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주요 사립대 평균 한 학기 등록금은 330만∼430만원선으로 사립대학들이 매년 10%선에서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가정할 경우 서울대와 사립대 등록금이 비슷해진다는 얘기다.
27일 오후 서울대 발전위가 이장무 총장에게 전달한 장기발전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발전위는 2025년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을 위한 주요 재정확보 방안으로 ‘큰 수준’의 등록금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발전위는 이를 위해 50대 대학 진입 목표 시점인 2010년의 재정총량목표치를 1조 1885억원으로 설정하고, 이 가운데 20%를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대 전체 재정 4366억원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개별 납부액 평균 250만원)다. 재정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치상으로는 지금보다 2%포인트 높아지는 것에 불과하나 2010년 ‘목표 재정 1조 1885억원의 20%’인 점과 학생 수가 2010년에는 2만 5000여명으로 지금보다 5000여명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개인 등록금 인상률은 100%(평균 500만원)에 이른다.
발전위는 보고서에서 “서울대가 세계 선도적 대학에 걸맞은 재정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전제로 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법인화 체제가 되는 경우 저렴한 등록금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원칙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등록금 인상안의 기본 골격을 짠 백종현 발전위 비전재정분과위원장은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려면 질 높은 교육의 직접 수익자인 학생들도 당연히 재정을 분담해야 한다.”면서 “교육의 질이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등록금이 크게 오르더라도 학생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위는 등록금 대폭 인상에 대한 사회 및 학내 합의를 이루기 위한 조치로 등록금 인상분의 50%는 학교재정 확충을 위해, 나머지 50%는 등록금 부담 능력이 없는 학생에 대한 지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의 올해 등록금 인상분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는 ‘2007년 교육투쟁특별위원회’ 장보현 위원장은 “지금도 비싼 등록금을 학생들과의 합의 과정 없이 크게 올리겠다는 것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학생들을 쥐어짜며 추진한 장기발전계획은 누구를 위한 발전이며, 세계 10위권 대학이 된들 그게 과연 학생들의 학교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