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불도저식 재개발의 종언

鶴山 徐 仁 2009. 2. 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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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식 재개발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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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재개발 정책 목표는 신속하게 노후 주택을 헐어내고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 대규모 재개발의 기폭제가 된 것은 1988년 올림픽.

  • 당시 정부는 올림픽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발전된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해

  • 대대적인 재개발사업을 벌였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재개발 사업을 벌이고

  • 낡은 주택을 가리기 위해 대로변에 초대형 간판을 세우는 해프닝을 벌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제 외국인에게 감춰야 할 정도의 달동네는 거의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불도저식 재개발'에 집착하고 있다.

  • 그래서 지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멀쩡한 건물까지 헐어내고 있다.

  • 재개발 갈등으로 6명의 사망자를 낸 용산 참사도 불도저식 개발이 원인의 하나이다.

  • 야당에서는 용산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진정 국정조사가 필요한 것은

  • '한국식 재개발 방식' 그 자체이다. 수천수만 가구의 주택을 한꺼번에 밀어내고 아파트를 짓는

  • 불도저식 재개발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

  • 한국식 재개발은 서울 풍경을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고층 아파트로

  • 바꿔 놓았지만 부작용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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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소형주택 등 저렴한 주택이 대거 사라졌다. 서울시 조사 결과, 재개발로 인해

  • 전용면적 60㎡이하 주택 비율이 63%에서 30%로 줄었고 재개발 전에 83%였던

  • 전세가 4000만원 이하 주택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1인 가구나 소득이 없는

  • 고령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살 만한 주택들은 마구 헐리고 있다.

  • 또 아파트 일색의 재개발은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전국 어디를 가나

  •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만 들어서다 보니 지역의 특성과 문화가 숨쉴 공간이 없다.

  • 서울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강변을 개발하고 디자인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 아파트만 가득 찬 서울이 매력 있는 도시가 되기는 어렵다. 대규모 철거와 이주에 따른

  • 전세난과 집값 급등 현상도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 재개발을 해도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세입자뿐만 아니라 집주인조차도 뉴타운 등

  •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 탓에 선진국들은 주택공급 위주의 재개발 정책에서 도시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 도시재생(再生) 정책으로 전환,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개발방식은 '철거형'에서

  • 주민들이 대부분 거주하면서 순차적으로 건물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하는

  • '리모델링형'으로 바뀌고 있다. 대규모 철거에 따른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지역의 특징과 문화를

  •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술가 주도의 재개발 방식도 유행이다. 정부가 낙후지역에

  • 미술관·작업실 등 예술 관련 공공시설을 지어 예술가들을 유인한다. 예술가들로 인해 갤러리 등

  • 연관 업체들도 몰려 상업이 활성화되고 관광지로도 발전한다. 또 정부가 재개발 사업에

  •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계획단계부터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도록 해

  • 갈등을 예방하고 에너지 절감형 주택·고령자 주택·저소득층 주택을 짓도록 유도한다.

    앞으로 3~4년간 서울에서만 20만 가구 이상이 재개발될 예정이다. 용산 참사가 아니더라도 서울이

  • 경쟁력 있고 매력적인 도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재개발 방식에

  • 대한 반성과 재검토가 필요하다.
                                          

  • - 차학봉·산업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