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눈이 쏟아져 내리던 날/용혜원

鶴山 徐 仁 2008. 1. 29. 09:34
 

      눈이 쏟아져 내리던 날/용혜원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날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또 웃으며 너무나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거리에서 만난 연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이 둘만의 사랑을 축복한다는 듯 눈빛마저 호수같이 맑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 속에 또 하루를 연명할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을 향하여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짓이 애처로웠습니다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날 거리에서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이 파도치듯 밀려오고 밀려갔지만 그대는 없었습니다 내리는 모든 눈들이 내 마음에 눈물이 되어 젖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나는 몸살이 났습니다 꿈속에서도 그대를 만날까 눈 속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