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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친이계의 좌장격이었던 이 의원과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온 이 사무총장은 여권내 실세중 실세.
따라서 이들의 부재는 여권내 ‘파워’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에게 급격히 쏠리는 현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부의장은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한계로 인해 ‘상왕(上王) 정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행보 하나하나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 부의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역할보다 ‘물밑 조정자’로서 여권내 대소사를 관장할 것으로 보이지만,만일 문제가 생길 경우엔 대통령의 친·인척이란 점이 표적이 될 것이란 점은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도 친형이 ‘과반 여당’의 최고 실력자라는 점은 국정 운영 과정에서 부담이 되지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가장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이재오 의원의 낙선은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부에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극심한 당권경쟁을 불러올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6선 의원으로 탄생한 정몽준 최고위원과 4선의 홍준표·안상수·남경필 의원,3선인 박진·임태희·원희룡 의원 등 친이계 중진들이 대거 당권에 도전해 혼전을 벌일 가능성이 적지않다.
현재 여권내 기류는 차기 당 대표를 정 최고위원에게 맡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쪽이 강하다.
박희태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정 최고위원의 차기 대표 가능성에 대해 “객관적으로는 그런 여건이 형성됐다고 본다”고 말했고,한 여권 핵심 인사는 “4선 의원들보다는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권을 맡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고 말했다.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당내에 워낙 뿌리가 없어 대표에 당선되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두언 의원도 재선 의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수도권 공천자 54명과 함께 ‘이상득 불출마’를 공개 요구하는 등 이 부의장과 각을 세우는 것은 물론,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를 향해서도 비판적 조력자의 입장을 취해온 만큼 ‘생육신’으로 명명했던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어떤 정치적 그림을 만들어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압승 분위기 속에 당시 ‘생육신 55인’도 다수가 원내에 입성했다는 점은 정 의원의 향후 행보를 더욱 주목케 한다.청와대에서도 최근 그에게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당분간 서울을 떠나 머리를 식힐 것으로 알려졌고,당직 사의를 표명한 이방호 사무총장도 “며칠간 쉬었다 오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원외 대표를 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가능성 제로’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대신 그가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던 만큼 당분간 잊혀진 채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다 입각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