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13합의에 따라 오는 14일까지 재처리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토록 해야 한다. BDA 문제가 불거지면서 초기조치의 시한 내 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북한은 전략적 가치가 없어진 영변 핵시설을 협상카드로 적극 활용하겠지만 이미 확보한 핵무기, 플루토늄 등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북한에 고농축우라늄(HEU)이 이미 여러 사실들로 확인된 이상 향후 HEU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미국과 북한사이 ‘숨바꼭질’이 다시 한번 재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40년간 노출된 영변핵시설
북한이 오래 전부터 만천하에 공개된 영변 핵시설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지금까지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핵정책의 주요한 특징은 고도의 비밀유지에 있다. 이는 주요 핵시설을 은닉·분산·지하화라는 김일성의 교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예는 중국의 초기 핵개발 정책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핵무기의 보유 숫자와 보유 장소 등을 아직도 비밀리에 부치고 있는 것은 약자의 입장에서 전략적인 기습성을 제고함으로써 수적인 열세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의 이와 같은 불확실성 전략(Strategy of increasing uncertainty)의 요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국이 어디에 얼마 만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게 함으로써 중국이 공격 또는 반격할 경우 상대 국가에 대한 전략적 기습을 노리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2.13합의를 통해 큰 규모의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는 소규모 지하 핵프로그램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속셈은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껍데기뿐인 영변 핵시설이 지금까지 가동·유지된 것처럼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대한 몸값을 올려 크게 대가를 받고 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은닉성 뛰어난 고농축우라늄(HEU)
북한이 HEU에 매달리는 것은 은닉성 때문이다. 플루토늄 기반의 제조는 위성 추적을 피하기가 어려운 반면에 우라늄 농축 처리는 쉽게 은닉할 수 있다.
북한이 추진하는 HEU 생산시설 중 핵심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원자로와 대형 재처리 시설이 필요한 플루토늄과는 상대적으로 작아 소규모 비밀 장소에도 설치할 수 있다.
북한 도처에 있는 수천여 개의 지하 군사시설에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우라늄 광산에서 HEU의 재료인 천연우라늄을 무한정 공급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우라늄 원자탄은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아 플루토늄 탄처럼 굳이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는 지하에 감출 수 있는 소규모 원심분리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 그런 시설을 가지고 있다면 IAEA 조사가 시작될 때 북한의 통보가 절대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현재 북한의 공식 입장은 “미국이 HEU 증거를 내놓으면 해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평안북도 대관군 금창리 사찰 때처럼 미국과의 숨바꼭질에서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02년 10월 고농축우라늄의 존재를 시인했다가 지금까지 부인해 왔다. 북한은 앞으로도 ‘있지도 않은 그 무슨 고농축우라늄을 내놓으라는 말이냐’고 생떼를 쓸 것이 명백하다.
▷어떤 장치로도 발견 못해
핵 전문가들은 핵물질을 숨겨 놓으면 은닉장소 가까이 접근해서 측정하면 몰라도 첩보위성 등 어떤 특수 장치일지라도 탐지가 전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핵물질이 발산하는 방사능을 탐지하는 방법도 탐지장비를 핵시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배치할 때만 효과가 있다. 결국 북한의 HEU 실재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IAEA요원들이 북한에 들어가 핵 관련 의심 시설들을 직접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 감시를 위한 미국의 정보 수집은 위성사진으로 주요 핵시설에 대한 판독과 분석으로 파악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보니 은폐된 산악지역이 많은 지하 군 기지 벙커 여러 곳에 소규모로 분산, 은닉이 쉬운 고농축우라늄(HEU)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스파이나 내부 비밀제공자에 현상금 거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과거 다른 나라 사례에서 보듯이 도움은 됐으나 북한과 같은 특수한 나라에는 적용이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박민철 기자 pmc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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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 核시설과 HEU …'숨바꼭질' 재연되나 |
미래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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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14, 19: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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