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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강경·과잉 매도 현실 서글퍼…준도심테러 재발 안돼"

鶴山 徐 仁 2009. 2. 10. 17:06

김석기 "강경·과잉 매도 현실 서글퍼…준도심테러 재발 안돼"
[김석기 청장 사퇴기자회견 전문]
"한 경찰 후배의 절규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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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참사사건에 대한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연합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0일 “용산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이 절대로 불법 앞에 무릎 꿇어서는 안 된다는 조직 내외의 요구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저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청장은 “저의 사퇴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앞서 “이번 용산 철거 현장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슬픔에 잠겨 있을 가족 여러분에게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숭고한 경찰의 사명을 다하다 꽃다운 나이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고 김남훈 경사를 생각하면 참으로 비통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어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극렬한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였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 한복판에서 화염병과 벽돌, 염산병이 무차별로 날아들어 건물이 불타고 교통이 마비되는 준도심테러와 같은 불법행위가 더 이상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사회에서 폭력은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 없고, 어떤 이유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이 극복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정의 실현 보다는 목전의 정치적 이익과 정략적 판단에 따라 여론몰이 식으로 경찰을 비난하고, 불법 폭력의 심각성 보다 경찰의 과오만을 들춰내는 비이성적 습성을 하루빨리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나약하고 눈치보는 경찰의 모습으로는 시민의 안녕을 지킬 수 없으며, 법질서 확립도 기대할 수 없다. 경찰이 이유없이 매 맞거나 폭행당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경찰의 자존심과 명예를 국민 여러분이 지켜줘야만 경찰도 국민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이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치안정감)과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등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현재로선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김석기 청장 일문일답]

-자진사퇴는 언제쯤 결심했나?

"화재사고 발생 직후부터 고심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도 그런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 미리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보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통해 객관적인 진상이 모두 밝혀진 뒤에 사퇴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청와대에 보고는 했는지?

"어제 저녁에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청와대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가?

"고위 공직자로서 순수한 개인적인 판단이다."

-대통령께서 원칙을 지킨다고 누차 강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끝까지 원칙을 지켜 주시고 경찰의 사기를 위해 도와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찰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화재사고 이후 정말 많은 경찰 선배 및 동료들로부터 격려와 성원의 글을 받았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경찰의 공권력 투입은 불가피했고 정당하게 법집행한 만큼 경찰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혀달라는 요구가 전국 경찰관들로부터 봇물을 이뤘다. 특히 '법과 원칙, 소신은 처음부터 우리 경찰의 몫이 아니었나 봅니다'라는 어느 후배의 절규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청장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해 조금도 동요하지 말고 오직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 줬으면 좋겠다."

-아쉬움은 없나?

"'불법에는 강한 경찰, 선량한 시민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경찰'을 만들어 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이제야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무척 아쉽다. 그 힘든 과제를 후배들에게 모두 미루고 떠나가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후배들이 더 빨리, 더 훌륭하게 그 꿈을 이뤄 주리라고 믿는다."

-어제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에서 작적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한데 대해 동의하나?

"작전을 지휘한 현장 지휘관들이나 참가한 경찰관과 전의경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늘 중으로 고 김남훈 경사의 묘역(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경찰특공대에 들러 대원들을 위로 격려할 계획이며, 모레 쯤 퇴임식을 할 예정이다. 이후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경찰이 내 인생의 전부였고 경찰제복을 입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경찰관 생활하느라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경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정리해 보려한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사퇴 기자회견 전문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먼저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이번 용산 철거 현장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에 잠겨 있을 가족 여러분에게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숭고한 경찰의 사명을 다하다 꽃다운 나이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고 김남훈 경사를 생각하면 참으로 비통하기 그지 없습니다.

조직의 상사로서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지금도 가슴이 메어집니다. 이와 같은 희생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국민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15만 경찰 동지 여러분!

저는 오로지 ‘경찰이야말로 진정 나의 인생’이라는 신념과 철학으로 30여년 동안 경찰생활을 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법과 원칙이 바로 선 국가로 만들고픈 일관된 ‘꿈’을 키워왔습니다.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후, 저의 온 몸을 던져서라도 그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이번 용산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지난 ‘용산화재사고’이후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비난에 앞서 정당한 법 집행을 한 경찰에 대한 책임만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공권력이 절대로 불법 앞에 무릎 꿇어서는 안 된다는 조직 내외의 요구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저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어떠한 궂은 일도,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소임을 완수해 온 15만 경찰동지 여러분에게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사퇴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어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극렬한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였습니다.

수도 한복판에서 화염병과 벽돌, 염산병이 무차별로 날아들어 건물이 불타고 교통이 마비되는 준도심테러와 같은 불법행위가 더 이상 재발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사회에서 폭력은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수 없고, 어떤 이유로도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자신들의 의사를 불법과 폭력으로 관철시키려는 구태가 과연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선진일류국가 도약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질서가 바로 서야 국민의 안전도, 인권도, 민주주의도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이 극복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정의 실현 보다는 목전의 정치적 이익과 정략적 판단에 따라 여론몰이 식으로 경찰을 비난하고, 불법 폭력의 심각성 보다 경찰의 과오만을 들춰내는 비이성적 습성을 하루빨리 타파해야 합니다.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에게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믿어주셔야 합니다. 나약하고 눈치보는 경찰의 모습으로는 시민의 안녕을 지킬 수 없으며, 법질서 확립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이유없이 매 맞거나 폭행당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경찰의 자존심과 명예를 국민 여러분이 지켜주셔야만 경찰도 국민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습니다.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고 국법질서를 수호하는 것이 경찰의 존재이유이자 사명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법질서 확립은 분명 경찰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의지를 가지고’ 실천할 때 가능합니다.

여러분의 뒤에는 고 김남훈 경사와 같이 국민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는 언제라도 목숨을 바쳐 소임을 완수하고자 하는 15만 경찰이 있습니다.

항상 경찰을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든든한 경찰가족들을 믿고 저는 떠나겠습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을 가슴 깊이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거듭,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순직하신 고 김남훈 경사와 금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10일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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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0일 “용산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부 민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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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10 11:01 / 수정 : 2009.02.10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