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해외 소비는 매년 사상 최고기록 경신
입력 : 2007.01.06 00:45
- “올라야 할 것은 떨어지고, 내려야 할 것은 올라가고….”(민간연구소 A소장) 한국 경제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자평(自評)과 달리 각종 경제 수치들은 현 정부 출범 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일자리·국민총소득(GNI)·민간소비 등 높아져야 할 경제지표들은 낮아지고, 가계부채·해외소비·소득불평등도처럼 떨어져야 좋을 지표들은 도리어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이는 것이다.〈그래픽〉
- 200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은 임기 중 ①7% 성장과 ②250만개 일자리 창출 ③국민 70% 중산층 시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올해 정부 목표치가 달성되더라도 현 정부 5년간(2003~2007년) ①연 평균 경제성장률은 4.24% ②일자리는 129만개 ③중산층 비중은 59.5%(2005년 OECD발표 기준)에 그친다.
◆올라가야 할 것은 떨어지고
일자리 창출 수와 소비증가율,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2002년 이후 반 토막이 났다.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2년 일자리 증가수가 60만개였지만, 작년 30만개로 떨어졌다. 올해도 정부가 30만개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그 중 3만~4만개는 예산을 퍼부어 억지로 늘리는 저임금·임시직 일자리다.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2002년 7.9%에서 작년엔 4.2%로 하락했고, 올해는 3.9%(정부 목표)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002년 7%에서 지난해 5%, 올해는 4.5%(정부 목표)로 하락세를 밟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실제로 국민들이 손에 쥐는 구매력을 뜻하는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2002년 7%에서 작년엔 1.9%(1~3분기)로 급강하했다.
◆내려야 할 것은 올라가고
반면 가계부채와 해외 소비는 매년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가계부채는 2002년 439조원에서 작년엔 559조원(9월 기준)으로 27.3% 늘었다. 가구당 평균 부채액도 4년 사이 21%(2916만원→3517만원) 불어났다.
해외소비 비중(전체 가계소비 대비)은 2002년 2.81%에서 3.5%로 높아졌다. 미국(1.1%)·일본(1%)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재경부 분석에 따르면, 해외소비가 1% 증가할 때마다 GDP 증가율이 0.03%포인트씩 떨어진다.
여기에다 원화가치는 지나치게 급등해 기업들을 울상짓게 한다. 2002년 이후 달러와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각각 24%, 18%씩 올랐다.
◆좋아진 지표도 있지만
좋아진 지표도 있다. 4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평균 3.0%로 안정적이고, 수출증가율은 2003년 이후 4년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물가 역시 작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물가 지수에 반영되면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수출이 4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면 성장률은 적어도 9~10%는 됐어야 했다”며 “수출증가?설비투자 증가?일자리·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제 선(善)순환의 고리가 끊어졌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경제 현실에 대해 잘 모르면서 밑에서 가져다주는 자료만 믿고 잘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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