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이해인

鶴山 徐 仁 2008. 5. 3. 22:30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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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구름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나는 세월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살아 있는 날 엔 항상 
      하늘이 열려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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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 수녀 이해인 님 "두레박"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