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가 남긴 말 중에 “知者不言, 言者不知”란 말이 있다. “아는 사람은 말이 없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들 중에는 알고 말하는 사람, 알고 말하지 않는 사람, 모르고 말하는 사람, 모르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노자 자신은 알고 말한 사람이었으면서, 알고서도 말하지 않는 사람이 더 바람직스럽다고 하였다. 흔히 하는 말에 “하늘은 말이 없다”는 말도 있다. 진정으로 넓고 깊은 세계로 들어가면 말이 없어지게 된다. 요즘 세상이 몹시 시끄러운 것은 제대로 모르는 사람, 서투르게 아는 사람,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말들을 너무 많이 하기에 시끄러워지게 된다.
필자는 올 해로 39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목회의 햇수가 늘어나면서 나 자신에 대하여 민망함을 느끼는 때가 자주 있다.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민망함이다. 나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목사들은 말하여야 하는 시간이 너무나 많다. 예배 자체가 많을 뿐아니라 각종 모임에서 말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준비되지 않은 채로 말을 하여야 할 경우도 있고, 말을 하기 싫음에도 어쩔 수 없이 말을 하여야 하는 경우까지 있다.
예로부터 수행자(修行者)들은 말을 아낌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았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수행의 과정은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수행과정에는 침묵수행이 반드시 뒤따른다. 입을 닫고 말을 아낀 체 내면의 세계로 깊이 침잠하는 것이다. 불교의 산사(山寺)에서도 물론 그러하지만 기독교에서도 수행과정에서는 침묵수행이 필수과정이다. 비단 수행자들의 경우에서만이 아니라 세간(世間)에서 살아가는 누구든지 말을 아끼고 침묵하는 가운데 내면세계의 성숙과 평화를 추구하고 누림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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