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스크랩] 자결(自決)과 유서(遺書)

鶴山 徐 仁 2009. 6. 1. 09:29

 

매천(梅泉) 황현(黃玹)의 절명시(絶命詩)


亂離滾到白頭年   난리를 겪다보니 백두년(白頭年)이 되었다.

幾合捐生却未然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다.

今日眞成無可奈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오늘

輝輝風燭照蒼天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蒼天)에 비친다.


妖氣掩翳帝星移   요망한 기운에 가려져 제성(帝星)이 옮겨짐에

九闕沈沈晝漏遲   구궐(九闕)은 침침하여 주루(晝漏)가 더디다.

詔勅從今無復有   이제부터 조칙(詔勅)을 받을 길이 없음에

琳琅一紙淚千絲   아름다운 한 조서에 천가닥 눈물이 흐르네


鳥獸哀鳴海岳頻   새와 짐승도 슬피 울며 산천도 찡그리는데

槿化世界已沈淪   근역(槿域) 삼천리 강산은 이미 침륜(沈淪)되었다.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등불 아래 책을 가리고 천고를 회상할 때

難作人間識字人   인간으로 선비 노릇하기 정히 어렵네. 


會無支廈半椽功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조그마한 공도 없었으니

只是成仁不是忠   단지 인(仁)을 이룰 뿐, 충(忠)은 아닌 것을

止竟僅能追尹穀   겨우 능히 윤곡(尹穀)을 따르는 데 그칠 뿐

當時愧不躡陳東   당시의 진동(陳東)을 밟지 못함이 부끄럽네.

 

1910년 매천(梅泉) 황현(黃玹)이 지은 칠언절구 4수이다. 경술국치를 당하여 더덕술에 아편을 타 마시고 자결하면서 남긴 시이다. 황현은 종사(宗社)가 망하는 날 사대부들이 직분을 다하지 못하여 종사를 망쳐 놓고도 자책할 줄 모른다고 통탄하였다.


"나는 벼슬하지 않았으니 죽음으로써 지켜야할 의리는 없다. 다만 국가가 선비를 기른 지 오백년이 되었는데도 나라가 망한 날에 한 사람도 죽는 자가 없다면 어찌 통탄할 노릇이 아니겠느냐? 나는 위로는 하늘이 준 떳떳한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고, 아래로는 평소에 읽은 글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니 아득히 긴 잠을 잔다면 참으로 통쾌할 것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

 

 

충정공(忠正公) 민영환(閔泳煥)의 유서(遺書)


嗚呼

國恥民辱 乃至於此 我人民 將且殄滅於生存競爭之中矣.

夫要生者 必死 期死者 得生 諸公 豈不諒只 泳煥 徒以

一死 仰報皇恩 以謝我二千萬同胞兄弟 泳煥 死而不死

期助諸君於九泉之下 幸我同胞兄弟 益加奮勵 堅乃志氣

勉其學問 決心戮力 復我自主獨立 則死子當喜笑於冥冥

之中矣.


오호라,

나라의 수치와 백성의 욕됨이 바로 여기에 이르렀으니,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 경쟁하는 가운데에 모두 멸망하려 하는도다.

대저, 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기를 기약하는 자는 삶을

얻을 것이니, 여러분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 영환은 다만 한 번

죽음으로써 우러러 임금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이천만 동포형제에게

사죄하노라. 영환은 죽되 죽지아니하고, 구천에서도 여러분을 돕기를

기약하니, 바라건대 우리 동포 형제들은 더욱 더 분발 하여 힘쓰기를

더하고 그대들의 뜻과 기개를 굳건히하여 학문에 힘쓰고, 마음으로

단결하고 힘을 합쳐서 우리의 자주독립을 회복한다면, 죽은 자는

마땅히 저 어둡고 어두운 죽음의 늪에서 나마 기뻐 웃으리로다

 

 

 

청와공(靑蛙公) 노무현의 유서(遺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노무현의 유서 어디에도 국가와 국민에 대한 말은 없다. 명색이 한 국가의 대통령이었다면 나라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 한마디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입만 벌리면 국가와 민족을 부르짓더니 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생계가 곤란해서 겨우 돈 600만불+1억짜리시계2개 먹은걸 가지고 도적넘으로 모는 인정머리 없는 남쪽 민족들이 미워서 말하기 싫었다면 5년 내내 신경써온 북쪽 민족들에게라도 한마디 했어야 옳지 않을까? 평소에 신세진 사람들 또 감빵에 들어가 있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 고통만 염려했으니 너무 이외가 아닌가? 온 나라를 이렇게 시끄럽도록했는데 "미안해하지 마라"는 말은 뭔 말이며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해탈(解脫)한 선승(禪僧)의 경지를 말하면서 하찮은 돌덩이, 비석 하나를 남기란 말은 또 무엇인지? 굳이 돌에다 새기지 않더라도 기상천외, 기기묘묘한 그대의 언행은 길이 남을 텐데.... 살아서 사람을 놀리더니 죽어서도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구려!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동기회
글쓴이 : 주재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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