다 물동이 머리에 이고 황톳길 언덕을 힘겹게 넘어서며 얼굴 붉히던


 그대 그리다 눈시울 붉어지듯 석류꽃 다시 피고, 초록 이파리에 이슬 떨어지듯 석류꽃 지고, 눈썹처럼 파르르 떠는 꽃잎 진 자리, 그곳에 석류알 그렁그렁 맺혀들어 가슴 깊이 빛나던 햇살 햇살들


 그대 눈빛처럼 무척 따스하다 따순 눈빛에 비로소 가슴 맑게 틔여 세상을 바라다보니 내 가슴속 알알이 맺힌 석류알


 도저히 석류알을 깨물지 못하겠다


 

석류(石榴) - 진의하


하룻길 저문 서녘

노을도 핏빛인데,


한 생명 키운 꿈

그 가슴속

뭉클뭉클 응어리 진

핏빛이네.


주홍빛 보드라운 꽃잎

한 여름 용광로 속에서

얼마를 요동치며 견디었던가?


혼신에 생채기 진

저 피맺힌 산고(産苦)

망울망울 미어지는

어미의 가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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