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스크랩] 비 목 / 숨은 이야기

鶴山 徐 仁 2008. 6. 7. 20:35

 

 

 
 
 
 
 
비목 - 그 숨은 이야기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녘에
비바람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머어언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옛날 천진수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40년 전 막사 주변의 빈터에 호박이나 야채를 심을 양으로 조금만 삽질을 하면
여기 저기서 뼈가 나오고 해골이 나왔으며
땔감을 위해서 톱질을 하면 간간히 톱날이 망가지며 파편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순찰삼아 돌아보는 계곡이며 능선에는
군데군데 썩어빠진 화이버며 탄띠 조각이며 녹슬은 철모 등이 나딩굴고 있었다.
실로 몇개 사단의 하고 많은 젊음이 죽어갔다는 기막힌 전투의 현장을 똑똑히 목도한 셈이었다.

그후 어느날 나는 그 격전의 능선에서 개머리판은 거의 썩어가고
총열만 생생한 카빈총 한 자루를 주워왔다.

그러고는 깨끗이 손질하여 옆에 두곤 곧잘 그 주인공에 대해서 가없는 공상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쟁 당시 M1 소총이 아닌 카빈의 주인공이면 물론 소대장에 계급은 소위렸다.
그렇다면 영락없이 나같은 20대 한창 나이의 초급장교로 산화한 것이다.
일체가 뜬 구름이요, 일체가 무상이다.
처음 비목을 발표할 때는 가사의 생경성과 그 사춘기적 무드의 치기가 부끄러워서
"한일무"라는 가명을 썼었는데 여기 一無라는 이름은 바로 이때 응결된 심상이었다.

이렇게 왕년의 격전지에서 젊은 비애를 앓아가던 어느날,
초가을의 따스한 석양이 산록의 빠알간 단풍 의 물결에 부서지고
찌르르르 산간의 정적이 고막에 환청을 일으키던 어느 한적한 해질녘,
나는 어느 잡 초 우거진 산모퉁이를 돌아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며
문득 흙에 깔린 돌무더기 하나를 만날 수 있었 다.

필경 사람의 손길이 간 듯한 흔적으로보나 푸르칙칙한 이끼로 세월의 녹이 쌓이고
팻말인 듯 나딩구는 썩은 나무등걸 등으로 보아 그것은 결코 예사로운 돌들이 아니었다.


그렇다.

그것은 결코 절로 쌓인 돌이 아니라 뜨거운 전우애가 감싸준
무명용사의 유택이었음에 틀림없다.

어쩌면 그 카빈총의 주인공, 자랑스런 육군 소위의 계급장이 번쩍이던
그 꿈많던 젊은 장교의 마지막 증언장이었음에 틀림없다.

이제 이야기가 여기쯤 다다르고 그때 그시절의 비장했던 정감이 이쯤 설명되고 보면
비목 같은 간단한 노래가사 하나쯤은 절로 엮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감성적 개연성을 십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정이 남달라서도 아니요, 오직 순수하고 티없는 정서의 소유자였다면
누구나가 그같은 가사 하나쯤은 절로 빚어내고 절로 읊어냈음에
틀림없었을 것이 그때 그곳의 숨김없는 정황이었다.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되어 쌓였네


이렇게 해서 비목은 탄생되고 널리 회자되기게 이르렀다.

오묘한 조화인양 유독 그곳 격전지에 널리 자생하여 고적한 무덤가를 지켜주던
그 소복한 연인 산목련 의 사연은 잊혀진 채 용사의 무덤을 그려본 비목만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한 셈이며 지금도 꾸준히 불려지고 있다.



비목에 얽힌 일화도 한두가지가 아닌데,
가사의 첫 단어어인 "초연"은 화약연기를 뜻하는 초연(硝煙)인 데,
"초연하다" 즉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오불관언의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한때는 비목(碑木)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에 없는 말이고 해서
패목(牌木)의 잘못일 것이라는 어느 국 어학자의 토막글도 있었고,
비목을 노래하던 원로급 소프라노가 "궁노루산"이 어디 있느냐고 묻기도 한 일이 있었다.

궁노루에 대해서 언급하면,
비무장지대 인근은 그야말로 날짐승, 길짐승의 낙원이다.

한번은 대원들과 함께 순찰길에서 궁노루 즉, 사향노루를 한마리 잡아왔다.

정말 향기가 대단하여 새끼 염소만한 궁노루 한마리를 잡았는데
온통 내무반 전체가 향기로 진동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고
그날부터 홀로 남은 짝인 암놈이 매일 밤을 울어대는 것이었다.

덩치나 좀 큰 짐승이 울면 또 모르되 이것은 꼭 발바리 애완용 같은
가녀로운 체구에 목멘 듯 캥캥거리며 그토록 애타게 울어대니
정말 며칠 밤을 그 잔인했던 살상의 회한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더구나 수정처럼 맑은 산간계곡에 소복한 내 누님 같은 새하얀 달빛이
쏟아지는 밤이면 그놈도 울고 나도 울고 온 산천이 오열했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이란 가사의 뒤안길에는
이같은 단장의 비감이 서려 있는 것이다.


6월이면 반도의 산하는 비목의 물결로 여울질 것이다.

그러나 우직한 촌놈기질에 휴가나와 명동을 걸어보며 눈물짓던
그 턱없는 순수함을 모르는 영악한 이웃,
숱한 젊음의 희생위에 호사를 누리면서 순전히 자기탓으로 돌려대는
한심스런 이웃 양반, 이들의 입장에서는 비목을 부르지 말아다오.

시퍼런 비수는커녕 어이없는 우격다짐 말 한마디에도
소신마저 못펴보는 무기력한 인텔리겐차, 말로만 정의,
양심, 법을 되뇌이는 가증스런 말팔이꾼들,
더더욱 그같은 입장에서는 비목을 부르지 말아다오.


 
 
 
 
글 / 작사가 한명희(韓明熙)
곡 / 장일남
노래 / 메조 소프라노 백남옥




호국의 달, 6월 / 윤인환 ♣ 

이제야 알것다!
 
6월의 온 산하가 푸르러도
서있는 이땅이 붉은 것은
어둠속에서,
골짜기에서,
금수강산 지키려 장렬히 산화한
내 동포의 핏빛인것을
 
 
이제야 알것다!
 
6월의 맑던 하늘에 태풍 몰려와
우르릉 쾅쾅 울부 짖으며
외솔나무,
느티나무,
곁가지 흔드는것은
내 동포의 서러움이 허공에 아직도 남아 있슴을
 
 
이제야 알것다!
 
담장너머 줄장미가
하나,둘,
6월에 피는것은
" 조국아 일어나라!  태양처럼 붉게 붉게 세계 속에 빛나라 "는
내 선조,
선조 영령들의,
조국애에 피끓는 염원이
한반도 골목마다 환생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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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재경동기회
글쓴이 : 권영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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