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신처럼 살고싶다
5월 18일
가까이에 또래의 도우들 전연 없이 홀로 지낸다는 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힘들 게 느껴진다.
오늘 누군가는 내게 이런 애길 들려주었다.
남방의 수도 스타일은 주로 혼자서 하는 데 ,
북방은 그와 반대로 모여서 함께 하는 것이라고,
나도 섣불리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얘긴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느끼는 건, 자연과 가까이 하는 수도생활은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사람들이 함께 수도하는 것에는,
더구나 연령계층이 너무 차이가 많은 경우에는 나름대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아들이나 손자뻘과 함께 하는 수련생활이니
본질적 수련의 틀이 어디까지 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 가운데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을 경험한 범주는 고사하고, 보는 시야의 범위조차도
엄청 차이가 나고 있으니, 어찌 간단한 문제라고 할 것인가!
마음을 열어라, 비우라는 요구를 자주 듣고 있지만,
비단 끝없는 욕구와 탐욕에 휩쌓여 있지는 않다고 해도
어디 말처럼 쉽게 실천이 되는 가 말이다.
이기심의 소치도 아니요, 욕망에서 오는 갈등도 아닌데
세대 차이가 큰 사람들이 24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
이만하게 지탱할 수 있는 것만도 수련하는 덕인 가 싶다.
그리고 한 학기 마치고, 두 학기에 접어들었다 보니
처신하는 요령도 어느 정도 터득은 된 것 같다.
그냥 알아도 모른 채, 모르면 모르는대로 지나치면서
이번 학기를 보내고, 다음 학기만 지나면
새로운 도전의 1단계 목표는 성취하게 될 것이다.
다음 단게는 다음에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처음 도전의 꿈을 안고 시작할 때에 비하면
여러면에서 심신이 많이 피곤하고 지치는 기분이다.
물론, 문제의 대부분은 스스로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것이나
홀로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제약이 있는 한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기에,
자신만의 생활패턴과 수준을 설정해서 지낼 수밖에 없다.
이곳에 머물며 수련할 날도 따지고 보면, 6개월 정도이니,
그럭저럭 세월 속에 금방 지나칠 것으로 생각한다.
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님이 떠날 수밖에 없으니,
이런들 어찌하며, 저런들 어찌 하겠는 가!
언제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그 기대수준이나 성취에 대한 만족감이라는 것도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니 지헤롭게 대처해야만 할 것이다.
다른 이들이 나와 같지 않음을 탓하기보다는
그냥 나와 다를 뿐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깊은 상념 속에서 헤매이며 속상하지 말고
가볍게 보고, 가벼이 넘기면서
남은 날을 아무쪼록, 지혜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생활지침을 스스로 설정하고, 체득하여
남은 날을 무난하게 지날 수 있기를 다짐한다.
명상곡 : 무애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