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
- 조병준의《따뜻한 슬픔》중에서 -
* 지독히도 춥고 궁핍했던 어린 시절, 오돌오돌 떠는 아들의 언 몸을 녹여주기 위해 품에 가득 안아주던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합니다. 언 몸이 따뜻이 풀려 스르르 잠들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슬픔도 추위를 이겨내는 이치와 같습니다.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슬픔도 누군가와 함께 기대고 부비면 조금씩 조금씩 따뜻하게 녹아내립니다. |
삼전도(三田渡) 치욕의 길
(이조판서)최명길이 말했다. "제발 예판(예조판서)은 길, 길 하지 마시오. 길이란 땅바닥에 있는 것이오. 가면 길이고 가지 않으면 땅바닥인 것이오." (예조판서)김상헌이 목청을 높였다. "내 말이 그 말이오. 갈 수 없는 길은 길이 아니란 말이오."
- 김훈의《남한산성》중에서 -
* 조선 임금(인조)이 걸어간 삼전도(三田渡) 항복의 길, 그 치욕의 길을 놓고 신하들의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결코 옛날 일로만 흘려버릴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역사의 길은 언제나 여러 갈래입니다. 그렇지만 자기 우물 안에 갇혀 바깥 세상을 보지 못하면 새 길을 낼 수 없고, 새 길을 내지 못하면 부끄러운 역사의 옛길을 다시 밟게 됩니다.
영혼의 빛
먼저 눈을 감고 몸의 긴장을 풀라. 자신의 육체를 영혼의 빛이 감싸고 있다고 상상하라. 그런 다음 숨을 내쉬면서 그 빛을 그대의 몸 안으로 불러들이고, 호흡을 통해 몸 구석구석으로 가져가라. 가장 오래된 명상법 중 하나는 빛이 자신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속안에 있는 어둠과 부정적인 것들을 바깥으로 내놓는 것이다.
- 존 오도나휴의《영혼의 동반자》중에서 -
* 영혼의 빛을 잃으면 자기 마음 안이 늘 어둡습니다. 마음이 어두우면 얼굴이 어둡고 얼굴이 어두우면 삶 전체가 어두워집니다. 명상은 꽈리를 틀고 앉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영혼의 빛을 불러들일 수 있으면 그것이 곧 명상입니다. 빛이 내 안에 스며들면 어둠은 밝음으로, 불만은 자족으로, 원망은 감사로 바뀝니다. 삶이 밝아집니다.
관심이란
만약 그대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한 점 먼지에게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부여하라.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계단으로 오르는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 이외수의《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중에서 -
*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일은 그 자체가 참으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영역뿐만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지 않은 영역에서까지 그를 바라볼 수 있어야 진정 그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먼지까지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그를 바라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고 믿는 까닭입니다.
좋은 목수
좋은 목수가 되어라. 인간이 아름다운 까닭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다듬어가는 사람을 붓다는 좋은 목수에 비유한다. 인간의 의식은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재목이다. 목수가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들 듯,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사랑, 지혜, 인내, 성실, 열정, 명랑함 같은 감정과 태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에크낫 이스워런의《인생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중에서 -
* 똑같은 나무도 목수가 어떻게 깎고 다듬느냐에 따라 기둥도 되고 서까래도 됩니다. 집도 목수가 누구냐에 따라 그 꼴과 태가 달라집니다. 단순한 건물에서 작품으로, 작품에서 예술로 올라섭니다. 인생의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의 유일한 목수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못질, 대패질을 한 번 해도 혼을 담아야 좋은 목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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