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한국, 왜 비싼가<4> 서울·홍콩 교통비

鶴山 徐 仁 2007. 11. 19. 16:42
  • 서울은 1만5900원 지하철·택시로 비교 홍콩은 1만2700원
  • 경유 40ℓ넣는데 서울이 1만6000원 비싸
    국제선 항공권은 17만원 가량 더 내야
    벤츠·BMW는 1500만~2600만원 차이
  • 특별취재팀(홍콩)=송의달 특파원 / 서울=정혜전 기자
  • 은정진 인턴기자(성균관대 신문방송학 4학년) / 신수연 인턴기자(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 홍콩에 사는 송의달 홍콩특파원은 10일 오후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홍콩 센트랄(中環)에서 차이완(柴灣)까지 지하철을 탔다(이동거리 12㎞). 교통카드의 일종인 옥토푸스 카드에 6.8홍콩달러(HKD·803원)가 결제됐다. 차이완에서 다시 깜종(金鍾)까지는 기본요금(6.1HKD·720원)을 내고 시내버스를 탔다.

      친구 차를 타고 구룡(九龍)반도로 넘어가 저녁 약속이 끝난 시각은 새벽 1시. 홍콩섬 동부 타이쿠싱(太古城)-쿼리베이(魚涌)에 있는 집까지 오는데(11.5㎞) 터널비(10HKD)와 택시비로 85HKD(1만39원)가 나왔다.

      똑같은 거리를 서울에 사는 정혜전 기자가 이동해 봤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이수역까지 지하철 4호선을 탔다(12.3㎞). 교통카드로 1000원이 결제됐다. 사당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과천의 정부종합청사를 갔다(900원).

      저녁 약속이 끝난 새벽 12시30분쯤 과천 종합청사에서 택시를 타고 우면산터널(터널비 2000원)을 지나 정확히 11.5㎞를 이동하는데 택시비가 1만2000원이 나왔다. 홍콩에 없는 심야할증요금 20%가 붙었기 때문이다.

      심야 할증요금을 뺀다면 서울이 1만원으로, 홍콩과 비슷하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2㎞당 1900원으로 홍콩(15HKD·1772원)보다 다소 높고, 대기요금(택시가 서행 또는 멈췄을 때 요금)도 1분당 171원으로, 홍콩(1.4HKD·165원)보다 비싸다. 반면 주행요금은 서울(200m당 139원)이 홍콩(1.4HKD·165원)보다 낮았다. 또 홍콩은 큰 가방이나 골프백 등을 트렁크에 실으면 한 개당 5HKD(591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날 하루 동안 쓴 교통비는 홍콩이 107.9HKD(1만2743원), 서울이 1만5900원. 서울이 3000원 더 썼다.

    • ◆휘발유 40ℓ넣는데 2300원 비싸

      독일 대외기술협력단(GTZ) 조사에 따르면 세계 171개국 중 휘발유 가격이 홍콩은 6위, 한국은 7위로 랭크됐다(작년 11월 기준). 정말 그럴까. 실제로 기름을 넣어 보니 결과는 뒤집혔다.

      홍콩 퀘리베리에 사는 자영업자 찬잉콴(陳永寬·55)씨는 10일 집 근처 Shell주유소에서 중급 휘발유 40?를 넣고 556HKD(6만5664원)를 냈다. 반면 서울 역삼동 SK매봉주유소에서는 같은 양을 넣는 데 6만7960원이 들었다.

      경유는 가격 차가 더 벌어진다. 40ℓ 주유에 홍콩은 366HKD(4만3225원), 서울은 5만9160원으로 1만6000원 가량 차이가 났다.

      송의달 특파원은 얼마 전 홍콩 홍함역에서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고속열차를 타고 광둥성 광저우(廣州)에 취재를 갔었다. 181㎞ 거리를 가는데 열차 값 190HKD(2만2439원)를 지불했다. 둥관(東菅)에서 한 번 정차하는 고속열차를 탔다면 145HKD(1만7125원)로 24% 더 쌌을 것이다.

      서울에서 KTX를 탄다면? 경기도 행신역을 출발해 대전역에 도착하는 KTX 요금은 이동거리(174.5㎞)는 더 짧고 서울역·광명역에 두 번 정차하는데도 가격은 더 비쌌다.

      항공권은 어떨까. 캐세이퍼시픽항공을 타고 홍콩에서 상하이를 가는데 2시간30분 비행에 2726HKD(32만1941원·왕복권)가 든다. 중국 민항인 동방항공을 이용하면 1만3000원을 더 내야 한다. 홍콩과 중국은 1국2체제이기 때문에 중국행(行)은 국제선으로 분류된다.

      반면 인천공항에서 일본 나리타까지 2시간15분을 타는데 가장 싼 티켓 값이 49만9600원(대한항공). 거리는 14마일(23㎞) 더 짧은데 값은 17만원 가량 비싸다. 인천~상하이 노선도 2시간 비행에 39만900원으로, 여전히 한국이 비싸다.

      자동차값은 어떨까. 홍콩은 자동차 메이커가 없어 온통 수입차다. 유럽·미국에서 수입하는 거리는 한국이나 홍콩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 가격은 홍콩이 훨씬 싸다.

      홍콩 수입차 매장에서 선루프·DVD 등이 장착된 BMW 530i 판매가격은 68만9000HKD(8137만원·등록세 포함). 한국 판매가격(9732만원, 취·등록세 포함)보다 1500만원 싸다. 750i모델도 홍콩에서 139만8000HKD(1억6510만원)로 서울보다 1700만원 더 싸게 살 수 있고, 벤츠 S350Long(3500㏄)은 2600만원이나 쌌다.

      ◆홍콩은 주거용 주차비 별도 부담

      홍콩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1.1%. 국토가 좁으니까 주차비가 비싸지 않을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서울 강남역에서 1시간을 주차하려면 1만1000원을 내야 하는데 홍콩섬 센트랄 Sino(信和) 주차장에서는 시간당 20HKD(2362원)만 내면 된다. 오후 7시 이후부터 오전 7시까지는 15HKD(1772원)로 더 싸진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아파트 주민들도 아파트에 차를 세울 때 별도의 주차비를 낸다는 점에서 서울이 낫다. 중산층 밀집 지역인 타이쿠싱 아파트 주민들은 월 2500HKD(30만원)씩 꽤 많은 주차료를 내야 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홍콩 완차이(灣仔)역에서 광둥성 선전(深?) 황강(黃崗)역(42㎞)까지 45HKD(5315원)인 반면, 경부고속도로 서울~안성 구간은 같은 거리가 3100원으로 2000원 더 비쌌다.


      한국, 휘발유 ℓ당 세금 비중 56%  OECD 46%… 홍콩은 45% 불과  

    •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국내총생산 기준)은 홍콩의 65%에 불과한데 교통비는 왜 비싼 걸까.

      우선 기름값과 자동차값 모두 세금이 높기 때문이다. 휘발유의 경우 교통세·교육세·주행세·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당 875원(6월 기준)이 붙어 소비자가격(1550원) 중 세금 비중이 56.4%를 차지한다. 경유도 47.8%가 세금이다.

      한국에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46%)을 크게 웃돈다. 반면 홍콩에서는 휘발유 소비자가격 중 세금 비중이 45%로 우리보다 낮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유럽계 A수입차의 경우 한국에 수출하는 가격(국내 항구도착가격·CIF기준)은 대당 1억1000만원대. 관세·특소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4476만원이 붙는다. 여기에 수입상·딜러 등 유통단계를 거치며 5165만원(소비자가격의 25%)의 마진이 붙어 소비자가격은 2억600만원대로 올라선다. 국내 자동차 회사의 딜러가 판매가격의 7%가량을 받는 반면, 수입차는 수입상이 15~18%, 딜러가 10% 등 30% 가까운 마진을 챙긴다.

      자동차 등록과정에서는 취득세·등록세·공채할인 등 2104만원의 세금이 추가로 더해진다. 반면 홍콩은 관세·특소세 등이 없다. 등록할 때 자동차 등록세만 내면 된다. 홍콩에 수입되는 차량의 유통마진은 20% 이내다.

      수입차 딜러 B씨는 “개인적으로 직접 미국 딜러로부터 독일 수입차를 사서 태평양을 건너 세금을 물고 들여오면 1억5000만원대인데, 우리나라 공식 딜러를 통해 사면 2억66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과거 국내에 수입차를 들여올 때 ‘허영 마케팅’에 근거해 가격을 고가(高價)로 설정하다 보니, 잇달아 국내에 들어온 경쟁 수입차들도 이를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11/20071011013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