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 신영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지우고 또 지우며,
그 깊은 사랑에 눈물 고입니다
쌓이고 또 쌓여 갚지 못한 빚,
하나도 갚지 못한 빚입니다
시간도 남겨주지 않으시고 떠나신
당신께 너무도 큰 빚을 지었는데
이 빚을 언제 갚으리까.
지금쯤,
당신의 무덤 가에는
초록의 잔디
이른 새벽의 이슬을 담고
오월의 햇살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겠지요
노란 민들레 홀씨들 몸을 섞어 꽃을 피우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두둥실
바람이 실어다가 주는 너울춤으로
봄바람의 덩실덩실 춤이 한참일 테지요
어떠신가요?
지낼 만 하시던가요?
사랑하는 남편 곁에 누워 계시니
행복하시던가요?
가끔은 막내딸 그리워
두 분이 곱게 차려입고 마실을 하시련만
고운 아버지의 사랑이
따뜻한 어머니의 그 품이 그리워
밤을 뒤척이며
잠을 흔들어 깨우는 여러 날,
다녀가신 날일 겝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뼈 속에 사무치도록 남은 그리움
살갗에 물든 당신의 그 이름을….
몹시도 그리운 이름
당신의 이름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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