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길/윤동주

鶴山 徐 仁 2008. 4. 27. 15:46

        길(路) / 詩 윤동주




        詩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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