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고도원의 아침편지

鶴山 徐 仁 2008. 2. 9. 11:27


만년설산(萬年雪山)



히말라야 설산이
이렇게까지 눈부실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길가의 작은 마을들을 둘러싼 앞산과 뒷산이
세상 끝에 닿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거대한 구름은 가만히 멈춰 있지 않고,
시퍼런 하늘과 은빛까지 나는 순백의 설산을
거침없이 넘나들고 있다.


- 유성용의《여행생활자》중에서 -


* 그 눈부신 히말라야 설산의 모습을
지난번 '샹그릴라-티벳 명상여행'에서 보았습니다.
순백의 태고적 순수함 그대로, 지금껏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처녀봉 그대로, 상서로운 기운을 품고 있었습니다.
천년 만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순백의 순수함...
사람의 내면도 그와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  


- 조병준의《따뜻한 슬픔》중에서 -


* 지독히도 춥고 궁핍했던 어린 시절,
오돌오돌 떠는 아들의 언 몸을 녹여주기 위해
품에 가득 안아주던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합니다.
언 몸이 따뜻이 풀려 스르르 잠들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슬픔도 추위를 이겨내는 이치와 같습니다.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슬픔도 누군가와 함께 기대고 부비면
조금씩 조금씩 따뜻하게 녹아내립니다.

 

 

 

삼전도(三田渡) 치욕의 길


(이조판서)최명길이 말했다.
"제발 예판(예조판서)은 길, 길 하지 마시오.
길이란 땅바닥에 있는 것이오. 가면 길이고
가지 않으면 땅바닥인 것이오."
(예조판서)김상헌이 목청을 높였다.
"내 말이 그 말이오. 갈 수 없는 길은 길이 아니란 말이오."


- 김훈의《남한산성》중에서 -


* 조선 임금(인조)이 걸어간 삼전도(三田渡) 항복의 길,
그 치욕의 길을 놓고 신하들의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결코 옛날 일로만 흘려버릴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역사의 길은 언제나 여러 갈래입니다. 그렇지만
자기 우물 안에 갇혀 바깥 세상을 보지 못하면
새 길을 낼 수 없고, 새 길을 내지 못하면
부끄러운 역사의 옛길을 다시 밟게 됩니다.

 

 

 

영혼의 빛


먼저 눈을 감고 몸의 긴장을 풀라.
자신의 육체를 영혼의 빛이 감싸고 있다고 상상하라.
그런 다음 숨을 내쉬면서 그 빛을 그대의 몸 안으로
불러들이고, 호흡을 통해 몸 구석구석으로 가져가라.
가장 오래된 명상법 중 하나는 빛이 자신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속안에 있는 어둠과 부정적인
것들을 바깥으로 내놓는 것이다.


- 존 오도나휴의《영혼의 동반자》중에서 -


* 영혼의 빛을 잃으면
자기 마음 안이 늘 어둡습니다.
마음이 어두우면 얼굴이 어둡고
얼굴이 어두우면 삶 전체가 어두워집니다.
명상은 꽈리를 틀고 앉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영혼의 빛을 불러들일 수 있으면
그것이 곧 명상입니다. 빛이 내 안에 스며들면
어둠은 밝음으로, 불만은 자족으로,
원망은 감사로 바뀝니다.
삶이 밝아집니다.

 

 

 

관심이란

만약 그대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한 점
먼지에게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부여하라.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계단으로 오르는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 이외수의《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중에서 -


*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일은
그 자체가 참으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영역뿐만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지 않은 영역에서까지 그를 바라볼 수 있어야
진정 그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먼지까지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그를 바라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고 믿는 까닭입니다.

 

 

좋은 목수


좋은 목수가 되어라.
인간이 아름다운 까닭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다듬어가는 사람을 붓다는
좋은 목수에 비유한다. 인간의 의식은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재목이다. 목수가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들 듯,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사랑, 지혜, 인내, 성실, 열정,
명랑함 같은 감정과 태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에크낫 이스워런의《인생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중에서 -


* 똑같은 나무도 목수가 어떻게 깎고
다듬느냐에 따라 기둥도 되고 서까래도 됩니다.
집도 목수가 누구냐에 따라 그 꼴과 태가 달라집니다.
단순한 건물에서 작품으로, 작품에서 예술로 올라섭니다.
인생의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의
유일한 목수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못질, 대패질을 한 번 해도 혼을 담아야
좋은 목수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