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송년기획 2006 말말말…

鶴山 徐 仁 2006. 12. 24. 10:04
  • “임기 다 마치지 않은 첫 대통령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盧대통령 ‘말의 행진’… “계속 시끄러운 소리 들려주겠다”
    청와대 “버블 세븐” 이백만 前 수석 “지금 집 사면 낭패”
    “미국은 가장 많은 전쟁을 한 나라” 등 외교·안보도 舌禍
  • 권대열 dykwon@chosun.com
    임민혁 lmhcool@chosun.com
    입력 : 2006.12.22 00:40 / 수정 : 2006.12.22 02:41
    • 2006년 정치권에선 말로 흥한 사람보다 말 때문에 망한 이들이 훨씬 많았다. 올해 역시 ‘말 정치’의 중심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있었다. 2003년 취임 이후 4년째 계속된 현상이다. 노 대통령은 신년 벽두부터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더니, 8월 노사모 회원을 청와대에 초청해서는 “퇴임 후에도 정치언론 운동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9월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는 “계속 시끄러운 소리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11월 28일 국무회의에서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였다. 아파트 가격 폭등에 상심하고 분노한 국민들의 마음은 정치인들 말 때문에 더 상처를 받았다. 청와대는 집값이 크게 오른 7곳(서울 강남 서초 송파 목동과 경기 분당 평촌 용인)에 대해 ‘버블세븐’이라는 말을 만들었고,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세금 폭탄 아직 멀었다”며 특정 지역과 계층을 타깃으로 몰아세웠다.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1월 청와대브리핑에서 “지금 집 사면 낭패볼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본인이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팔면서 큰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져 청와대를 떠나야 했다. 청와대의 언론에 대한 막말은 올해도 계속됐다. 아파트 값 폭등을 “부동산 언론 탓”이라며 엉뚱한 책임 돌리기를 했다. 또 이백만 전 수석은 조선일보의 ‘계륵 대통령’ 기사에 대해 “대통령을 먹는 음식에 비유하지 마라”라고 했다.

      양정철 청와대 비서관은 평소 여권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신문의 비판 기사를 가리켜 “하이에나 행태로는 정론지 못 된다”고 했다가 그 신문으로부터 “그러면 청와대는 썩은 고기냐”라는 말을 들었다. 청와대의 ‘말’은 바다이야기 의혹을 둘러싸고 때아닌 ‘개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도둑이 들려니 개도 짖지 않더라”고 말하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개는 2004년부터 짖었다”고 반박했다. 바다이야기 연루 의혹을 샀던 노지원씨(노 대통령 조카)는 “바다이야기가 횟집인 줄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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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우리당 참패로 막을 내린 5·31 지방선거도 숱한 말을 남겼다. 유세 도중 테러를 당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수술을 받고 깨어나 “대전은요?”라는 말로 한나라당 압승을 이끌었다.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는 박 대표에게 “60바늘을 꿰맸다니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했다가 비난만 받았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방선거 때 “싹쓸이만은 막아달라”고 읍소했지만,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까지도 “열린우리당이 개평정치, 구걸정치를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나”(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5·18 군 투입은 질서유지 차원”(이원영 열린우리당 의원) 등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열린우리당은 역대 집권당 사상 초유의 참패를 기록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했던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정치에 속은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노 대통령은 선거 직후, “한두 번 선거로 나라가 잘못되는 것 아니다”라고 했다가 여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여당이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11월 7일 국회 연설에서 “우리당 정치 실험 마감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가 “국민이 실험 대상이냐”라는 말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여당에 “바깥에서 선장이 올 수도 있다”고 ‘협박’했고, 여당의 신당 추진을 “도로 민주당, 도로 지역당”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 떼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다시 시작? 대한민국 아닌 다른 나라 가서 하라”고 꼬집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말’이 문제가 됐다. 노 대통령은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포용정책의 효용성이 더 있다고 주장하기도 어렵다”며 대북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자 “군사적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코트라 외국인투자유치 보고대회) “북이 핵무기 갖고 있어도 우리나라 이기지 못한다”(뉴질랜드 방문)고 입장을 바꿨다.

      또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미국은 가장 많은 전쟁을 한 나라”, 이종석 전 통일장관은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발언으로 미국 측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순신 장군도 정치권의 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0월 목포를 방문해 “무호남 무국가(無湖南 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글을 남겼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순신불사(舜臣不死)”라는 말로 정치 재개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 전 총재는 이순신이 아니라 원균”이라고 일갈했다.

      또 지난 2월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식당 주인인 줄 알았다”고 해 화를 더 키웠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경악할 만한 사건이 있다”고 했다가 경악할 만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임종인 의원은 국회에서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김한길 원내대표를 향해 “죽여버릴 테니까”라고 하는 모습이 TV에 그대로 방송됐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태국 쿠데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