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형 항공기를 만드는 국영 항공제조회사 설립을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중국 국무원 발표를 인용, 머리기사로 전했다.
중·소형 여객기 기술을 바탕으로 150석 이상 규모의 대형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고 미국 보잉과 유럽연합의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대형 항공기 시장에서 한판을 겨루겠다는 의지로 풀이했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일정표 등을 공개하진 않았다.
FT는 “보잉, 에어버스와 대등한 경쟁자가 되려면 10여년은 걸리겠지만 벌써부터 미국과 유럽의 항공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사회주의 체제 중국은 정부가 집중적인 자금 지원 및 인력 동원 등으로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 관련 산업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양대 항공기 대여 회사 중 하나인 ILFC의 스티븐 우르바르 하지 회장은 “중국은 15년내 보잉 737과 에어버스 320 계열 기종과 경쟁할 수 있는 항공기를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졌다.”고 평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50년에 걸쳐 축적된 항공기 제조업계의 기술적 노하우를 활용, 세계 대형 여객기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2025년까지 중국이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대형여객기 수요에서 2929대(발주액 349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외국 항공기 제작업체들에게 중국 현지에서 부품 제조를 허가하는 대신,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 내공을 다져왔다.
중국은 첫 국내 제작 단거리 여객기 ARJ21 기종의 납품을 2009년 시작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10월 에어버스의 첫 해외 항공기 조립공장을 톈진(天津)에 건설하기로 하는 협정을 맺는 등 외국 업체들과 함께 국내 중형 항공기 조립 생산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 항공공업 제1집단공사가 50억위안(약 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100석 규모의 ARJ21-700의 성공에 크게 고무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항공산업을 위성 및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 등 우주산업의 한 계열산업으로 여기고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