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YS 맏사위 집 ‘포클레인 습격사건’ [중앙일보]

鶴山 徐 仁 2009. 1. 21. 00:11

괴한 32명 한밤 철문·담장 부수고 2시간 난동
“유엔 금융수사단이다, 숨겨둔 비자금 내놔라”
책 보따리를 돈뭉치 오인 … 돈 안 나오자 폭행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사위가 사는 전원주택에 괴한 32명이 포클레인으로 철문을 부수고 난입, “비자금을 내놓으라”며 두 시간 동안 난동을 피우다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1일 0시30분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YS의 맏사위 이모(60대)씨의 2층 집에 군복과 검정 옷을 입은 괴한 32명이 포클레인 석 대를 동원해 정문과 담벽을 부수고 침입했다. 괴한들은 사전에 전화선을 끊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당시 집에는 이씨와 이씨의 가정부만 있었고 부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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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들은 이씨에게 “우리는 ‘유엔 국제금융수사단’으로 특수 업무 집행 중”이라며 “YS의 비자금을 찾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어 지하실로 내려가 보따리에 쌓여 있던 책더미를 마구 뒤졌다. 포클레인으로 집안 마루도 뜯어냈다. 그러나 비자금이 나오지 않자 이씨를 때려 코뼈를 부러뜨리고, 이씨의 지갑을 뒤져 10만원짜리 수표 세 장과 이씨가 YS와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빼앗았다.

괴한들은 이 집을 관리하고 있던 사설 경비업체 직원의 신고로 별장 주변에서 모두 붙잡혔다. 근무를 서고 있던 사설 경비업체 직원이 이씨 집에서 무단 침입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자 출동한 뒤 112에 신고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비업체 직원은 경찰에서 “당시 별장 외곽 경비를 서고 있던 괴한들이 ‘우리가 하는 일은 의로운 일이다. 이 일을 시킨 곳은 유엔이어서 청와대도 우리를 막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군인 출신이 주동자=경찰 조사 결과 괴한들은 육군 준위 출신 김모(54)씨를 포함한 주동자 4명과 아르바이트생 28명으로 구성됐다. 주동자들은 “정부 일을 하게 된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을 일당 20만원을 주고 모집했다. 이들은 별장에 침입한 뒤 두 조로 나뉘어 한 조는 지하실을 뒤졌고, 나머지는 집 외부 경비에 나서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씨 집에 비자금을 보관 중인 지하 벙커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범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경기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이들이 밝힌 유엔 국제금융수사단은 있지도 않은 유령 단체”라며 “주동자들은 모두 사기 전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 등 주동자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달아난 배모(51)씨 등 5명의 행방도 쫓고 있다.

◆“정치적 배후 있다”=YS의 한 측근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여름 현재의 자리에 있던 20~30년 된 단층 집을 고쳐 최근 새 집으로 옮겼다고 한다. 미국을 근거로 동남아에서 사업을 해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사업을 정리해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귀국했다. 이 측근은 “새 집을 짓기 위해 지하에 있던 많은 책을 이민 보따리에 싸 컨테이너에 옮기고 다시 새 집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이 책들이 돈다발으로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경찰이 괴한들의 범행 직후 1차로 이씨 집에 출동했으나 ‘유엔 운운하며 다 날리겠다’는 말에 처음엔 철수했었다”며 “폭행을 당하던 이씨가 괴한들이 담배를 피우는 사이 비상벨을 눌러 두 시간 만에 경찰기동타격대가 2차 출동해 점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인들이 ‘돈 나오면 YS는 끝장이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배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원=정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